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마당] 마스크 착용 vs 표현 자유 [LA중앙일보] 07.20.20 19:05 조지아주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가 케이샤 랜드 바텀스 애틀랜타 시장이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강요했다며 법원에 고소했다.켐프 주지사는 트럼프의 충복으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반대하고, 헌법에 보장된 각자의 자유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바텀스 애틀랜타 시장은 자기 시민을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 착용을 밀고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제는 공익을 위해 개인의 자유 중 일부를 희생할 때
[독자 마당] 거리에 버려진 음식 [LA중앙일보] 07.16.20 18:28 82세의 나는 운전을 접은 지가 오래됐다. 따라서 걸어다닌다. 운전할 때와 걸어다닐 때의 눈에 보이는 것은 많이 다르다. 주마간산이라는 말이 있다. 차를 타고 다니면 주변의 상황을 대충 보게 된다. 그러나 걸어다니면 많은 것을 세심하게 볼 수가 있다. 그중의 하나가 ‘음식’이다. 요즘 거리를 걸으면 버려진 음식을 자주 본다. 미국은 부자 나라다. 그러나 나는 예전에는 음식이 널브러져 있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지금은 음식이 길거리에서
[독자 마당] 부채의 추억 [LA중앙일보] 07.13.20 18:33 맑디맑은 달이 유난히 밝았는데 오늘 낮이 100도를 넘어서고 있다. 아직은 집안까지 달아오르지 않아 지낼 만하다. 하얀 사기 항아리에 꽂혀 있는 부채, 우리 이민 역사 40년을 함께한 태극선이 말을 걸어온다. 모른 채 그만하고 같이 어울립시다 라고. 손으로 부쳐서 바람을 일게 하는 기구로 부채는 여름 나기에 꼭 있어야 했다. 더위를 식히는 전통적 방법으로 쓰이는 부채는 부엌 아궁이나 다리미 숯불을 피워 주기도 하고 우리 삶의 풍류를 멋스럽게
[독자 마당] 칭찬하는 사회 [LA중앙일보] 07.12.20 13:34 20여년 전 LA에 부임했던 한 총영사는 공개적으로 본인에 대해 상당한 투서가 있지만 개의치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한인사회의 투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나 자신도 주류 기업체에 근무하면서 투서의 피해 당사자가 된 경험이 있어 충분히 이해를 한다. LA경찰국의 한인 경관들이 코리아타운 배치를 기피한다는 얘기가 있다. 일을 잘 한다는 칭찬은 없고 오히려 불평만 많아 진급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것은 경찰국 뿐만이 아니라고
[독자 마당] 자원봉사자의 헌신 [LA중앙일보] 07.10.20 19:05 온 땅덩이가 하찮은 미생물에 흔들리고 있다. 국경도 인종도 남녀노소도 없이 무차별로 침투해 목에 힘주던 인간을 나락으로 몰아 넣고 있다. 이 역병은 국경이나 사상이나 종교는 물론 추위도 더위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역사에는 역병이 창궐해 한 마을을 삼킨 일도 있다. 영조 때는 60만의 생명을 앗아갔다 하니 그 처참함이 어떠했으랴. 우리에게는 ‘동의보감’의 허준과 '마진기방’의 몽수 이헌길이라는 의술인 두 분의 헌신이 있다. 동의보감은 유네스코에
[독자 마당] 정든 차를 보내며 [LA중앙일보] 07.09.20 18:18 “당신 이제는 운전 그만 두시는 게 어때요?” 올해 초, 운전을 하고 오면 피곤해 보이는 남편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더니 “아니, 아직 5년은 더 타려고 해. 내 차도 아직 멀쩡하잖아”라고 답했다. 올해 80이 된 남편은 아직 운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민 전 한국에서 운전하던 것까지 합하면 남편은 경력 50년의 무사고 운전자다. 미국에 오자마자 큰 밴을 몰고 다니며 가족을 위해 열심히 뛰던 남편이다. 가끔씩 나를 옆에 태우고 이
