[삶의 향기] 계문 수행 [LA중앙일보] 09.15.14 15:41 '정당한 일은 죽기로써 행하고, 부당한 일은 죽기로서 아니하는' 실행공부의 대표적 과목인 '계문'은 이 중에서도 '부당한 일을 죽기로서 아니하는 공부'다. 명상을 통해 정신을 맑혀야 지혜가 솟고, 지혜 단련을 통해 정의와 불의를 바르게 구분할 수 있어야 바른 실행을 할 수 있다. 몸과 입과 마음으로 죄업을 짓게 되면 그것이 원인이 되어 맑은 정신을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원불교에서 실행은 삼학수행(명상·지혜·실행)의 궁극적 목적이기도 하지만
[삶의 향기] 이제, 세상 밖으로 나가겠습니다 [LA중앙일보] 09.11.14 22:13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2005년 파키스탄 지진 긴급구호를 다녀온 직후였다. 현장에서 돌아오자마자 모금 방송에 출연해 이들을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그 밤중에 순식간에 몇 억원이 걷히면서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그러나 전화가 한꺼번에 쏟아져 다음 날 아침, 받아 놓았던 전화번호로 다시 연락해야 했는데 하룻밤 사이에 마음 변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정기 후원이 일시 후원으로, 만원이 몇 천원으로, 아예 후원 의사를 철회하기도 했다
[삶의 향기] 60대 중반의 생일 잔치 [LA중앙일보] 09.09.14 22:46 가깝게 살면서 가끔 모이는 이웃 그룹이 있다. 미리 약속해서 만나기도 하지만 때로는 속칭 번개모임으로 모인다. 누구든 당일 연락해서 모두 시간이 맞으면 모인다 해서 우리끼린 '5분대기조'라 부른다. 다른 모임이 다 그렇듯 만나서 먹고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각자 삶의 일부를 공유한다. 집집마다 돌아가며 모이긴 하지만 그래도 주로 잘 모이는 집은 따로 있다. 여러 여건이 편리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그 집에 더 많은 신세를 끼치게 한다. 항상 빚을
[삶의 향기] 장대 끝에서 한걸음을 더 [LA중앙일보] 09.08.14 16:01 "들리지 않는가. 죽고자하면 반드시 살고 살고자하면 죽는다라고 우렁차게 외치는 그 소리가, 300척 같은 1척의 속으로 돌격하는 늙은 삼도수군통제사의 아름다운 뒷모습이, 그의 팔에서 불리워지는 아름다운 칼의 노래가"(김훈의 '칼의 노래' 중) 명량해전(1597년 10월)을 앞두고 조선 수군은 왜적의 엄청난 군세에 질려 이미 전의를 상실한 상태였다. 그들 앞에 토해낸 이순신 제독의 비장한 이 한마디, 필사즉생(必死卽生) 필생즉사(必生卽死)는 손
[삶의 향기]어머니와 함께 했던 추석 [LA중앙일보] 09.07.14 21:40 타국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이민자들은 고유의 명절인 추석이 다가오면 고국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가 더 하다. 한가위 추석은 설, 단오와 함께 3대 명절의 하나다. 이민자들은 추석에 고향을 찾지 못하지만 마음만은 훨훨 날아간다. 불쑥 불쑥 도지는 향수는 걷잡을 수 없지만 보고 싶은 얼굴들을 둥근 달빛에 비추며 무딘 가슴을 달랜다. 얼마전 일이다. 시험 준비에 지친 우리는 주점을 찾았다. 몇 잔의 독한 술 탓일까. 아니면 우수와 감정을 자아내는
[삶의 향기] 배움 나눔 그리고 치유…행복은 '자연과 더불어' [LA중앙일보] 09.04.14 22:10 노동절 연휴에 54명 회원들과 함께 유타주와 애리조나주로 3박4일 여행을 다녀왔다. 등산도 하고 관광도 하면서 모두들 자연이 빚어 놓은 조화에 환호하며 보람찬 시간을 보냈다. 특히 이동 중에 여러 전문가들이 나와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대한 귀한 '강의'까지 해 주어 더욱 유익했다. 우리 산악회의 여행 모토가 '배움과 나눔 그리고 자연'인데 이제는 '치유'라는 말까지 더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왔다. '치유'의 힘은 서로 섬기고 섬김받는 데서
