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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환경보호 캠페인에 등장한 레이건

김완신/논설실장

지난 6일자 중앙일보 본국지 1면에 사막으로 변한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의 아랄해 사진이 게재됐다. 한 때 지구상에서 4번째로 큰 내해였던 아랄해의 물이 말라 낡은 어선이 방치돼 있고 한 남자가 말을 타고 사막으로 변한 지역을 가는 충격적인 모습이었다. 중앙아시아를 방문중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지구상 최대의 환경 재앙 중 하나'라며 경각심을 촉구했다. 아랄해는 옛소련 시절 관개시설 확충을 위해 물길을 인위적으로 바꾸면서 물이 말라 황무지로 변해가고 있다.

호수의 물이 사라지고 지구온난화로 섬들이 바다에 잠기면서 지구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5일자 LA타임스는 '기후변화 입법'을 지지하는 공화당원들이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을 이용한 환경보호 캠페인 광고를 제작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공화당원들은 생전에 환경주의자들과 적대적 관계를 가졌던 레이건 대통령을 등장시켜 '레이건은 무엇을 했을까'라는 제목의 광고를 뉴햄프셔주를 시작으로 전국에 방송할 예정이다.

기후변화 문제가 보수적인 가치를 지향하는 공화당에게도 중요한 사안임을 홍보하기 위해 이번 캠페인을 계획했다고 한다. 그러나 기후변화 입법을 반대하는 편에서는 레이건이 살아 있다면 결코 지구온난화를 위기로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에너지 효율성 제고와 온실개스 감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기후변화 입법은 지난해 연방하원 표결에서 전체 435표 중 과반수보다 단 한표가 많은 219표로 통과됐다. 찬성에는 8명의 공화당 의원이 동참했다.

기후변화 입법을 두고 민주당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역사적인 법안이라고 주장하고 공화당은 에너지 요금과 세금을 올리는 악법이라며 반대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버락 오마바 대통령이 의료보험 개혁을 성사시키면서 환경문제가 차기 과제로 새롭게 조명을 받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미국의 온실개스 배출량은 막대하다. 텍사스주의 온실 개스 배출량은 영국.캐다나.프랑스.호주 등의 국가보다 더 많고 전세계 인구의 5%가 안 되는 미국민이 소비하는 에너지는 세계 전체량의 22~24%에 이른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의 기후변화입법은 미국 뿐 아니라 세계를 살리는 시급한 사안이다.

한나라 선제때 승상을 지냈던 병길의 일화는 기후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국정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었던 병길은 봄날 지방을 순시하던중에 저잣거리에서 발생한 싸움으로 사람들이 죽어가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러나 그는 아무런 관심도 두지 않고 무심히 지나쳤다. 계속 길을 걷던 승상은 이번에는 소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지나가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이를 유심히 관찰했다.

이를 보고 승상의 수행원이 사람이 죽는 사건은 지나치고 왜 소에만 관심을 갖느냐고 물었다. 그 질문에 승상은 살인 사건은 지방관리가 처리해야 할 일이지만 봄날인데도 소가 더위에 지칠 정도로 이상기후가 생기는 것은 중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싸움으로는 한두명이 죽지만 기후변화로 농사에 지장이 생기면 수많은 농민들의 굶어죽을 수 있다며 이것이 바로 일국의 승상이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환경보호는 몇몇 개인에 국한되지 않는 지구촌 인류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의료보험개혁안이 병든 국민을 치료하는 것이라면 환경보호는 병들어 가는 지구를 살리는 길이다.

지금도 지구 곳곳에서는 산과 호수와 숲이 사라지고 있다. 아랄해를 한가로이 떠가는 배는 이젠 기억 속의 풍경화로 남아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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