[독자 마당] 코로나에 기죽지 말자 [LA중앙일보] 07.07.20 18:23 코로나19 사태로 막대한 경제적 피해와 함께 사람들 사이에도 불안감과 불신이 생겨나고 있다. 더 이상의 확산을 막으려면 사회적 거리두기 규정을 지키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각자가 노력해야겠지만 너무 지나치게 노심초사 불안해 하는 것도 문제다. 이는 없던 병도 불러올 수 있고 지금의 행복을 부정하는 것이 된다. 시니어의 경우 더 위험하다며 외출을 삼가라고 한다. 하지만 인간은 걷지 않으면 건강을 유지할 수 없다. 아침 저녁으로 동네 근처라도
[독자 마당] 인종 차별 [LA중앙일보] 07.05.20 15:05 나는 50년 전에 미국에 처음 와 보았다. 다니던 전자회사에서 출장을 보낸 것이다. 곤혹을 치른 일 중의 하나는 공중전화였다. 동전을 넣고 전화를 하는데 동전을 더 넣으라는 음성이 나왔다. 주머니를 뒤져보니 동전이 없다. 나는 무거운 가방을 들고 끌고 사람을 찾아 나섰다. 땀을 뻘뻘 흘리고 동전을 구해 다시 전화를 할 수 있었다. 내가 방문했던 회사 직원들은 한 번도 나를 한국음식점에 데리고 가지 않았다. 그때는 한국음식점이 미국에 없었을지
[독자 마당] 냉면 모독 [LA중앙일보] 07.02.20 18:19 얼음을 써는 톱 소리가 시원하다. 어른 목침만한 얼음을 새끼줄에 질끈 매어 주는 얼음집 아저씨의 옷자락이 두텁다. 줄줄 녹아 흘러내리는 얼음이 집에 다 가기 전에 없어질까 종종걸음을 친다. 얼음집 아저씨는 좋겠다. 더우면 얼음 창고로 들어가면 얼마나 시원하겠는가. 이담에 나도 그 창고에서 일하면 좋겠다. 아니면 얼음 나오는 기계를 만들어 부엌이나 마루에 두면 엄마도 좋고 나도 좋겠다. 어린 꿈이었다. 봄이 왔다 가도록 만져보지도 못하고 여름
[독자 마당] 전화의 변천 [LA중앙일보] 06.30.20 19:02 한국 70년대에는 전화 공급이 부족해 서민이 전화를 소유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당시 백색, 청색 두 가지 전화가 있었다. 백색과 청색은 색깔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소유권의 표시였다. 개인 소유로 임의로 사고 팔 수 있는 전화기는 백색, 우체국 소유로 임대하는 전화기는 청색이다. 젊은 세대는 이런 전화가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당시 백색 전화 값은 서민주택 한 채 값에 맞먹었고 부의 상징이었다. 청색 전화도 신청한 후 2~3년을 기다
[독자 마당] 다 그렇게 간다 [LA중앙일보] 06.29.20 17:57 지난 21일이 파더스데이였으니까 친구를 천국으로 떠나보낸 지 1년이 지났다. 옛말에 ‘전분세락(轉糞世樂)’이라는 말이 있다. 그 뜻은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말이다. 오랜 벗이 암으로 투병하다가 끝내 이승의 개똥밭을 두고 저승길에 들었다. 항암치료는 그 고통을 말로 형용키 어렵다고 한다. 암세포를 죽이려고 하는 강력한 키모치료는 거의 사경이 될 만큼 힘들고 식욕은 물론 건강한 세포까지 죽게 만든다니 상상하기 어렵다. 인내심과 의지력이
[독자 마당] 행복의 기준 [LA중앙일보] 06.28.20 12:41 노인들은 나이를 차의 속도에 비교해 60대는 60마일, 70대는 70마일, 80대는 80마일, 90대는 90마일로 달린다고 한다. 삶의 종착지가 멀지않았음을 아쉬워 하면서도 그 누구도 종착지의 죽음을 생각하기 싫어한다. 어차피 죽음을 피할 수 없다면 나머지 얼마 남지 않은 삶에서 행복을 찾아 보면 어떨까. 모든 사람의 살아가는 목적이자 바람은 행복한 삶이라고 한다. 물론 행복의 기준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어떤 이는 많은 재물을, 혹자는 명예
[독자 마당] 잊혀진 사람들 [LA중앙일보] 06.26.20 20:04 이번 주엔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보도되는 기사를 많이 읽었다. 그중 미네소타주에서 18~21세 청춘의 나이로 알지도 못하는 지구 귀퉁이 나라의 전쟁에 참전했던 용사들의 스토리를 보았다. 그들 중 몇 분은 어언 90세가 넘어 생존해 계셨다. 참전 용사 중에는 전쟁에 나갔다가 고향으로 영영 돌아오지 못하고, 미처 피지 못한 채 숨져간 한 맺힌 젊은이들도 있다. “잊히고 싶지 않아요”라는 글귀에서 희생당한 슬픔이 전해진다. 아니 비명이 들리는
