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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한인회장이 갖춰야 할 리더십

김동필/통합뉴스룸 에디터

고비가 닥치면 빛을 발하는 것이 새로운 리더십이다. 한국 월드컵 4강의 신화를 이끈 것은 히딩크의 리더십이었고 위기의 애플을 건져낸 것도 스티브 잡스 현 회장이다. 미국 사회보장 제도 50년만의 대사건이라는 의료보험 개혁도 리더십이 있어 가능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개혁안을 설계하고 앞장서 추진했기 때문이다. 그는 끈질긴 대화와 설득으로 반대 의원들을 찬성 쪽으로 돌렸고 낙태비용 지원을 문제삼은 공화당의 주장을 과감히 수용했다. 비록 연방하원 표결에서 공화당 의원 전원이 반대표를 던졌고 민주당 내에서도 34명이 반대를 했지만 누구나 오바마의 능력은 인정했다.

정치 분석가들은 이를 두고 '설득 리더십'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에모리 대학의 드류 웨스텐 교수는 이러한 오바마 리더십의 키워드를 확고한 어젠다에서 찾아 주목된다. 웨스텐 교수에 따르면 어젠다 설정은 리더십의 핵심인 만큼 결코 간단한 작업은 아니다. 또 결정된 어젠다는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따르도록 설득력 있게 전달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어젠다를 현실화 할 수 있는 결단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판단되면 적당한 타협 대신 신념대로 밀고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단 리더십을 갖춘 리더라면 정책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나도'라는 자세는 리더로서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의료보험 개혁 법안의 통과 과정을 복기해 보면 오바마 리더십의 이런 패턴이 잘 드러난다.



잘 돌아가는 조직이나 기업의 맨 앞에는 항상 뛰어난 리더십이 존재한다. 미래를 내다 볼 줄 아는 리더십을 만나면 도약하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퇴보한다. 장황하게 리더십 얘기를 한 것은 5월22일 치르게 될 제 30대 LA한인회장 선거 때문이다. 한인회가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는 측면에서 이번 선거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새로운 위상 정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데다 참정권이라는 외적 변화에도 대응해야 한다. 준비된 리더가 없이는 풀어가기 힘든 난제들이다. 폭넓은 경험과 안목 다양한 네트워크를 갖춘 리더십이 필요하다.

한인회의 성격은 복합적이다. 기본적으로는 비영리 봉사단체지만 정치적 성격도 있다. 물론 여기서 정치적이라는 것은 한인사회의 권익향상에 제한된 의미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 한인사회의 대표단체라는 프리미엄이다. '한인회장=한인대표'라는 등식도 성립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지나온 과정을 살펴보면 실망감이 더 크다. 의미있는 성과물들을 제대로 거두지 못한 탓이다. 선거만 뜨거웠지 그 이후에는 치열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기 힘든 경우가 많았다. 이런 현실이 한인회에 대한 냉소적 시각을 키웠고 무용론까지 등장하게 만들었다.

웨스텐 교수의 분석을 한인회장 리더십에 적용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우선 차기 한인회장은 한인사회의 미래에 대비한 어젠다 설정 능력이 있어야 한다. 실현 가능성이 없거나 현실과 동떨어진 공허한 주장은 곤란하다. 그리고 이를 한인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또한 결단력과 실천의지도 갖춰야 한다. 설령 반대가 있더라도 한인사회를 위한 일이라고 판단된다면 적당한 타협이라는 편한 길을 택해서는 안된다.

지난 1962년 설립된 한인센터에 기원을 둔 LA한인회는 50년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다. 한인사회의 급성장과 함께 위상도 높아졌다.

이제 명예욕이나 소일거리 정도로 생각하고 나서는 이들에게 한인회장은 너무 큰 자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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