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마당] 노동과 여행 [LA중앙일보] 11.17.20 19:37 나는 피코와 버몬트 부근에 산다. 우리 동네는 멕시칸 지역이다. 이곳에 한인이 경영하는 세탁소와 코인론드리가 하나씩 있다. 나는 이 세탁소에 20년 동안 세탁물을 맡겼고 이 코인론드리에서 20년 동안 빨래를 했다. 따라서 내가 늙어가는 것과 같이 세탁소와 코인론드리 주인도 늙어간다. 드디어 모두가 70이 넘은 노인이 됐다. 나는 한 번은 물어 보았다. 은퇴하시고 놀러 다녀야 할 것이 아니냐고. 세탁소 주인과 코인론드리 주인은 펄쩍 뛰었다. 그
[독자 마당] 선생님의 결혼식 [LA중앙일보] 11.16.20 18:57 우리 때 초등학교 교사들은 한글을 같이 배우기 시작했다. 일제 때 태어나 일본말로 공부한 20대 청년들이 교사 자격으로 한글을 배우며 바로 가르쳐야 하는 기쁘고도 슬픈 역사다. 고등학교 교사들 또한 일본 유학파가 많았고 특히 영어 교사는 그들의 일본인 교사 교육방식대로 문법과 단어 외우기만 강조할 뿐 회화는 없었다. 일본인 발음이 섞인 영어발음으로 영어 아닌 영어를 갖고 사회에 나온 우리 세대는 힘들었다. 대학 또한 일본 교육을 받은 교
[독자 마당] ‘코로나 블루’ [LA중앙일보] 11.13.20 18:37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우울증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다. 코로나로 겪는 우울한 감정을 뜻하는 ‘코로나 블루’라는 말도 생겼다고 한다. 주변에 가정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예전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야외 활동이 줄어들고 부부가 한 공간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문제가 생기고 있다. 지인의 경우는 부부가 같이 운영하던 스몰비즈니스를 휴업하고 집에서 쉬고 있다. 처음에는 미국 이민온 지 17년만에 처음으로 오랫동안 쉬는 것이라며
[독자 마당] 세월은 가고 [LA중앙일보] 11.10.20 18:00 낙엽 지는 가을 뜨락에서 귀뚜라미 울음이 들리고 휘영청 천상의 달빛이 비춘다. 목덜미로 감겨오는 바람이 세월을 등 떠밀고 있다. 마지막 잎새처럼 매달린 달력을 바라보는 마음이 애절해지는 것은 나이 탓인가. 창백한 겨울이 곧 다가올 것이다. 가버린 날들에 무엇을 했나. 봄인가 했는데 여름이요 가을인가 했는데 겨울이다. 꿈결인양 흘러가는 인생이다. 인생이 덧없다 하는 것이 어제오늘이 아니련만 나이들어 갈수록 느낌이 더 허허로운 것 같다. 불세출
[독자 마당] 청계천 넋두리 [LA중앙일보] 11.09.20 18:18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른다. 청계천(淸溪川)은 동으로 흐르다가 한강을 만나 서해에 다다른다. 한양 4대문 안에 빗물 처리를 해주는 청계천은 글자 그대로 맑은 물 흐르는 시냇물이다. 물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아 결코 높은 곳으로 흐르지 않고 낮은 곳으로 향한다. 조선 태종, 1406년에 바닥을 쳐내고 둑을 쌓았다는 기록으로부터 청계천의 역사는 시작한다. 광교 근처에서 빨래하는 아낙네들의 평화스러운 모습을 흑백사진으로 볼 수 있다. 빨래터로는 장충
[독자 마당] 친일 논란 [LA중앙일보] 11.07.20 22:00 요즘 한국 정치계와 사회 일각에서 일제 감정기에 일본에 동조했던 친일 인사 척결론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불가항력적 상황에서 본능적, 불수의적 생각과 행위는 법이나 도리에 어긋난다 해도 상당 부분 면책이나 용서 받는 것이 당연하다. 강도의 총구 앞에서는 재산이나 존엄성, 정의를 지키려 위험에 맞서기보다 일단 모든 것을 유보하고 생명을 보존해 후일을 도모함이 바른 대처법이다. 일제 치하에서 우리에게 일본의 이익에 반하는 인륜이나 자비, 관
[독자 마당] 사과 나무 [LA중앙일보] 11.05.20 18:32 이어령 교수가 6.25전쟁 당시 경상북도 문경에 와서 잠시 가르친 적이 있다. 열정적인 태도와 매력 있는 말투에 감동해 강의를 찾아가 듣곤 했다. 그때 이 교수는 “내일 지구에 종말이 온다고 할지라도 나는 오늘 사과나무를 심으리라”는 명언을 소개하면서 “너희들은 내일을 위해 오늘 무엇을 하고 있느냐”라고 물었다. 그날 이후 오늘까지 나는 이어령 교수가 가르쳐 준 경구를 자주 되뇌이며 살고 있다. 나이가 들고 철이 들고, 미주에서 다른 민족들
