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마당] 우체국 가는 길 [LA중앙일보] 05.19.20 18:47 선랜드 우체국에서의 일이다. 볼 일을 마치고 문밖으로 나와 나의 픽업트럭의 문을 열려 할 때 두 여인이 무어라 말을 걸어 온다. 한 여인은 자기의 차 안에서 또 다른 여인은 먼 발치에서다.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 “저 차가 당신 차의 옆구리를 받았습니다.” 옆에 주차한 작은 승용차를 가리키며 한 말이다. 그 승용차의 주인은 어색한 얼굴을 하고 차에 앉아 있다. 두 고발자 가운데 한 여인이 전화번호를 적어주며 필요하면 증인이 되겠다 한다. 다행
[독자 마당] 시위 진압의 상흔 [LA중앙일보] 05.18.20 18:25 1979년 1월부터 1981년 4월까지 전투경찰 52기로 복무했다.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을 시작으로 전두환 정권이 집권하기까지의 시기였다. 상부 명령에 따라 임무를 수행해야만 했던 경찰로 근무하면서 엄청난 사건을 체험했다. 갑작스러운 대통령의 유고로 대학에서는 긴급조치 해제를 요구하는 데모가 연일 이어졌다. 경찰에 진압 기동병력이 턱없이 부족했다. 심지어 국내 외국대사관 근무자들까지 진압장비 없는 비무장으로 진압에 투입될 정도다. 시위대
[독자 마당] 자연의 법칙 [LA중앙일보] 05.15.20 18:25 ‘동물의 왕국’이라는 TV프로그램을 열심히 본다. 얼마전에는 도시에서 살고 있는 동물을 방영했다. 고층 건물이 즐비한 도시에 살고 있는 동물들은 다양하다. 올빼미도 있고 황새도 있다. 심지어 원숭이와 수달도 도시에서 발견된다고 한다. 자연에서 살고 있는 고릴라와 원숭이 종류를 소개하는 내용도 방영했다. 놀라운 것은 어미가 새끼들을 지극하게 돌봐도 새끼가 성장해 성년이 되는 비율이 10마리 중 1마리라고 한다. 즉 10%만 다시 새끼를 번식할
[독자 마당] 뉴노멀 시대의 가정 [LA중앙일보] 05.13.20 18:47 해마다 겨울철에 독감으로 수만 명이 사망해도 사람들이 크게 개의치 않았다. 예방 백신을 맞고 상식적인 주의를 하면 일상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로나19는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고 계절이나 기온과 무관하게 빠르고 넓게 확산되고 있다. 바이러스의 실체가 아직 규명되지 않아, 불확실성으로 두려움은 더 하다. 이런 와중에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감염자와 사망자 수로 단연 수위여서, 세계 최강 국가로서의 위상이 무색하게 됐다. 이로 인
[독자 마당] 새 아침 [LA중앙일보] 05.09.20 22:12 제라늄과 아이리스가 흐드러지게 꽃을 피운 여름의 문턱이다. 해마다 만나는 꽃이라 해도 올해는 한결 탐스럽다. 넉넉히 내려준 봄비에 마음을 열고 웃어준다. 찌푸린 내 얼굴이 절로 미안해진다. 두 달 칩거 생활에 닫힌 마음이 하마터면 꽃에 전염될 뻔했다. 곧 마음을 풀고 아예 꺼버린다. 한 걸음 물러서 깊은 숨을 쉬고 마음 문을 다시 연다. 꽃은 저만치서 웃는다. 눈...
[독자 마당] 잘못된 믿음 [LA중앙일보] 05.08.20 18:48 폴란드 크라쿠프 인근에 위치한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가본 적이 있다. 가는 길은 한적한데 막상 도착하면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관람객들은 대부분 유대인들이다. 사람들은 가슴 아픈 일을 듣거나 겪으면 기억하게 된다. 조상들의 아픔은 내가 직접 겪지 않았는데도 늘 가슴에 상처로 남아 있다. 3.1독립운동 당시 조상들이 겪었던 슬픔은 한민족의 가슴에 남아있고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비극은 유대인에게 남아있다. 이 수용소는 나치가 범죄자라고 생
[독자 마당] “아, 옛날이여” [LA중앙일보] 05.06.20 19:29 인간의 적응력은 대단하다. 어떻게 집안에서만 사느냐고, 슬쩍슬쩍 나가도 되겠지라고 생각했지만 TV와 신문에 확진자 수가 상승곡선을 그리는 것을 보고는 문 밖에 나갈 용기가 없어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적응해 가는 것 같다. 한 시간 거리에 살지만 만나지 못하는 큰딸의 전화를 받았다. "엄마! 만약에 엄마가 병원에 입원이라도 하게 되면 그때는 우리하고 영영 이별이에요. 절대로 문 밖에 한 발짝도 나가지 마세요.” 가히 협박(?) 수준이다.
