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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속뉴스]개스값 언제까지 오르나

개스 넣기가 겁난다는 건 이제 옛말이다. 요즘은 주유소의 가격판 보기가 겁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1주일새 평균 6∼7센트씩 개스값이 오르고 있어 소비자들의 체감 가격은 이보다 훨씬 더 하다. 수요는 많은데 비해 공급이 달려 값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처럼 가격이 폭등하리라고는 미처 예상못한 일이다.

벌써 9년째 이어지고 있는 미국의 경제호황이 석유파동때문에 자칫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기름값은 왜 오르고 있는지, 대책은 무엇이며 또 미국의 에너지 자원은 어는 정도인가를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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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은 왜 오를까. 물론 10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아시아권을 비롯한 세계경제의 회복으로 수요가 갑자기 늘어난 것도 가격인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특히 미국 등 주요 원유 수입국가들의 재고가 위험할 정도로 떨어져 불안감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수입의존도는 52%에 달해 OPEC회원국가들이 증산에 합의하지 않는 한 에너지위기는 오래 끌 것 같다.

이외도 미국의 정유회사들은 3∼4월 두달동안 하루 평균 100만 배럴이상의 추가 원유 공급이 필요하다. 메모리얼 데이 부터 9월까지 계속되는 휴가시즌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연중 자동차 개솔린 소비가 가장 많은 기간이다. 안정된 원유공급을 못받게 되자 개솔린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게 되는 것이다.


*얼마까지 오를까

OPEC 회원국들이 당장 하루 평균 100만배럴 이상씩 증산한다 해도 올해는 비싼 기름값을 각오해야 한다.

관계당국의 예상은 원유가격이 1·4분기의 배럴당 26달러 65센트에서 2·4분기에는 27달러 65센트로 뛰어 오른다는 것이다. 연말에는 27달러에서 28달러선. 내년말쯤에나 19달러에서 26달러선이 될 것같다는 비관적인 전망이다. 현재는 배럴당 32달러나 된다.

그러나 올 4·4분기까지도 OPEC이 공급을 늘리지 않는다면 배럴당 35달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가 되면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어 결국 OPEC은 하루 400만 배럴씩 증산 압력을 받아 연말에가서는 30달러 밑으로 떨어진다는게 전문가들의 예상 시나리오다.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동차 개솔린 소매가격은 3∼4월이 피크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현재 언레딧(레귤러)의 전국 평균 가격은 1달러 50센트선. 그러나 91년 걸프전 당시에 비해 아직도 16%나 싼 값이다. 가장 비쌌던 81년 3월과 비교하면 무려 40%나 낮은 가격이다. 물론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값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4∼9월의 휴가철 기간에는 지금보다 35센트나 더 비싼 가격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개솔린 값은 캘리포니아가 전국에서 가장 비싸다. 대기오염방지 등 주정부의 환경정책이 워낙 철저한 까닭이다. 보다 깨끗한 개솔린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LA의 개스값은 뉴욕에 비해 평균 50센트나 비싸다. 석유파동이 일 때마다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더 피해를 보는 것은 이같은 환경규제 때문이다.

LA를 비롯한 남가주의 갤런당 가격은 현재 1달러 75센트선. 샌프란시스코는 이미 2달러를 넘어섰다. 관계당국은 캘리포니아의 경우 올 드라이빙 시즌 때는 1달러80센트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책은 무엇인가

공화당 쪽은 갤런당 4.3센트의 연방 개솔린세를 당분간 부과하지 말 것을 백악관에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측은 이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가격이 떨어져 소비가 늘어나면 결국 개솔린 값은 다시 올라가기 때문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정부의 비상 석유비축(SPR)을 풀 것을 검토하고 있다. 거의 6억 배럴에 달하는 SPR중 우선 2,000만 배럴만 방출해도 당장은 가격 인상요인을 잠재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너지부 장관이 이 안에 반대하고 있어 SPR이 시중에 판매되는 것은 현재로선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은 국가비상 상황이 아니라는 게 빌 리처드슨 장관의 주장이다. OPEC 회원국가들을 설득해 증산을 유도, 석유가격을 안정시키는 게 최상의 정책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의 외교정책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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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이란

흔히 SPR이라고 불리는 미국의 비상 석유비축은 73년 오일 쇼크이후 국가 방위전략의 일환으로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아이젠하워 시절부터 논의됐지만 77년에나 결실을 맺은 것이다.

