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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환자 10명중 1명은 '비흡연자'…원인과 증세·치료방법은?

유전·간접 흡연 주 원인…통증 느끼면 말기 상태
폐결핵 경력 있는 사람, 잦은 다이어트 치명적

김영애 호흡기내과 전문의는 “현재 밝혀진 의학보고에 따르면 전체 폐암 환자의 10%가 법정스님처럼 평소에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들이라 의사들로서도 예방과 치료가 힘들다”며 “아이러니컬하게도 비흡연자 폐암은 흡연자 폐암보다 악성”이라고 말했다. 김 전문의에게 비흡연자의 폐암 발생에 대해 들었다.

#원인

폐암의 주 원인은 담배이다. 따라서 비흡연자가 폐암에 걸리는 이유를 정확히 규명하지 못한 상태다. 다만 몇 가지를 짚고 있다.

첫 번째가 유전적인 요인이다. 가족사로 볼 때 꼭 폐암이 아니더라도 암환자가 있을 때 본인이 흡연을 안해도 폐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본다. 암의 유전적인 요소 때문이다.



남녀 발생률의 차이도 원인을 유전적 요소로 보고 있다. "몇 년 전 영화 '수퍼맨'의 크리스토 리브가 사망한 지 일년 후에 비흡연자인 40대의 그의 아내가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것이 좋은 예"라며 "비흡연자 중에서도 젊은 여성들에게 많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가 간접 흡연. "간접 흡연의 직접적인 피해는 흡연자가 내뿜는 담배 연기가 아니라 그가 손에 들고 있는 담배에서 직접 태워져 나오는 연기"임을 지적했다. 흡연 당사자는 담배 필터로 일단 걸러지지만 옆에 있는 사람은 그대로 호흡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나이 어린 자녀나 임신한 아내가 옆에 있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할 수 밖에 없다.

세 번째가 폐결핵(폐기종)을 앓은 사람. 폐의 흉터가 남아 있다가 암세포로 발전한다. "법정스님이 평소 기관지가 약해서 기침을 하셨다는 것으로 볼 때 이 케이스가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네 번째가 공기 속의 독성 물질. 대표적인 것이 석면. 일단 숨을 쉬면 폐 안에 들어온 해로운 물질들은 자동적으로 걸러져 밖으로 다시 배출된다. 그러나 석면의 작은 섬유질은 걸러지지 못해 그대로 폐 안에 쌓인다. 이 때 폐 세포를 손상시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세포 변이를 일으켜 역시 폐암으로 발전된다. "오히려 (흙)먼지는 폐 속에서 자동 제거되어 폐암의 우려가 적다"고 말한다.

석면처럼 위험한 것으로는 나무를 태울 때 나는 연기와 석탄을 캘 때 나오는 미소한 입자다. 광부들에게 폐암이 많은 것이 그 이유다.

다섯 번째가 영양실조. 과거 한국에 폐결핵 환자가 많았던 것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다. "요즘 한국에서 다시 폐결핵 환자가 많아진 것은 심한 다이어트가 원인"이라며 "특히 폐결핵균은 특징이 영양상태가 떨어질 때 가장 먼저 활동을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법정스님이 평소 단식 혹은 금식을 자주 하셨다면 여기에도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다.

#증세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폐암 역시 미리 알아챌 만한 증세 찾기가 힘들다. 일단 어떤 증세가 나타나면 이미 암이 진행된 상태다.

초기에 보이는 것이 기침이다(1기 혹은 2기). 가래와 열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사실상 중요 증세는 못된다.

좀 더 진행되면 움직일 때 숨이 가쁘고 늑막부위가 아픈데 이 정도되면 3기 혹은 4기로 봐야 한다. 암세포가 폐 안에 있을 때는 통증이 없다. 폐가 갈비뼈에 맞닿았을 때 아프다. 이 말은 폐 속의 암세포가 그만큼 커져서 폐의 크기가 늘어나 갈비뼈에 닿을 정도가 됐음을 뜻한다. 통증 증세는 거의 말기로 봐야 한다는 얘기다. 체중 감소 역시 병이 깊어진 상태다.

#치료

먼저 X-레이를 찍는데 암세포가 1cm 이상이면 여기서 대부분 잡힌다. 그 이하일 경우는 CT로 찾아낸다.

간혹 각혈을 하는데도 CT에서 까지 나타나지 않는 환자가 있는데 이럴 때는 폐내시경 검사를 한다. 기관지 속으로 작은 기계를 집어 넣는 것으로 위내시경을 통해 위 속의 암세포를 찾는 것으로 이해하면 쉽다. 기관지 속에 암세포가 자라고 있었기 때문에 X- 레이나 CT로 안 보인 것이다.

치료는 수술로 암세포를 제거하는 것과 수술이 불가능할 때 실시하는 항암치료다. 암세포를 수술로 제거할 수 있다면 운이 좋다고 봐야 한다. 전이가 되면 수술로 해결할 수 없어 항암치료에 들어가야 한다. 그래도 좋은 소식의 하나는 ‘먹는 항암제’가 개발되어 특히 동양인 여성들에게 좋은 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일문일답 (김영애 호흡기내과 전문의)
"강한 페인트 냄새도 폐세포에 안좋아"


- 비흡연자들의 예방책은 없나.

"흡연자라면 당연히 금연이 바로 예방책이라 말해 준다. 그러나 비흡연자에게는 안타깝게도 특별한 예방책이 없다. 담배 피우는 사람 곁에 가지 말라는 정도로 밖에는 뾰족한 예방책이 없다."

- 정기적인 검진도 효과 없나?

"폐암을 알아 보기 위해 몇 년에 한번씩 X-레이를 찍으라는 가이드 라인도 사실상 없는 상태다. 다만 어려서 혹은 과거 한 때에 폐결핵 등으로 폐 부위가 많이 상한 사람은 정기적으로 X-레이를 찍어 보라는 정도 밖에는 없다. 증세도 초기엔 거의 없기 때문에 비흡연자의 경우 갑작스런 폐암진단은 이레저레 충격이고 억울할 수 밖에 없다."

- 특별히 폐에 좋은 운동이나 음식은?

"운동이나 음식도 예방에는 큰 영향이 없다. 공기 좋은 곳에 살면 폐암에 걸리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운동은 폐활량을 늘려 주기는 하지만 폐보다는 심장을 건강하게 해 준다. 가슴통증과 움직일 때 숨가쁜 증세가 심장병과 비슷하기 때문에 폐와 심장을 혼돈하기 쉬운데 기능이 전혀 다르다."

- 석면의 섬유질이 특히 나쁘다면 봉제공장도 위험하지 않을까. 향수는 어떤가.

"같은 섬유질이라 해도 폐 안에 들어와서 세포에 침착되느냐 또 독성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봉제공장에서 다루는 섬유들은 대부분 폐세포에 위협적이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큰 걱정은 안해도 된다고 본다. 향수는 단지 냄새이기 때문에 폐 안에 들어왔다가 배출되어 폐세포를 상하게 하지 않는다. 그러나 페인트의 냄새는 독성이 있어서 폐세포에 좋지 않다."

- 금연하면 안전한가?

"현재 금연상태라 해서 다 안전한 것은 아니다. 그 동안의 흡연량도 중요하지만 언제 끊었느냐가 더 관건이다. 우리 몸의 세포는 과거의 기억을 그대로 갖고 있다가 컨디션이 맞으면 반응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암은 대부분 40대 이후 나타난다. 30대 이전에 금연한 사람과 40대 이후에 금연한 사람과는 그래서 큰 차이가 있다. 금연은 빠를수록 그 만큼 더 오래 살 수 있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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