[독자 마당] 나눔의 시간 [LA중앙일보] 05.05.20 18:17 요즈음 신문지면을 통해 한인사회의 따뜻한 정을 느끼고 있다. 코로나19로 자가 격리 기간이 한달 반 지났다. 개개인의 형편은 달라도 사람에게 먹고 사는 일이 가장 먼저다. 슬기롭게 이 기간을 보내면 새로운 길이 열리리라 생각한다. 어려운 지금 서로 돕는 한인들의 인정은 아름답다. 직장을 다닐 수도 없고 돈도 부족한 사람들에게 마스크며 생필품, 현금을 제공하기도 한다는 소식이다. 부자들만이 남을 돕는 것은 아니다. 콩 한 쪽도 나누어 먹는 착한
[독자 마당] 커피를 내리며 [LA중앙일보] 05.04.20 19:04 기다림은 그리움의 어머니일까, 방울 져 내리는 커피를 지켜본다. 내리는 커피방울이 차오르며 더러는 그 위를 구르기도 한다. 그윽이 퍼지는 커피의 향이 달콤쌉쌀한데 방울소리는 맑아서 지켜보는 이의 지난 이야기를 감추듯 내어준다. 맨 나중 한 방울까지 기다리다 손을 뻗쳐 잔을 잡는다. 늘 하는 말 가운데 재미있는 말을 우리는 많이 갖고 있다. 구수한 냄새는 있어도 구수한 향기는 없다. 생선찌개에 향기는 없어도 매콤한 냄새는 좋아한다.
[독자 마당] 뭉치면 ‘죽는’ 시대 [LA중앙일보] 04.29.20 17:16 맏손자 한테서 전화가 왔다. 항상 할아버지 할머니를 잘 챙기는 우리 장손이다. 먼곳에 살아 할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인앤아웃 햄버거를 대접 못한다고 매달 돈을 보내온다. 반가운 마음에 언제 올 거냐고 물었다. 손자는 “안 돼요”하고 잘라 말했다. 전화 할 때마다 "할머니, 손 자주 씻으시고, 절대 밖에 나가지 마시고…” 주의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집에만 있다보니 친구들과 만나 수다떨며 보냈던 시간들이 생각난다. 이제는 그런 친구들을 만날
[독자 마당] 4.29폭동의 ‘약속’ [LA중앙일보] 04.28.20 18:49 오늘은 4.29폭동 28주년의 날이다. 참혹한 폭동의 피해자들, 그날의 악몽을 가진 모든 사람들이 떠오른다. 그날은 기억해도 그때의 공포와 분노, 억울한 감정 등은 버려야 한다. 나는 4.29폭동 당시 LA카운티 아태상담소 메디컬 디렉터로 근무하면서 2000여명의 심리상담과 350여명의 정신과 약물치료를 담당했다. 삶의 터전을 잃는 재산적 손실과 크나큰 정신적 충격으로 상담을 받은 피해자들이다. 당시 많은 한인 의사들이 상담과 치료에 참여했
[독자 마당] 선배를 떠나 보내며 [LA중앙일보] 04.27.20 16:57 코로나19로 집에서 한가롭게 쉬고 있는데 부음 소식이 왔다. 오래 병석에 누워 계셔서 언젠가는 이런 소식이 오리라 생각했지만 막상 부음을 듣고 보니 만감이 교차한다. 내가 고 김내수 박사를 처음 만나게 된 것은 미국 동부에서 서부 LA로 왔을 때다. 당시 친구, 친척이 별로 없어 외롭고 힘들게 지내고 있었다. 이리저리 수소문해 보니 의대 10년 선배인 김 박사가 내과 개업을 하고 있는 것을 알고 생면부지인 선배를 찾아 인사를 드렸다. 당시 아
[독자 마당] 외딴집 [LA중앙일보] 04.22.20 18:31 내 건너 정거장에는 버스가 하루에 고작 두 번 섰다 간다. 산비탈 구멍가게의 창문은 늘 닫혀있다. 주인마님의 눈길은 다리 건너 마을이 온통 복사꽃에 묻힌 봄을 조용히 담고 있다. 냇물에 걸친 시멘트 다리가 장마철에도 끄떡없이 마을과 구멍가게를 이어준다. 너와 나, 나와 너의 ‘와’는 틈새라는 빈 공간이다. 공간의 빈 사이가 우리의 관계를 이어준다. 너, 나, 부부, 사회, 국민, 국가의 사이에 지켜야 할 도의적 질서의 틈새가 어긋나면 우리의 생