[독자 마당] 나라 사랑 [LA중앙일보] 06.25.20 19:23 며칠 전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런저런 근황을 이야기하다 요즈음의 한국 정치로 화제가 옮겨 갔다. “요사이 나는 고국의 정치 상황 때문에 잠이 오지 않네. 이러다가 대한민국호가 침몰할 것 같은 불안감 때문이라네. 어쩌다 나라 꼴이 이 지경이 되었을까. 참으로 답답하이.” 전화 속 친구의 음성에는 진정으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묻어 있었다. 팔십을 넘겼으니 이제는 세상사 다 내려 놓고 조용히 삶을 마무리 할 나이인데 아직도 두고 온 나라 걱
[독자 마당] 용사들의 헌신 [LA중앙일보] 06.23.20 18:27 6·25전쟁 7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전쟁의 상흔을 말끔히 씻고 새로운 나라,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G20 세계 경제 강국으로 우뚝 섰다. 그러나 잊으면 안 되는 역사가 있다. 아직도 시신을 찾지 못해 어느 산하에 잠들어 있을 6·25참전용사, 미군과 유엔군을 기억해야 한다. 그들 부모 형제의 가슴 아픈 사연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당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산화했던 국군 장병의 연령은 18~25세 정도였다고 하니, 못다 핀
[독자 마당] ‘자가 이발’ 시대·꽃과 아버지 [LA중앙일보] 06.19.20 18:52 ‘자가 이발’ 시대 비행기가 있어도 날지 못하고 발이 있어도 다니지 못하는 현실이 3개월 정도 된 것 같다. 모든 것이 코로나19로 꽁꽁 묶였다. 지구상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코로나로 희생되고 있고, 의사와 병원이 있어도 감당하기 어려운 공황상태를 맞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 하루를 어떻게 지낼까, 속된 말로 미칠 지경이다. 성경 읽고 기도하는 것밖에는 해답이 없는 것 같다. 스트레스가 쌓이다 보니 체중이 20파운드 빠졌다. 심신
[독자 마당] 지옥과 천국 [LA중앙일보] 06.18.20 18:29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서 전화가 왔다. 만나자고 했다. 그가 말하기를 자기는 26세에 미국에 왔고 미국 군대에서 7년을 근무했다고 한다. 군대에서 무슨 일을 했냐고 물었다. 그는 정보 업무를 했다고 답했다. 나는 겁이 났다. 나에게 무슨 정보를 얻기 위해 전화했느냐고 물었다. 왜냐하면 나는 인터넷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방하는 글을 올리기 때문이다. 그 사람은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 무엇 때문에 전화했느냐고 다시 물었다. 그는
[독자 마당] ‘고독’이라는 병 [LA중앙일보] 06.17.20 19:01 저녁 산책 길에 같은 아파트에서 알고 지내는 형님을 만났다. 간병인 아줌마와 같이 외출을 하는 중인데 내가 인사를 해도 못 알아 본다. 치매가 더 심해진 것 같다. 형님은 금년에 90세이다. 일찍이 일본에 유학가서 공부도 했고 한국에서 회사에 다니며 결혼해 자녀도 낳았다. 미국엔 40여년 전에 왔다. 그동안 성실하게 옷가게를 경영해 네 자녀를 잘 교육시켰다. 내가 10년 전에 처음 봤을 때는 형수님이 몇년째 중병을 앓아 형님이 휠체어를 밀고
[독자 마당] 눈으로 말하는 세상 [LA중앙일보] 06.14.20 12:44 마스크들이 만나서 눈으로만 웃는다. 별난 세상이 되고 말았다. 앞에서 다가오는 가려진 얼굴이 반가운 사람일까 되려 걱정이 간다. 서로를 위해 거리를 놓을 수밖에 없는 거시기한 세상이 100일째를 이으려 한다. 피켓 들고 항의할 대상도, 풀어볼 상대도 없이 무거운 하루하루를 지새며 지낸다. 돌이켜보면 몇 십 년의 그 많은 하루하루를 용케도 살아왔다. 혹 힘겨운 하루의 기억들이 있었다 해도 하나씩 헤쳐온 날들이기에 평온하게 오늘에 이른 우리가 아
