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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메모습관'이 불황을 이긴다

[LA중앙일보] 발행 2010/05/26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10/05/25 22:25

김동필/통합뉴스룸 에디터

작은 실천으로 큰 성과…메모하는 습관 들이면 경영지침서 활용 가능
기자 초년병 시절 취재 능력이 남다른 선배가 있었다. 취재력이란 기자가 갖춰야 할 기본 요건중 하나인 만큼 조심스럽게 비결을 물어봤다.

잠시 뜸을 들이던 선배는 "메모하는 습관"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술자리에서라도 '(기사)거리'라는 생각이 들면 화장실 가는 척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내용을 잊어버리기 전에 메모해 두기 위해서지라고 덧붙였다.

의외로 간단한 답변에 다소 김은 빠졌지만 투철한 '직업정신'에 혀를 내둘렀던 기억이 난다.

얼마 전 한 비즈니스맨과의 만남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그는 이야기도중 잠깐 양해를 구하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하는 것이었다. 얼핏 들어보니 내용이 좀 특이했다. 누구와 통화한 것이냐고 물었더니 본인 사무실로 전화를 했다고 한다. 방금 업무 관련 아이디어가 떠올라 그 내용을 사무실의 전화기에 음성 메시지로 남겨 두었다는 것이다. 이런 방법도 있었구나 싶었다.

이스트LA 지역에서 리커스토어를 운영하는 한인 업주는 새 고객이 오면 꼭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둔다. 그리고 사진에 그의 이름을 함께 적어 업소 한켠에 붙여둔다.

고객의 이름을 기억하기 위한 나름의 방식이다. 그리고 그 고객이 다시 업소를 찾으면 '하이'라는 의례적 인사말 대신 '하이 아무개'라는 식으로 이름도 함께 불러준다. 고객이 그렇게 좋아할 수 없다고 한다. 당연히 단골이 된다.

남들이 우러러 볼 정도는 아니지만 자기 분야에서 나름대로 성공을 거둔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들의 공통점은 사소한 것이라도 기록해 뒀다 나중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메모가 유용하다는 것은 다들 공감한다. 그러나 정작 실행에 옮기는 사람들은 많지가 않다.

그러나 작은 실천이 결과에서는 큰 차이로 나타날 수 있다. 조금 거창하게 보면 노예해방에 앞장 섰던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나 상대성 이론으로 유명한 천재 물리학자 앨버트 아인슈타인 등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상당수가 메모광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는 요즘도 마찬가지다.

메모는 무엇인가를 기억하기 위한 수단이다. 흘러가는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잡아둔다. 때문에 언젠가는 보물창고 구실을 한다. 가끔씩 뒤적이다 보면 '이런 기발한 생각도 했었구나'라며 스스로 놀랄 때도 있다.

메모는 기록의 의미도 있다. 무엇인가를 기록하려면 생각을 정리하고 가다듬는 과정이 필요하다. 막연했던 생각이 이 과정을 통해 비로소 구체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축적된 기록은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계획하는 단초가 되기도 한다.

불경기라고 모두가 어렵고 실패하는 것은 아니다. 요즘에도 성공 스토리는 있다.

외부 상황은 동일하지만 누가 더 지혜롭게 극복하느냐의 차이다. 굳이 거창한 경영전략이 아니더라도 사소한 메모 하나가 돌파구를 제시할 수도 있다.

평소 고객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서비스 개선의 여지는 없는지 경쟁업체들의 동향은 어떤지 등등 그때 그때 보고 느낀 사항들을 꼼꼼하게 기록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이런 생생한 기록들이 차곡차곡 쌓이면 누구도 갖지 못한 훌륭한 경영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메모와 관련 부언 한마디. 사카토 겐지라는 일본인은 그의 저서 '메모의 기술'에서 7가지 원칙을 제시해 화제가 됐었다. 내용은 ▷언제 어디서든 하라 ▷주위 사람들을 관찰하라 ▷기호와 암호를 사용하라 ▷중요 사항은 눈에 띄게 하라 ▷메모 시간을 따로 마련하라 ▷메모를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하라 ▷메모를 재활용하라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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