[독자 마당] 갈림길 [LA중앙일보] 04.20.20 19:06 ‘살아오면서 숱한 갈림길을 거쳐왔다. 그때 그 옆길로 접어들었다면 지금 여기 아닌 다른 곳에서 딴 생각하고 있는 멋진, 아니면 못난 내가 되어 있으리라. 지금 여기 앉아서 혼잣말로 중얼대는 '나'는 누구일까.’ 세상이 어수선합니다. 달려가는 차 바퀴소리도 스산하게 들려옵니다. 가지마다 꽃봉오리가 한창인데 마음은 죄어들고 있습니다. 잎새들조차 떨고 있네요. 조물주의 손끝이 야속합니다. 설마한들 이렇게까지 큰 아수라장이 나타날 줄이야, 믿기
[독자 마당] 자연의 질서 [LA중앙일보] 04.21.20 18:51 4월 들어 바이러스의 기세가 꺾이고 평상으로 돌아오기를 바랐지만 오히려 세력이 확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의 바깥 출입이 줄고 자동차 운행이 뜸해지니 도시 공기가 깨끗해져 하늘이 맑고 먼 산들의 자태가 선명히 드러나 보인다. 신문 보도를 보면 요세미티에 인적이 끊기어 동물들의 번식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한다. 이전에 구름 없이도 하늘이 뿌옇고, 산허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흐렸던 것은 자동차 매연 때문이었다고 한다. 깊은 산속까지 몰려드는 사
[독자 마당] 희망을 심는다 [LA중앙일보] 04.16.20 18:49 변했다. 평범하던 일상이 너무 변했다. 아침마다 학교 늦겠다는 큰 소리로 아이들 깨우던 며느리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다녀 왔습니다.” 세 아이들의 낭랑한 합창소리도 기약 없는 긴 휴교 속으로 사라졌다. 며느리와 딸을 따라 마켓에 가던 즐거움도 더는 없다. 노인들은 집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정부 시책보다 더 무서운 자녀들의 지시에 꼼짝 못하고 집에만 있다. “우리 월요일에 만납시다”라는 말에 득달 같이 달려 나
[독자 마당] 약육강식의 정치 [LA중앙일보] 04.14.20 19:12 4.19의거 당일 대학 4년생으로 90여명의 교우들과 함께 국회와 법원 앞에서 데모를 했다. 친구들의 만류에도 혼자 청와대를 가겠다고 이탈한 후 시청앞 광장을 들어서는데 몇 발의 총성을 들렸다. 동시에 손등이 풍선처럼 부풀고 피가 튀어 올랐다. 그날 저녁 하숙집에서 총상으로 인한 극심한 통증과 출혈을 친구의 치료와 간호로 이겨낼 수 있었다. 아직도 이런 기억이 생생한데 어언 60돌을 맞고 보니 인생의 무상함이 느껴진다. 그런데 현재 대한민국호는
[독자 마당] 부활축시 [LA중앙일보] 04.13.20 18:47 죽음을 넘어 내게로 오십니까 사흘 주검이셨던 주님 베들레헴 외양간 구유에서 아리마대 요셉 무덤까지 칼날 위를 걸으시어 흐트러짐 없는 핏자국을 그으 시고 쏜살같이 죽음을 뚫어 내게로 오시는 이 주님께서 사심으로 나도 살아 영생에 이르는 외길 목숨의 동반자 주님께서 진정 지금 내게로 오십니까 내게는 외양간 말구유도 없고 비워놓은 무덤도 없이 주님 흘리신 핏자국 한 발작도 따르지 못한 다만 밤 깊은 어둠뿐인데 그래도 주님은 내게로 오십니까 주님이 쓰
[독자 마당] 미국의 저력 [LA중앙일보] 04.11.20 14:25 얼마전 코스트코에 갔다. 문도 열지 않은 매장 밖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문이 열려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모두들 생필품을 카트에 한가득 싣고 있다. 휴지, 생수. 페이퍼타올 등이 일찍 동이 났다. 한국마켓도 마찬가지였다. 쌀, 라면, 생수, 냉동고기 등이 진열됐던 곳은 텅 비어 있었다. 마켓 입구에 카트도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붐볐다. 왜 이러나? 코로나19 공포가 민심을 요동치게 했나.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선포가 도화선이 됐나.