[삶의 향기] 사막 '노마드' [LA중앙일보] 08.25.14 15:58 '너 그리고 나는'이라는 시를 쓴 적이 있습니다. "앞선 발자국 뒤 밟으며 사막을 건넌다/신기루 보고 웃고 있으나 웃지 않고/전갈에 물려 울어도 울지 못하며/그냥 그렇게 한 줄로 걸어간다/우린 날선 초승달 끝에 꿈 걸어놓고/눈으로 입으로도 모래바람 씹으며/있지도 않은 파란 물길 찾아/그냥 그렇게 한 줄로 걸어간다/평생 강요되어 바라본 태양 그을리며/이미 죽어버린 긴 눈썹 빨간 낙타타고/". 연평균 강수량이 250mm 이하인 지역을 사막이라
[삶의 향기]사람을 붙여주는 '풀'같은 사람 [LA중앙일보] 08.24.14 21:29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나 생일 저녁을 먹고 들어 온 큰딸이 말했다. "너는 우리에게 글루(glue) 같은 존재야." 친구 중 누군가가 한 말이란다. 의미가 있는 말이다 싶었다. 그들은 10대 때부터 알고 지냈지만 바쁜 직장생활과 육아 등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내기가 쉽지가 않다. 그런데 딸이 나서서 누군가의 생일이 다가오면 연락을 하고 만남의 장소를 정한다. 그러면 그들은 딸이 계획한 날을 기대하며 모인다는 거다. 내 시댁 쪽으로도 이런 일을
[삶의 향기] 외국인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요? [LA중앙일보] 08.21.14 20:45 세상에는 난처한 질문이 많다. '몇 살이죠?' '지금 새벽 3시인데 왜 당신에게서 술 냄새가 진동하죠?'와 같은 것들이다. 입사 면접에서 '거짓말'하게 만드는 다음 질문도 빠트릴 수 없다. '당신의 단점은 뭐죠?' 내게도 '어떻게 하면 제대로 대답할 수 있을까'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질문이 있다. '외국인으로서···'로 시작되는 질문이다. 누군가 내게 한국의 정치·요리·문화 등 모든 한국 관련 질문을 할 때마다 이 '외국인으로서···'가 접두사
[삶의 향기] 실행 공부의 의의 [LA중앙일보] 08.18.14 17:00 원만한 인격을 이루기 위해서는 명상과 지혜, 실행을 함께 닦아야 한다. 인격 수양과 관련해서 실행이란 '정의는 취하고 불의는 버리는 것'을 의미한다. 지혜에 속하는 '무엇이 정의이고 불의인가를 판단하는 일'보다, 실행에서는 '취하기로 한 것은 취하고 버리기로 한 것은 버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명상을 하는 목적은 지혜를 얻기 위함이고, 지혜를 닦는 이유는 바른 행을 하기 위해서이다. 명상을 통해 수양력을 얻었고, 지혜를 닦아 연구
[삶의 향기] 오지여행가 한비야는 잊어주시길 [LA중앙일보] 08.12.14 22:40 아직까지 나를 배낭 메고 혼자서 세계일주한 사람으로만 알고 있다면, 오지여행가 한비야는 잊어주기 바란다. 2000년, 6년에 걸친 국내외 오지여행을 끝내고 2001년부터 구호 전문가로 완전히 변신했기 때문이다. 여행보다 구호활동 기간이 훨씬 길건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전 세계를 다녀보니 어디가 제일 좋았어요?'라고 묻기에 칼럼 연재를 시작하면서 미리 당부드리는 거다. 하지만 오지여행이 아니었다면 지금 이렇게 견딜 수 없이 뜨거운 마음으로 하
[삶의 향기] 교황 프란치스코 [LA중앙일보] 08.11.14 16:31 당신에게 내 기도를 주고 싶어요/ 푸르른 꽃씨 같은 사랑의 마음/ 너와 나는 하나, 같은 꿈속에 피어/ 우린 모두 선물이 되죠…". 코이노니아(Koinonia·그리스어로 친교·소통이라는 뜻)란 제목에 '우리 모두 선물이 된다'라는 부제가 붙은 이 노래는 차분하고 아름다운 선율에 담겨 이렇게 이어진다. "당신에게 내 눈물을 주고 싶어요/ 따뜻한 그 물결 같은 진실의 마음/ 아픔 없이 줄 수 없는 엄마의 기도처럼/ 아름다운 선물이 된다/ 코이노니아
[삶의 향기] 누가 내 '행복'을 옮겼을까? [LA중앙일보] 08.07.14 22:03 스펜서 존스의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라는 책에서 행복의 지혜를 얻게 된다. 두 마리의 생쥐, 스니프와 스커리, 두 명의 꼬마, 헴과 허는 어느 날 갑자기 좋아하던 치즈가 없어진 것을 알았다. 그러나 스니프와 스커리는 없어진 치즈 때문에 놀라거나 화를 내지 않았다. 그들은 잃어버린 치즈에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치즈를 찾으려고 떠났다. 그들은 잃어버린 치즈보다 더 좋은 치즈가 있는 창고를 발견했다. 반면 헴과 허는 주저했다. 치즈가 없어진