[독자 마당] 오늘은 투표일 [LA중앙일보] 11.02.20 17:55 오늘은 투표일이다. 대통령을 새로 뽑고 연방 상하원 의원들의 선거도 있다. 연방 정부 뿐만 아니라 주 단위 또는 시 단위의 선거도 실시된다. 남가주 지역 한인 후보들도 이번 선거에 다수 출마한다. 연방 하원의원에만 영 김, 미셸 박 스틸, 데이비드 김 등 3명이 도전에 나섰다. 이외에도 전국적으로 보면 한인 출마자들이 많다. 매번 선거 때마다 투표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투표는 민주시민의 권리이면서 의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특히
[독자 마당] 가을의 향기 [LA중앙일보] 11.01.20 15:57 외투 깃을 세우고 떨어지는 은행잎을 밟으며 덕수궁 돌담길을 걸었던 지난 날들을 기억해 본다. 가을은 붉게 물들어가고, 겨울을 재촉하는 실비 소리에 낙엽이 내려앉던 시간이었다. 흐린 기억 속에서 옛 사람들을 떠올린다. 지금은 세월에 묻혀 잊혀져 간 그리운 사람들이다. 그때를 생각하며 사색에 잠긴다. 한 줄의 시라도 쓰고 싶은 계절이다. 낭만과 고독이 공존하는 시절에 떨어지는 낙엽은 향수를 불러온다. 잎새의 쓸쓸함이 있지만 가을은 수확과 성
[독자 마당] 법과 질서 [LA중앙일보] 11.01.20 15:56 ‘법과 질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르짖는 구호다. 그는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자는 구호를 내걸어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렇다면 ‘위대한 미국’과 ‘법.질서’에는 상관 관계가 있어야 한다. 조지 워싱턴은 영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해 독립을 이룩했다. 법과 질서가 아닌 전쟁으로 독립을 쟁취했다.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힘은 법과 질서일까?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다. 전쟁에는 법과 질서가 없다. 손자는 적을 속이는 것이 전쟁에서 승리하는 방법이
[독자 마당] 한반도 평화 [LA중앙일보] 10.30.20 19:15 연방의회 케이티 포터(Katie Porter) 하원의원이 한반도 전쟁 종식과 평화협정을 촉구하는 연방하원결의안에 50번째로 지지를 보냈다. 결의안은 총 51명의 하원의원이 공동지지하고 있다. 연방하원 외교위원회 차기 외교위원장에 출사표를 던진 의원 3명도 이 결의안을 지지하고 있다. 브래드 셔먼(캘리포니아), 호아킨 카스트로(텍사스), 그레고리 믹스(뉴욕) 등 3명이다. 이중 누가 외교위원장이 되든 결의안에 찬성을 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독자 마당] 손녀 결혼하던 날 [LA중앙일보] 10.27.20 18:40 코로나19로 6월로 예정됐던 손녀의 결혼식을 이번 달에 했다. 의젓하고 잘생긴 신랑 옆에 서 있는 웨딩드레스 속의 손녀를 보면서 목이 메었다. 눈물은 소리없이 자꾸 흐른다. 신부 어머니인 내 딸도 연신 눈물을 훔치고 있다. 그 모습을 보면서 60년도 훨씬 지난 옛 일이 생각났다. 결혼식을 마친 우리 부부가 친정 집을 떠나올 때 아버지는 돌아서서 마당에 서 있는 나무를 붙잡고 울고 계셨다. 나는 그때의 아버지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할머니가 됐는
[독자 마당] 위선의 마스크 [LA중앙일보] 10.26.20 19:15 ‘바닷가 모래밭에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당신을 그립니다. 코와 입 그리고 눈과 귀 턱 밑에 점하나 입가에 미소까지 그렸지마는 아아 마지막 한가지 못 그린 것은 지금도 알 수 없는 당신의 마음.’ 오래 전 유행가의 가사다. 온통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게다가 안경까지 쓰고 다니니 한참 연구해야 누가 누군지 알아채곤 한다. ‘복면가왕’이라는 한국 TV 프로가 한참 인기를 끌고 있기는 하다. 탈을 쓰고 노래를 부르며 경쟁을 한다. 그들 가운데