[독자 마당] 나눔의 기쁨 [LA중앙일보] 06.11.20 19:13 프랑스의 유명한 사회학자가 오래 전 1년간 미국에 머무르면서 ‘세상을 바꾸는 착한 돈’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이 책은 세계적인 부호들의 기부문화가 바로 미국을 강대국으로 이끄는 중대한 역할을 한다고 결론지었다. 열심히 번 돈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부호들은 대부분 기부를 실천하고 있다.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이 기부 서약 운동을 이끌고 있다. 기부는 미국 사람들의 생활문화로 자리
[독자 마당]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 [LA중앙일보] 06.10.20 18:21 백인 경관에게 살해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화가 난 사람들이 거리로 나왔다. 처음 시위 현장을 본 것은 뉴스나 신문도 아닌 LA다운타운을 지나가려던 차안에서다. 군중들의 외침 속에 하늘에는 헬기가 시끄럽고 사람들이 경찰차를 향해 무엇인가를 던졌다. 심지어 차 위에 올라가 소리를 지르고 지나가는 차에 다가와 위협을 하기도 했다. 많은 차들이 무리를 향해 경적을 울린다. 응원의 소리였다. 지금은 평화적으로 시위를 진행 중이지만 그때 당시는
[독자 마당] 위안부 할머니의 눈물 [LA중앙일보] 06.09.20 18:20 10대 초반의 어린 소녀는 일제의 전장에 끌려나가 여자로서는 당할 수 없는 모진 고통을 겪었다. 그것으로 여자로서의 일생은 끝이 났다. 그 시절 여자의 정조는 생명보다 우위였다. 그 험한 시간을 겪은 이용수 할머니는 2007년 연방의회에서 증언을 했고 하원 위안부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되도록 했다. 위안부 단체가 세워진 지 3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온갖 모금 활동에 위안부 할머니들이 동원됐고 이미 많은 분들이 고인이 됐다. 이젠
[독자 마당] 사회적 동물 [LA중앙일보] 06.08.20 18:49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 하는 것은 각자 자신의 삶을 위해 주변과 연결돼야 할 필요성과 당위성을 갖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이 의미를 재정의해 이에 따른 적절한 방도를 찾아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삶의 기본 요건인 의식주를 위해 사회공동체의 연결망을 통해 그 필요를 채우게 되는 원초적 구도는 어떤 여건에서도 달라질 수 없다. 하지만 지금의 사태로 인해 변화된 환경은 다른 형태의 생활방식을 필요로 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독자 마당] 어머니의 마음 [LA중앙일보] 06.05.20 18:35 며칠 전 한국에서 큰 박스 2개가 도착했다. 며느리의 친정 어머니가 보낸 된장과 고춧가루 박스였다. 너무 무거워 혼자 들기도 힘들었다. 안사돈이 농사지어 손수 만들어 보낸 귀한 선물이다. 이 병 저 병, 봉지 봉지 담아보니 여간 많은 것이 아니다. 무공해 충북산 고춧가루 색깔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몇 해 전에도 엄청 많은 양을 보내주셔서 지인들과 나누기도 했다. 김치 잘 담그는 며느리의 음식 맛을 더해준 고춧가루다. 함께 봉지에 나눠
[독자 마당] 참혹한 아동학대 [LA중앙일보] 06.04.20 18:46 한국 천안에서 일어난 계모에 의한 아동학대 사건이 나를 슬프게 한다. 계모가 9살된 의붓아들이 말을 듣지 않고 거짓말을 한다며 여행용 가방에 7시간 이상 가둬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한 사건이다. 결국 아이는 의식을 찾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 계모가 의붓아들을 여행용 가방(50cm x 70cm 크기)에 가둬 의식을 잃고 심정지 상태에 빠지게 한 것이다. 대학 병원에서 심폐소생술(CPR)을 시도하고 중환자실로 옮겨 치료했지만 아이는 끝내 의식
