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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술품은 황무지서 보석 찾기”…강콜렉션 신임 디렉터 한국계 앨리슨 강씨

아시안아트주간 때 병풍·그림 판매로 ‘데뷔’…소셜 네트워킹 강화하고 데이터베이스 구축

지난 30여년간 미국의 메이저 박물관에 한국 미술품을 소개해온 강금자 강콜렉션 대표가 지난해 10월 초 조용히 인사를 단행했다. 강콜렉션을 진두지휘해온 강 대표가 일선에서 물러나고 디렉터로 앨리슨 강(36)씨를 임명한 것이다.

그 인사에는 세 가지 점이 놀라웠다. 두 아들 대신 작은 며느리에게 자리를 물려주었고, 큰 아들 피터(한국이름 세웅)를 부디렉터에 지명했다. 디렉터 앨리슨 강씨는 한국계 미국인, 전공도 아시아미술이 아니라 바이올린을 공부한 음악학도.

앨리슨 강 디렉터의 첫 미션은 지난 달 뉴욕아시안아트주간 기간 중 ‘조화와 자연: 한국미술 속의 경사로운 상징들’을 주제로 병풍과 그림 등을 전시 판매하는 일이었다.

-아시안아트 주간의 성과는.



"3월 한달간 도가 상징의 백자와 병풍, 19세기 난초화 등 많은 작품이 뮤지엄과 개인 콜렉터들에게 팔렸다. 이중 뮤지엄이 90%를 사갔다.”

-디렉터로서 달라진 것은.

"21세기에 강콜렉션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웹사이트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한 소셜 네트워킹의 전략적 개발, 그리고 첨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프로젝트가 올해 말까지 완성될 것이다. 미술 역사가, 학생 및 한국인과 일반 대중에게 강콜렉션이 갖고 있는 귀중한 한국미술품을 보여줄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현재 한국미술 시장의 가장 어려운 점은.

"미 경제의 침체로 미술품 구입을 지원하는 기부금에 의존하는 주요 비영리기구에 영향을 끼쳤다. 기부가 줄어들면서 뮤지엄도 직원, 프로그램, 미술품 구입을 줄이지 않을 수 없었다.

큐레이터들도 한국의 박물관이나 개인 콜렉터, 혹은 한인 미술가들로부터 대여 전시를 하면서 비용을 절감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했다. 한국 고미술의 걸작은 그 수가 한정되어 있다. 이를테면 대원군의 난초 그림은 워낙 몇점 되지 않아서 무척 귀하다.

뮤지엄들은 현재의 ‘재정적인 다이어트’에도 불구하고, 보물급의 ‘스타급’ 작품을 원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최고질의 미술품을 발굴하는데 강구해야하지만,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또 하나의 난점은 한인들이 중국이나 인도인과는 달리 지역사회 뮤지엄 후원에 인색하다는 점이다. 많은 뮤지엄 큐레이터들이 한국 미술품 구입을 원하고 있지만, 한인사회의 지원이 부족해서 고충을 겪고 있다.”

-남편 필립(한국이름 세종)은 어떻게 만났나.

"스타이브슨트 고교에서 열네살 때 만났으니, 인생의 절반 이상을 알고 지낸 셈이다! 20대 초반에 필립은 각기 다른 대학교에 갔다가 뉴욕에 돌아와 2007년 결혼했다. 9월에 우리의 첫 애가 태어날 예정이다. 필립은 영화감독, 편집자, 3D그래픽모델작가로 일한다."

-강금자 대표에게 배운 것은.

"강 대표에게 모든 것을 배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직업적으로 훌륭한 스승이다. 한국미술에 대한 감식안이 완벽하다. 강 대표는 고품질의 미술과 일상 미술품, 진품과 위작을 가리는 눈을 가르쳐었다. 특히 서구인의 취향과 다를 수도 있는 고품위 한국미술에 대한 시각을 존중한다.”

-시아주버니와 일하는데.

"우리는 매우 다른 성격이라서 상호보완적이다. 피터는 외향적이며, 즉흥적이라 고객들과 잘 어울린다. 나는 뒤에 머무르며 글을 통해 소통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그래서 전략회의가 있을 때면 서로 다른 의견을 내서 정책 결정이 보다 무난해진다.”

-강콜렉션에서 일하면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누가 쇼핑을 좋아하지 않겠는가? 위대한 미술품을 찾아내서 구입하는 것은 황무지 속에서 보석을 찾는 것처럼 가장 큰 스릴감을 준다. 사람들도 매혹적이다.

내성적인 나를 극복하고, 사람들을 알게 만들어준다. 특별한 큐레이터의 흥미 분야나 박물관의 목표 등에 대해 아는 것도 재밌다. 강콜렉션은 판매업이기 때문에 견실함 없이 성공할 수 없다고 믿는다. 따라서 나의 목적도 단순하다.

미술품과 고객을 연결시켜 뮤지엄이 한국미술품을 구입해 뮤지엄의 전체 구입 목표에 공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판매를 위한 판매가 아니라 구입자나 뮤지엄, 콜렉터가 그 미술품을 사랑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다면 나의 업무는 완성되지 않은 것이다.”

-바이올린 전공자에서 홍보 담당, 편집자 경력이 갤러리 디렉터에 어떤 도움을 주나.

"이전 경력과 공통점이 별로 없다. 매우 다른 삶인 것 같다. 바이올린은 네살 때 시작해 줄리아드 예비학교와 대학에 가서 20대까지 연주했다. 연주자 경력은 내게 보다 원리적이고, 진취적이며 분석적으로 만드는 것 같다. 홍보와 편집 경력은 작문과 세부묘사, 리서치 그리고 시각자료를 응용하는 것 등 갤러리 업무에 보다 더 유용하다.”

-다음 계획은.

"6월 4일부터 13일까지 걸작 수묵화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민경갑, 서세옥, 박대승, 김은호씨 등 근대 화가들과 강익중, 곽훈, 배소현씨 등 현대 화가의 작품도 소개할 예정이다.”

앨리슨 강은=1974년 미시간주 그랜드래피드에서 한국계 엄마와 네덜란드계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앨리슨 후거워프. 10살 때 줄리아드에서 공부하기위해 뉴욕 행 예비학교와 동 음대를 거쳐 앤아버 미시간대학교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했다.

시라큐스심포니에서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한 후 줄리아드 대학원에 진학했다가 팔의 부상으로 연주자로서의 길을 떠났다. 이후 로직퍼즐 편집자, 탤런트 에이전시 ICM아티스트의 홍보 매니저로 일하다 2001년 강콜렉션과 인연을 맺었다.

박숙희 기자 suki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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