[독자 마당] 유승준 입국거부 유감 [LA중앙일보] 10.25.20 11:25 가수 유승준은 18년 전 한국에서 징집 일정을 받아 놓은 상태에서 미국에 들어와 시민권을 받아 군대를 피했다. 이 일로 한국 정부는 그의 입국을 불허하고 있다. 인기 연예인이 병역 의무를 파기한 것은 실망과 배신감으로 대중의 분노를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그는 군복무로 인해 그때까지의 인맥과 인기가 끊어질 것을 우려해 현실적 실리를 택한 것이다. 병역법을 어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신의를 저버린 공인의 처신에 대중들은 실망했다. 위법
[독자 마당] 월드시리즈의 추억 [LA중앙일보] 10.22.20 18:09 1978년과 1979년 LA다저스와 뉴욕양키스는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서 만났다. 당시 서울에서 3년 전 LA로 이민 온 필자는 뜻하기 않게 맞이한 그 경사를 기쁘고 흥분된 가운데 지켜봤다. 하지만 두 번 모두 LA다저스의 패배였다. 이때 월드시리즈 한 게임에서 3번 홈런을 친 레지 잭슨은 ‘미스터 옥토버(Mr. October)’라는 별명을 갖게 됐다. 2년 후 두 팀은 또다시 결승전에서 만나게 되는데 멕시코에서 온 신인 투수 발렌수엘라가 등장
[독자 마당] 빈손과 빈 마음 [LA중앙일보] 10.20.20 19:07 그와 함께 있는 자리는 아늑하다. 말없이 곁에 앉아 있기만 해도 오늘 모임에 잘 왔구나 여기게 한다. 그를 속속들이 알 수 없어도 그의 몸짓에 믿음이 가는 구석이 보인다. 어느 곳 어느 집안에서 나서 얼마큼 배우고 주머니는 얼마나 두둑한지 물어본 일은 없어도 그가 없는 날의 모임은 한 쪽이 빈 듯해 두리번거리며 아쉬워한다. 뜻이 같은 사람이 한패를 이룬 무리를 동아리라 풀이한다. 그러나 동아리 모임이라 해서 때마다 같은 마음들일
[독자 마당] 아보카도 나무 [LA중앙일보] 10.19.20 18:36 1965년 내 일생 처음으로 집을 토런스 호손 길에 샀다. 차고를 개조해 가게를 만들고 앞마당을 주차장으로 사용했다. 큰 합판의 앞뒷면에 ‘WIGS(가발)’라고 쓰고 전봇대에 높이 매달았다. 당시 그 길은 차가 시속 65마일로 달리고 길 주변에 밭이 펼쳐져 있던 때였다. 뒷마당에는 붉고 긴 털의 큰 개가 뛰어 놀았다. 지인이 기르기 힘들어 두고 간 개다. 그런데 그 개가 쌓인 낙엽을 뒤지고 들어가 시커멓고 번들번들한 과일을 입에 물고 나와 그
[독자 마당] 그때가 그립다 [LA중앙일보] 10.18.20 12:34 한낮에는 햇빛이 따가운데 아침 저녁으로는 날씨가 서늘하다. 가을이 오긴 왔나 보다. 무슨 잘못이 그리 많은지 간다는 말도 없이 여름이 도망가듯 가버리고, 온다는 말도 없이 슬그머니 가을이 왔다. 봄부터 여름까지 코로나19로 집안에 가두어 두고, 산불까지 닥쳐 더운 날씨를 더 덥게 하고, 눈처럼 내리는 회색빛 재까지 뿌려 창문까지 꼭꼭 닫아 걸게 만들더니 이젠 가을이다. 개학을 해도 학교에 못 가는 아이들 공부하는데 덥지 말라고 에어컨 왱왱 틀
[독자 마당] 세월은 흐른다 [LA중앙일보] 10.16.20 18:54 동이 튼다. 해가 솟는다. 새 아침이 온다. 흔히 우리는 시간이 흐른다, 세월이 흘러간다라는 말을 한다. 세월과 시간은 어디로 가는지 쉬지 않고 흘러간다. 코로나19로 집콕 생활을 하고 있지만 세월은 간다. 흘러가 버린 세월을 되돌릴 수 없지만 내 머릿속에 남아 있는 기억들은 창가에 있는 한가한 틈을 따서 과거의 필름을 돌린다. 일제강점기에 국민학교를 다녔다. 일본인 교사의 이름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어떤 날에는 하늘 높이 콩알 만하게 떠
[독자 마당] 노년의 적 [LA중앙일보] 10.15.20 18:03 노인에게 가장 무서운 병을 꼽으라면 대부분 치매, 중풍, 암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중에서도 첫번째가 치매다. 왜냐하면 치매에 걸리면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기 어렵고 자아는 상실되기 때문이다. 또한 자녀들에게 짐이 되는 무서운 병이기도 하다. 치매는 65세에서 15%, 85세에서는 35%가 걸린다고 하니 80세 이상 고령에서는 10명 중 3~4명이 치매에 걸린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특별한 치료법이나 약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독자 마당] 도덕과 윤리 [LA중앙일보] 10.13.20 18:42 버릇하면 좋은 쪽보다 나쁜 의미의 버릇 없는 사람이 떠오르게 된다. 버릇을 속되게 이르는 말 중에 ‘버르장머리’라는 것이 있다. 그런데 ‘버르장머리 없는 녀석’이라는 소리는 있어도 ‘버르장머리 있는 녀석’이란 소리를 들어본 일이 없다. 교훈적인 글에는 늘 윤리, 도덕이라는 두 단어가 붙어 다니는데 우리사전의 풀이는 거의 같은 뜻이다. 윤리(Ethics)는 사람이 마땅히 해야할 도리, 습관, 버릇 등을 말한다. 도덕(Moral)은 지켜야 할 도