[독자 마당] 통행금지 [LA중앙일보] 06.03.20 18:30 요즈막 해질녘이면 창 밖이 강아지 풍년이다. 집안에 머물던 강아지와 큰 개들이 쏟아져 나와 산책을 한다. 치와와, 발바리부터 덩치 큰 셰퍼드까지 줄줄이 나타나 마스크 쓴 주인들을 끌고 앞장서 간다. 동네 골목을 몇 바퀴 돌며 주인들은 지루한 집 지키기에 벗어나려 한다. 강아지들이 덩달아 신나게 누비며 여기저기 흔적을 남긴다. 개는 고양이와 달리 사람에 집착한다. 늘 옆을 지켜준다. 주인이 넘어지면 달려와 무언가 도와주려 한다. 한번 준 마음 변
[독자 마당] 지구를 떠나 있는 동안 [LA중앙일보] 06.02.20 18:23 지난 2월, 328일간 우주여행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연방항공우주국(NASA)의 여자 우주인 크리스티나 코치에게 기자가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멕시코 해안에서 해수욕을 하며 좀 쉬고 싶다’고 했다. 우주 비행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지구에서는 코로나가 번지고 있었다. 지구를 떠나 있다가 돌아온 크리스티나는 지구라는 땅 덩어리에서 코로나19로 수 백만명이 감염됐지만 속수무책인 것을 보면서 좀더 있다가 올
[독자 마당] 아직도 어려운 영어 [LA중앙일보] 05.31.20 15:45 미국에서 40년을 살았는데도 나는 영어가 서툴다. 서툴 뿐만 아니라 TV에 나오는 영어를 전부 알아들을 수 없다. 나는 40세에 불법체류자로 미국에 왔다. 처음에는 밤청소 일을 했다. 그후 이런 저런 경로를 통해 영주권을 따고 미국 시민도 됐다. 어려운 중에도 LA시티 커뮤니티칼리지도 4년을 다녔다. LA카운티 검찰청 직원 모집에 응시해 필기시험과 면접시험을 거쳐 55세 나이에 들어갔다. 그리고 거기서 20년을 근무하고 75세에 은퇴했다.
[독자 마당] 위안부 할머니의 눈물 [LA중앙일보] 05.29.20 19:12 요즘 코로나19로 온 세상에 눈물이 가시지 않고 있는데 평생을 아픔을 간직한 채 살아가면서 마르지 않은 눈물을 흘렸던 위안부 할머니들이 또 다시 눈물을 흘리고 있다. 5년 전 학생들과 함께 전 세계에 우리 아픈 역사를 알리고 할머니들의 마음을 치유하려고 다큐멘터리 영화 ‘마지막 눈물’을 제작했다. 그런데 지금은 곳곳에서 다른 드라마가 연출되면서 '또 다른 눈물’ 영화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라는 간판을 걸고 역사를 이용해 왔던 정의연
[독자 마당] 재택근무와 아기보기 [LA중앙일보] 05.27.20 18:14 작년 성탄절에 딸네 세 식구가 왔다. 귀여운 손자는 기저귀를 뗄 나이가 지났는데도 기저귀를 차고 있었다. 난 딸에게 아직 기저귀를 못 떼었느냐 했더니, 바쁜데 어떻게 떼느냐며 나보고 기저귀 떼기 훈련을 시켜달라고 했다. 자기는 매일 아이를 데이케어에 데려다 주고 출근하기가 힘들고 피곤해 시간이 없다 했다. 나는 아이들 키울 때 기저귀 떼는 것을 쉽게 했다. 때가 되면 아이들도 대소변을 가릴 분별력이 생기게 된다. 남자 아이들은 기저귀 떼기가
[독자 마당] 그리운 친구 [LA중앙일보] 05.25.20 15:35 한인타운에 나들이를 가면 주차장에서 서성이며 두리번거리는 버릇이 10년도 넘어 반평생이다. 머리 허연 반대머리나 주춤거리며 걷는 노인의 얼굴에 옛날 멋없이 헤어진 친구의 얼굴을 붙여 보곤 한다. 그도 저만큼 늙었거니 어림짐작을 한다. 사변이 끝난 다음 쌀 한 톨 구하기 힘들 때 중3으로 그나 나나 무슨 야망을 품고 세상을 바라보기 어려운 시절이다. 그는 왕십리 기차역 철도 부지에 엮어진 판잣집 한 칸에서 다섯 식구가 비비며 살고 있는 이북
[독자 마당] 새벽이 주는 즐거움 [LA중앙일보] 05.20.20 18:42 매일 아침 대여섯시면 일어나 동네를 산책하는 즐거움을 코로나바이러스도 뺏지 못한다. 이 습관은 하루 이틀이 아닌 수십년이 된 혼자만의 즐거움이며 하루의 시작이다. 어둠이 물러나고 조금 뒤면 밝아진다는 기대 속에 나의 발걸음은 새벽을 깨운다. 하느님과 성모님께 감사 기도를 하면서 하루 일을 계획한다. 친구들은 코로나19가 두렵지 않느냐고 물어 온다. 하지만 나는 마스크로 입과 코를 막고 지팡이를 손에 든 채 걷기 시작한다. 안전 거리 때문인가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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