당시 입법안은 10억 배럴까지 비축하도록 되어 있었다. 현재 보유량은 거의 6억 배럴에 이른다. 국가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만 대통령의 긴급명령으로 방출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SPR이 저장된 장소는 텍사스와 루이지애나의 걸프만. 모두 다섯 군데로 시설비 포함, 모두 200억달러가 소요됐다. 세계 최대의 원유비축 기지다.

걸프만은 우선 이 지역에 정유회사들이 밀집되어 있을 뿐아니라 특히 단단한 소금바위로 되어있어 원유저장기지로는 가장 이상적인 지형으로 꼽혀 선정된 것이다.

SPR은 지금까지 단 한차례 시중에 풀렸다. 91년 걸프전이 일어나 오일값이 치솟자 부시 대통령의 지시로 1,700만 배럴을 정유회사에 팔아 개스값을 안정시켰다. 당초는 3,400만 배럴까지 예상했으나 산유국들이 SPR의 방출로 기름값이 떨어질 것을 우려, 곧 증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미국의 SPR은 국가안보는 물론 세계 원유시장의 안정에 지렛대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군사부문이나 외교에서도 보이지 않는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게 바로 SPR이다.

SPR의 비축으로 미국은 최소한 2025년까지는 73년의 오일 쇼크와 같은 최악의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SPR은 10억 배럴까지 저장할 수 있어 설사 중동의 산유국들이 미국에 대해 전면 금수조치를 취한다 해도 국내 생산을 포함하면 6개월 정도는 버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주일도 지탱못하는 한국의 경우와는 사뭇 다르다.


*원유생산량

미국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얼마나 될까. 97년을 기준으로 하면 무려 646만 배럴에 이른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 아라비아의 822만 배럴 다음으로 많은 나라다. 러시아는 585만, 중국 313만, 이웃의 멕시코도 285만 배럴로 세계 8위의 산유국이다.

미국의 원유생산은 80년 한때 860만 배럴을 넘었으나 생산원가의 인상과 환경오염 논란으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중동국가 마냥 유전을 개발하면 세계 최대의 산유국이 되는 셈이다.

미국이 한해 필요로 하는 원유는 약 51억 배럴. 이중 52% 정도인 27억 5,000만 배럴을 수입한다.

국내 최대 생산지는 텍사스. 한해 평균 5억4,300만 배럴의 석유를 캐내고 있다. 다음은 아칸소의 5억1,000만 배럴, 캘리포니아가 2억 4,300만 배럴로 뒤을 잇고 있다.

캘리포니아는 특히 카탈리나 섬과 몬터레이 사이의 연안에 엄청난 양의 석유가 매장돼 있으나 생태계 파괴 등의 이유로 채굴이 금지되어 있다.

미국의 석유 매장량은 400억배럴이 넘어 중동과 러시아 다음으로 많다. 러시아는 그러나 상당량이 동토의 땅 시베리아에 묻혀 있어 경제성이 거의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외도 콜로라도와 와이오밍, 유타 등지에는 혈암(oil shale)이란 바위가 무진장 묻혀 있어 여기서도 석유를 뽑아 쓸 수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혈암이 중동지역의 석유 매장량 3,700억 배럴을 능가할 것으로 볼 정도다. 이를 감안하면 세계 최대의 산유국은 바로 미국인 것이다.

특히 발전에 필요한 석탄은 매장량이 무려 5,000억톤에 이른다. 이중 3분의 1은 땅위에 드러나 있어 캐내기도 쉬운 편이다. 에너지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나라가 미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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