[독자 마당] 식당 방역 철저히 [LA중앙일보] 10.12.20 12:36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식당들이 야외 영업만 하고 있다. 야외 영업을 하고 있어도 손님들의 발열 상태를 점검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한인타운 식당에서는 하지 않고 있다. 한다고 해도 형식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체온을 측정하는 온도계를 이마에 갖다 대지만, 동작만 그렇게 할 뿐 검사를 하는 사람은 계기에 나온 체온을 볼 생각도 않는다. 물론 꼼꼼하게 체온을 재는 식당들도 많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식당에 온 손님들의 연
[독자 마당] 투표에 참여하자 [LA중앙일보] 10.09.20 18:45 얼마 전 우편투표 용지를 받았다. 11월 3일 선거를 앞두고 사전에 우편투표를 하라는 것이다. 이번에는 대통령 선거도 있어 어느 때보다도 선거 참여율이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옆집에는 베트남계 주민이 살고 있다. 현관 입구를 나란히 하고 있어 종종 이야기를 나눈다. 얼마 전에는 대통령 TV토론회 이야기를 하다가 화제가 투표로 넘어갔다. 그는 미국에 온 지 20년이 넘었고 시민권자가 된 지는 14년이 지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실시된 전
[독자 마당] 인디언 서머 [LA중앙일보] 10.08.20 18:31 시월에 들어서도 더위가 한창이다. 에어컨 없이 화씨 110도를 용케도 지내던 지난 날, 새삼 문명이 고맙다. 세상 어디에도 늦더위는 있을 터이니 마냥 못마땅한 일은 아닌가 보다. 인디언과는 아무 연관이 없다는데 늦더위를 ‘인디언 서머’라 부르니 정작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더위에 지칠 때 이른 봄 ‘꽃샘 추위’에 옷깃을 여미던 어느 해 봄을 그려보니 한결 시원해지며 슬며시 떠나버린 그의 몸짓이 선하다. 고래 심줄이라더니
[독자 마당] 음악의 존재 이유 [LA중앙일보] 10.06.20 18:29 동물에게는 없는데 사람에게만 있는 것은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웃음과 울음, 그리고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왜 음악이 사람에게만 있을까. 그 답을 추리하기 위해 먼저 사람과 동물의 차이점을 생각해봐야 한다. 성경기록이나 의학적으로 육(body)과 혼(soul)은 동물과 사람에게 똑같이 있는데 사람은 동물에게 없는 영(spirit)이 하나 더 있다. 영의 활동인 양심에 의해 생긴 죄의식을 해결하려는 수단으로 나타난 것이 종교이다. 따라
[독자 마당] 가정교육의 중요성 [LA중앙일보] 10.05.20 18:38 한 사람의 성품이나 인격은 그가 태어나서 자란 가정에서 형성된다. 즉 가정을 기반으로 한 주변 환경과 부모의 직간접적인 가르침에 의해 아이들의 인성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어린 자녀의 보다 나은 교육 환경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한 맹모삼천지교의 교훈도 있지만 주거 환경을 임의로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므로 환경적인 요소에 앞서 자녀 교육에는 부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가정교육의 목표는 사람이 갖춰야 할 품성인 정직, 양심,