[독자 마당] 오프라인의 단절 [LA중앙일보] 04.10.20 19:01 코로나19가 전세계에서 창궐하고 있다. 산책길에서 마스크 착용한 사람과 마주치면 감염을 막으려는 자기보호 조치인지, 이미 감염된 경증환자인지 확연히 알 수 없어 경계심을 갖게 된다. 마스크 없이 다니는 사람일지라도 안심할 수 없다. 자각 증세 없는 감염자인지, 조심없이 쏘다니며 바이러스를 몸에 묻히고 다니는지 알 수 없어서다. 이렇게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바깥에서 외부 사람과 잠시 스치는 것조차 꺼림칙하고 주저하게 됐으니 사람은 사회적 동
[독자 마당] ‘사월은 잔인한 달’ [LA중앙일보] 04.08.20 19:32 T. S. 엘리엇은 그의 시 ‘황무지'에서 ‘사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 미국 TV에서도 ‘4월은 잔인한 달’이 될 것이라는 말을 자주 하고 있다. 얼마나 더 잔인해질 것인가? 4월이면 지천으로 피는 캘리포니아 퍼피꽃 구경을 작년에 못 가 금년엔 꼭 가리라고 다짐을 했는데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는 얄궂은 세상이 됐다. 내 나이 10대의 4월은 보릿고개로 굶주림을 참아야 했다. 20대에는 격동의 4.19혁명을 겪었다. 그날은 내가 육군 이등
[독자 마당] 부당한 ‘반 한인 정서’ [LA중앙일보] 04.07.20 19:07 코로나로 한국에서 ‘반 해외 한인 정서’가 고개들 들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한국을 방문한 한인들의 코로나 검사에 비용을 많이 쓴다며 입국금지 청원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민1세들은 모국을 떠날 때 정부로부터 한국을 떠나주는 것이 고국을 위해 애국하는 것이라고 칭찬까지 받았다. 당시 한국은 인구밀도가 높고 부족한 달러에 허덕일 때였다. 우리는 한국을 떠났고, 가진 것 없이 몸 하나로 말도 통하지 않는 세상에서 뿌리를 내렸다. 단돈 몇백
[독자 마당] ‘안식’하는 골프장 [LA중앙일보] 04.06.20 17:26 코로나19로 즐겨 찾던 골프장들이 문을 닫은 지 2주가 지났다. 오늘 골프장 밖을 산책하면서 골프코스가 아름답게 소생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코스는 60여년 전에 개장한 후 나의 기억에는 한 번도 문을 닫은 적이 없다. 365일 쉬지 않고 수많은 골퍼들이 누벼, 코스는 몸살을 앓고 회복할 기회가 없었다.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고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모세를 통해 알려 주셨다. 그중 하나는 쉼을 위한 안식일, 안식년, 희년을 지키
[독자 마당] 공동체의 책무 [LA중앙일보] 04.05.20 12:51 구공탄을 땔감으로 겨울을 나던 때가 있었다. 장작과 기름은 물론 전기도 모자라던 시절이다. 구공탄 300장을 처마 밑에 쌓아 놓으면 마음이 절로 따듯해진다. 김장과 함께 구들장을 달굴 19공탄이 겨울나기의 걱정을 덜어준다. 강원도 탄광에서 연탄을 실어 나르던 시꺼먼 화물열차의 긴 줄이 아직도 선하다. 그렇게 국민의 필수품으로 사랑을 받는 구공탄이 심술을 부렸다 하면 큰 일을 저지르곤 했다. 연탄가스중독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매일같이
[독자 마당] 이 폭풍우 끝나면 [LA중앙일보] 04.01.20 19:05 1.4 후퇴 때 아무것도 모르고 사람들의 줄을 따라 흰 눈을 밟으며 얼어붙은 한강을 건넜던 밤길이 있었다. 그러나 얼음이 깨져 사람이 빠졌다는 소문은 없었다. 막상 나다니지 말라 하니 집안에 박혀있기가 버거워진다. 뒤뜰에 잔정을 붙이고 사는 지 10년이 넘는데 새삼 울타리가 갑갑하다. 화분 위에 올라앉은 버릇 없는 잡풀들의 이름을 지어주려다 하늘을 본다. 해를 등지고 팔 벌려 내 그림자를 한참 보니, 눈을 들어 푸른 하늘에 하얗게 팔 벌린 내
[독자 마당] 불안 심리와 총기 구입 [LA중앙일보] 03.31.20 18:14 뉴스를 보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불안해진 사람들이 총기를 구입하려고 총포상 앞에 길게 줄을 늘어서 있다고 한다. 미국에 40년을 살면서 두 가지 이해가 안되는 것이 있다. 미터법을 안 쓰는 것과 총기소유를 허용하는 것이다. 미국은 10진법인 미터법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마일, 피트, 파운드, 온스 등을 사용한다. 이런 단위를 사용하다 보니 계산에 착오가 생겨 로켓이 발사 직후 폭발한 사고도 있었다. 미국이 현재 사용하는 도량형을 미터법으
[독자 마당] 코로나와 치매 [LA중앙일보] 03.30.20 18:55 요즈음 LA카운티 지역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함께 필수적인 외출을 제외하고는 자택에서 머무르는 것이 권장되고 있다. 이런 정부기관의 방침 때문에 내가 근무하는 실버타운도 사랑하는 자녀들의 방문이 제한되고 있다. 실버타운에는 치매를 앓고 있는 분들이 많다. 치매증상을 가진 한 분은 답답한 이유 자체를 모른다. 아들이 언제 왔는지 따지지도 기다리지도 않는 것 같다. 그런데 아들 같은 나이의 직원들을 보면 반갑다고 ‘하이 파이브’를 청한다.