[삶의 향기] 데카르트에 되묻다 [LA중앙일보] 08.04.14 15:41 '데카르트의 오류' 라는 시를 쓴 적이 있습니다.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한다 그랬나 그대는/ 그런 그대에게 왜 존재한다고 생각 하냐고 묻는다/그대는 조금 더 깊게 그 말 의심했어야 했다/사람은 행복하려고 존재 한다/행복하려면 생각 말아야 하고"라고요. 프랑스의 철학자 데카르트는 수학자이면서 철학자입니다. 철학자로서 그가 남긴 유명한 말이 있지요. "Cogito, ergo sum.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근대 철학의 아버
[삶의 향기] 먼저 떠난 가족이 그리울 때 [LA중앙일보] 07.31.14 22:22 살다 보면 나보다 먼저 저세상으로 떠난 가족이 그리워지는 순간이 있다. 돌아가신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문득문득 부모님 생각이 난다거나 먼저 간 남편.아내.형제.아이가 갑자기 그립고 보고 싶어지는 순간 말이다. 얼마 전 아버지를 암으로 잃은 20대 미주한인 지나 양이 아버지 실물 크기의 사진을 가지고 다니며 파리의 에펠탑이나 로마의 콜로세움 같은 명소 앞에서 아버지 사진을 세워 두고 함께 사진을 찍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녀의 아버
[삶의 향기] 어머니의 미니스커트 [LA중앙일보] 07.30.14 22:03 1960년대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자를 보면 여자들끼리도 '업소'에 나가는 여자라고 수군거렸었다. 그러더니 하나 둘씩 입기 시작하면서 유행이 됐다. 아마 어머니가 미니스커트를 입은 것은 부러워하면서도 수군거리는 모순을 조금 더 즐기고 난 뒤였을 거다. 어머니가 처음 미니스커트를 입은 날이 어느 해, 어디로 갈 때인지 기억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어머니의 상아색 치마가 무릎 위에서 10cm쯤 올라갔던 것은 지금도 뚜렷이 기억한다. 짧은 스커트의
[삶의 향기] 화두 수행 [LA중앙일보] 07.28.14 15:49 한 제자가 수학 시절에 유물론, 교육학, 심리학 등에 심취하여 삼세 인과를 부인하고, "인과는 착한 일을 하라는 방편으로 내놓은 것"이라고 주장하자 대종사께서 말씀하셨다. "인과의 진리는 지식으로 아는 것이 아니다. 마음이 열려 직관하는 세계인데 마음에 때가 끼어 있는 사람이 어떻게 알겠느냐. 좌선할 때 마음이 그대로 있더냐. 마음이 여여하여 적적성성(寂寂惺惺·고요하고 초롱초롱함)하게 지속하기를 석 달 이상 한 후에 진리에 비춰보고 인과를 비
[삶의 향기] 미국에서 한국어로 시를 쓴다는 것 [LA중앙일보] 07.24.14 21:18 최근에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다녀왔다. 재미시인협회의 초청을 받아 여름문학축제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회원들의 작품집 '외지(外地) 24집'의 출판기념회가 열렸고, 문금숙 시인에게 수여하는 재미시인상과 신예 시인들을 문단에 배출하며 격려하는 재미신인상 시상식이 함께 있었다. 재미시인협회는 1987년 9월 창립했고, 협회지 '외지'는 1989년 1월에 처음 발행되었다고 했다. 이번에 펴낸 24번째 작품집 '외지'에는 이창윤 시인의 권두언이 실려
[삶의 향기] 세월호 100일…마음을 나누는 자원봉사 [LA중앙일보] 07.24.14 21:13 4월 16일 오전 8시48분. 성장은 했으나 성숙하지 못한 우리 사회의 민낯이 드러났다. 세월호가 침몰하면서 앞만 보며 물질적 성장으로 치닫던 우리 사회도 침몰시켰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어느덧 100일. 사고의 원인 규명과 수습 과정에서 원칙 부재와 부정직의 실상이 드러나면서 충격과 분노, 슬픔과 우울이 대한민국을 점령했다. 소비자 심리지수(CCSI)가 하락하고, 사회 각 분야에서 갈등과 불안이 고조되면서 좀처럼 절망의 늪에서 헤어