[독자 마당] 선의의 거짓말 [LA중앙일보] 09.30.20 18:26 성인 영어학교에서 영어를 배우는 아내에게 내가 ‘하우 아 유?’라고 인사를 했다. 그랬더니 아내가 ‘소 소’라고 대답한다. 내가 ‘그런 대답이 어디 있어?’라고 했더니 선생님이 ‘정직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이기 때문에 어떤 질문을 받으면 사실대로 대답해야 한다’라고 가르쳤다고 한다. 나는 할 말이 없었다. 동양과 서양의 인사 방법은 다르다. 한국의 인사말 ‘안녕하십니까?’는 ‘안녕’이라는 전제를 두고 ‘당신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지요’
[독자 마당] 부모의 역할 [LA중앙일보] 09.29.20 18:02 한국 뉴스에서 ‘인천 라면 화재 형제’기사를 읽었다. 인천 한 빌라 2층에서 아빠 없이 자라는 10살과 8살 형제가 당일 엄마가 집을 비운 사이 끼니를 때우려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불을 내어 화상을 입은 사고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형은 동생을 자기가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에 동생을 먼저 책상 아래 좁은 공간으로 피하게 하고 불이 번지는 것을 막고자 이불로 앞을 막아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은 침대 위 텐트 속에 있다가 쓰러졌다고 한다.
[독자 마당] 만인의 천국 [LA중앙일보] 09.28.20 18:35 누구에게나 천국은 있다. 갓난 아기에게는 엄마 품이 천국이다. 어린 아이에게는 동네 놀이터가 천국이고, 학생에게는 학교가 천국이다. 학자에게는 책 속에 천국이 있고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극장이 천국이다.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산이 천국이고 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주막이 천국이다. 나이 들어 은퇴한 나 같은 사람에게는 테니스코트가 천국이다. 그곳에 가면 항상 웃음이 넘친다. 정다운 친구들을 만나 커피도 마시고 막상막하의 실력으로 승
[독자 마당] 운동회의 추억 [LA중앙일보] 09.25.20 18:46 산불로 인해 뿌옇던 하늘이 잿빛을 거둬내고 청명한 푸른빛을 드러낸다. 드높은 가을 하늘 아래 만국기가 휘날리던 어린 시절 운동회 날이 되살아난다. 흙으로 곱게 다져진 운동장은 하얀 횟가루로 선이 그려져 있었다. 엄마가 만들어준 머리띠를 두르고, 검은 팬츠를 입고, 흰 덧신을 신었다. 운동장에 들어설 때, 발걸음은 가볍고 마음은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국민체조로 운동회는 막이 올랐다. 선생님이 호루라기를 불면 힘껏 뜀박질했다. 체력이 약한 나는
[독자 마당] 지구를 살리자 [LA중앙일보] 09.24.20 18:42 지금 서부지역 거의 100곳에서 산불이 일어나 검붉은 화염과 연기를 내뿜고 있다. 코로나19로 줄어든 자동차 통행량으로 인해 누리던 푸른 하늘과 맑은 공기를 혼탁하게 만들었다. 연기가 태양을 가려 대낮에도 햇빛을 볼 수 없을 지경이다. 해마다 건조하고 뜨거운 여름철이면 어김없이 되풀이되는 산불이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더 심하게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온갖 생활 폐기물과 산업 공해 등으로 땅과 대기가 오염돼 지구온난화가 가속화하면서 빙하,
[독자 마당] 자식 사랑과 나라 사랑 [LA중앙일보] 09.22.20 18:01 최근 언론 보도를 보면 자식 문제로 곤욕을 치르는 고위층 인사들이 자주 등장한다. 정치인들에게 '나라 사랑이 먼저냐 자식 사랑이 먼저냐'고 묻는다면 많은 경우 나라 사랑을 택할지도 모른다. 일부는 진심일 수도 있겠지만 요즘 세태를 보면 위선이다. 국가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정치인들이 법 질서를 무시한 자식 사랑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현 국회의원들 중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병역을 마치지 않은 의원들이 수십명이다. 물론 정당한 절차를 거쳐 면제됐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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