[독자 마당] 손녀의 성장통 [LA중앙일보] 03.28.20 22:00 조용히 누워있던 강아지가 후다닥 뛰어 나가는 소리는 아이들이 돌아왔다는 신호다. 현관문이 열리고 강아지와 재회하는 아이들 소리를 들으면 이산가족 상봉 저리가라다. 항상 제일 먼저 뛰어 들어오는 11살 막내 손녀는 끌어안고 뽀뽀하고 난리다. 그 뒤 오빠, 언니가 차례로 들어오며 강아지와 재회한다. 그런데 오늘을 막내가 제일 나중에 들어오는데 거의 울상이다. 잘 걷지도 못하고 강아지를 안아주지도 않는다. “다쳤니? 넘어졌어?” 나의 다그치는 물음
[독자 마당] 공존의 법칙 [LA중앙일보] 03.26.20 18:25 팬데믹이라면 중세기 유럽 등지를 휩쓸었던 페스트, 콜레라 등의 전염병이 떠 오른다. 문명이 낙후되고 생활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유행하는 것이 전염병이라고 생각했는데 최첨단 과학기술 혁명시대인 지금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를 선포했다. 이런 원초적 전염병이 세상을 덮고 있음에 정신이 혼미해진다. 처음 중국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이어서 한국에 전파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새해의 희망에 젖어 있어서인지 크게 마음에 두지 않았다. 이젠 시시각각
[독자 마당] 사랑 넋두리 [LA중앙일보] 03.25.20 18:57 '그대 가슴에 얼굴을 묻고 나는 울고 싶어라' 매일 들어도 물리지 않을 바람직한 소리다. 사랑은 아끼고 베풀며 따듯하게 여기는 마음이다. 그러나 참의 언저리로 가야 만날 수 있는 것이 사랑이라는 생각이다. 널린 게 사랑이라 해도 그 곳에 다다라야 만나게 되는 가슴 속 깊이 자리한 참사랑, 그런 사랑 이야기가 듣고 싶다. 가장 소중한 사업은 사랑하는 일, 베푸는 일이라고 톨스토이는 말한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해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
[독자 마당] ‘코로나 신드롬 ’ [LA중앙일보] 03.23.20 19:17 어릴 적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라는 놀이를 했다. 술래가 "무궁화꽃이…” 외치며 눈을 감고 있다. 멀리 서있던 친구들이 그 사이에 몰래 발걸음을 떼어 목적지로 다가간다. 구호가 끝나면 부동 상태로 정지해야 한다. 이때 움직이는 모습을 술래에게 들키면 잡힌다. 잡힌 애들은 손을 잡고 옆으로 연결하여 때를 기다린다. 요즘 우리가 이 게임을 하는 듯하다. 딸은 새벽부터 학생을 위한 온라인 수업 준비에 바쁘다. 몸이 조금 이상하면 “내가 코로나바이
[독자 마당] 무관심이 ‘약’ [LA중앙일보] 03.22.20 11:35 미국에 오래 살았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주기적으로 가는 한인마켓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모습을 봤다. 평소와 다르게 주차장부터 차 댈 곳이 없다. 어렵게 들어간 마켓 안은 더하다. 군데군데 생필품 섹션의 물건이 바닥이 났고 계산대에는 줄이 늘어섰다. 소비제 물품이 지천이고 전쟁 중에도 물자가 풍부한 미국에서 사재기가 벌어진 것이다. 전쟁과 재난 등의 고통스러운 경험을 겪은 이민자들이 물품을 사재기 하는 것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풍족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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