[삶의 향기] 참된 빛은 눈부시지 않다 [LA중앙일보] 07.21.14 16:19 "우리 눈을 감기는 빛은 우리에겐 어둠에 불과하다". 문필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탁월한 통찰이다. 그는 생의 대부분을 눈을 감게 만드는 눈부신 삶보다 소박하고 천연한 삶을 지향하여 무소유의 삶을 몸소 실행하였으며,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 속에서 참과 아름다움을 추구했던 자유인이었다. 그의 말과 담고 있는 의미가 비슷한 한자말로 노자와 공자가 설파한 '진광불휘(眞光不輝)'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직역하면 '참된 빛은 번쩍이지 않는다'
[삶의 향기] 행복 발전소 ON-OFF 스위치 [LA중앙일보] 07.15.14 09:29 '마음의 스위치 올리며' 라는 시를 쓴 적이 있습니다. "탁/불 켜진다/막장마저도 환하다/탁/불 꺼진다/밖 분명 환한데 어둡다"라고요. 이 세상에 이것이 없으면 내가 어떻게 될까 하는 것이 어디 하나 둘이겠습니까. 그 중에 전기를 생각해 봅니다. 전기(electricity)라는 용어는 호박을 뜻하는 그리스어 'elektron' 에서 유래하였다고 합니다. 기원전 600년경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가 양털에 문지른 호박이 가벼운 종이나 털 등
[삶의 향기] 쓰레기차와 동행해 보셨나요 [LA중앙일보] 07.08.14 21:53 비가 내려서 청명해진 오후 자동차로 신나게 달리는데 옆에 청소차가 조금 앞서 달리고 있다. 음식물에서 나오는 썩은 물이 줄줄 흘러 바람에 흩어진다. 배기관에서 나오는 뜨거운 바람과 섞인 역겨운 오물 냄새에 숨이 콱콱 막힌다. 우린 빨리 어떻게든 그 차를 추월하려 했으나 신호등에 걸려 쓰레기차와 나란히 신호대기선에 섰다. 스멀거리는 그 냄새를 오롯이 다 맡으며 기다리는 신호대기 시간은 영원처럼 길었다. 나는 오만상을 찌푸리며 내 차보다 높은 운
[삶의 향기] 지혜를 닦는 공부 [LA중앙일보] 07.07.14 14:49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저도 잘 살고 싶은데…아주아주 행복하게" 며칠 전 함께 공부하는 도반에게 온 문자 메시지이다. 이런 문제는 성직자로서 내 전공에 해당하지만, 딱히 뭐라 해 줄 말이 없었다. 어떻게 하면 '아주아주'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까. 불가에서는 '복'과 '혜'를 두루 갖추었을 때 '행복하다'고 말한다. 복은 많이 받았는데 지혜가 없거나 지혜는 있지만 지어놓은 복이 적을 경우에는 행복하다고 말하기 어
[삶의 향기] 그대, 이미 부처이다 [LA중앙일보] 06.30.14 16:20 르네상스시대 조각의 거장 미켈란젤로는 "조각이란 돌 속에 이미 들어있는 형상을 해방시키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돌 속에 갇혀있는 어떤 형상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몰입삼매의 작업을 통해, 오히려 자기해방의 열락을 도모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에게 조각이란 돌 속에 갇힌 형상의 해방은 물론, 온갖 세속적인 가치와 이기적인 욕망으로 고뇌에 갇힌 자신의 영혼을 구원하기 위한, 일종의 종교적 의식이었던 셈이다. 그 견고한 돌 속에 갇힌 영혼
[삶의 향기] 인생은 소풍이라는데 [LA중앙일보] 06.27.14 23:11 인생은 고해(苦海)라고 한다. 고통의 바다라는 말이다. 살면서 괴로운 일이 얼마나 많았기에 '바다'에 비유했을까? 우리의 인생은 그렇게 고통스러운가? 다시는 살고 싶지 않은 삶인가?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한다. 나도 죽음이 두렵다. 죽음이 두려운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아픔이나 고통이 이유가 될 수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이 이유가 되기도 할 것이다. 나에게는 아무래도 두 번째 이유인 이별이 두려움의 원인일 듯싶다. 험한
[삶의 향기] 노인, 파도에 올라타다 [LA중앙일보] 06.23.14 16:08 '노인 서퍼 되다' 라는 시를 쓴 적이 있습니다. 이사람 저사람 차례로/실낱 희망마저도 삼키는 일/잠시도 쉬어 본 적 없는 파도/하얀 노인/조그만 널빤지 엎디어/ 그 무서운 파도 기다리다/노련하게 두발 올려놓고/파도 감아가며 올라탄다/구름까지 타려나. 여름입니다. 여름이니 더운 것인지 세상살이가 찬 물 마시듯 시원하지 않아 더운지 잘 모르겠습니다. 많은 사람이 더위를 피하려고 하얀 입김 내 뿜는 에어컨 냉기를 찾아다닙니다. 하지만, 파란 생각을
[삶의 향기] 나는 오늘도 '공짜'를 찾아 헤맨다 [LA중앙일보] 06.17.14 11:51 자신의 주제를 너무 잘 알아도, 아니 공짜를 너무 밝혀도 피곤하다. 오늘 또 한 건을 치르느라 아침 일찍부터 부산을 떨었다. 맨해튼으로 와서는 어디서 머리를 잘라야 하나 고민이다. 주변 미장원 안을 기웃거리며 어찌해야 할까를 망설이다 무료로 잘라주는 곳을 찾아냈다. 미용실과 미용학교를 겸한 맨해튼에 여덟 군데 지점이 있다는 곳, 매주 월요일 아침 10시30분까지만 가면 공짜라니 부리나케 찾아갔다. 미용 학원 학생들은 무료로 자르러 온 사람
[삶의 향기] 염불 수행 [LA중앙일보] 06.16.14 16:18 종교개혁을 이끌었던 마틴 루터는 "1분 기도가 1시간 명상보다 효과적"이라며 당시 가톨릭 수도원에서 유행하던 명상 수행을 비판했다. 아마도 불교의 많은 선사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기독교와 불교는 그렇다 치더라도 같은 불교 내에서조차 종파에 따라 강조하는 수행법은 제각각이다. 힌두-불교 전통은 물론이고, 유대-기독교 전통에서도 공통으로 행해지는 수행법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염불일 것이다. 원래 '부처를 생각한다'는 뜻을 갖고 있는
[삶의 향기]다시 내리는 사랑의 정의 [LA중앙일보] 06.15.14 17:25 얼마 전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의 심리학과 교수가 쓴 'LOVE 2.0'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저자 바버러 프레드릭슨 교수는 인간의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소중한 감정인 '사랑'을 연구하는 심리학자다. 이 책을 관심 있게 본 이유는 저자가 펼치는 사랑에 대한 흥미로운 주장 때문이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우리가 흔히 사랑이라고 하면 남녀 간의 사랑을 먼저 떠올리지만 ...
[삶의 향기] 아기돼지 삼형제와 돼지 삼겹살 [LA중앙일보] 06.12.14 20:05 가까운 친지 몇 분을 집으로 초대했다. 점심 때 참숯 피워 돼지 삼겹살이나 구워 먹자 싶었다. 텃밭에서 상추랑 겨자채랑 뜯어서 씻고, 쌀도 불려 놓고, 김치찜까지 해놓고선 기다렸다. 손님들이 도착하자 달궈진 참숯 위에 두툼하게 썰어놓은 삼겹살을 올렸다. 치지직-. 고소한 냄새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짓궂게 누군가 농담을 했다. '아하, 동물 살 타는 냄새구나.' 돼지는 동물이고, 삼겹살은 살이고, 불 위에 올렸으니 타는 것도 맞고. 말은 맞지만
[삶의 향기] 온 우주가 한 끼 밥상을 차린다 [LA중앙일보] 06.09.14 15:20 색은 빛의 고통이다". 색채에 대한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비상한 시적 통찰이다.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모든 색깔을 빛의 행위이자 산고와 같은 고통의 산물로 표현한 것이다. 무수한 사물들이 저마다 아름다운 빛깔과 모습을 드러내게 되는 것은 빛의 수고와 희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그것을 사물에 대한 빛의 시은이라 해도 되겠다. 그러나 달리 상대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야말로 모든 사물들은 각자 온몸으로 빛의 영광을 다양한 빛깔로 드러나게
[삶의 향기] '바보'라는 고백 [LA중앙일보] 06.02.14 16:18 '바보야' 라는 시를 쓴 적이 있습니다. "백사십팔 안되거나/백사십팔 넘기거나/무릎 검은 멍 문신/발뒤꿈치 쫓아오는/감출 수 없는 실수 수렁 발자국들/모두 거기가 거기인 바보 합창단/입 열고 있는데 마음엔 빗장쇠 걸려있네" 라고요. '148'이 무슨 숫자일까요. 독일의 심리학자 슈테른에 의해 제안된 지능지수 입니다. 천재라고 일컬어지는 멘사(mensa) 회원은 'IQ 148' 이상만 가입할 수가 있지요. 상위 2%에 드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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