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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태초에 사이버 하나님이 계셨다' 사이버 시대에 디지털 공간은 선교의 프론티어

[LA중앙일보] 발행 2010/06/03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10/06/02 20:17

안유회/전국 에디터

"태초에 사이버 하나님(Cyber God)이 계셨다. 그 분은 인간에게 이성의 선물인 디지털을 주시고 좀 더 '당신'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온라인 예수'(On Line Jesus)를 이 땅에 보내셨다."

어느 '사이버 선교' 사이트에 있는 말이다. '사이버 하나님'이라니. '온라인 예수'라니.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 이런 표현들은 사이버 선교 시대의 도래를 선언하고 있다. 신은 편재하니 세상에 신의 뜻 아닌 것이 없을 터 사이버 세계나 온라인에도 그 뜻이 어찌 임재하지 않겠는가.

인터넷 검색 한 번이면 확인할 수 있다. 거기서 사람들은 사이버 신학을 논하고 사이버 교회를 다닌다. 회개 사이트가 문을 열고 사이버 기도를 드린다.

'나는 접속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사이버 시대에 디지털 공간은 거부할 수 없는 선교의 프론티어다.

유튜브에는 교황청이 개설한 사이트(www.youtube.com/vatican)가 있다. 여기엔 이미 600개가 넘는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 교황청 추산에 따르면 이 사이트 하나가 14억 명에게 메시지를 전한다. 가톨릭은 일반적으로 보수적이라는 인상을 풍기는데 올해 81세인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얼마전 '사이버 선교'를 선언했다.

교황은 이메일도 주고받고 인터넷 서핑도 한다. 신년 메시지에서 교황은 페이스북이나 마이 스페이스를 '인류에게 주어진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바티칸의 주교들도 인터넷 공부를 시작했다. 페이스북과 위키피디아 구글 운영진의 강의를 듣는 심포지움도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인터폴의 사이버 범죄수사관들이 인터넷 저작권 강연도 했다.

클라우디아 마리아 첼리 대주교는 '사이버 선교'를 이렇게 정의했다. "새로운 기술의 시대에 교회는 세계의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이 의지하고 들를 수 있는 예수의 천막을 쳐야 한다." 예수의 천막은 물론 인터넷 공간에 세운 종교의 천막이다. 가히 '디지털 세계'에 성령이 임했다고 할 만하다.

가톨릭이나 불교 관계자들을 만나면 개신교의 선교 열정과 적극성을 부러워하는 경우를 본다.

그런데 현재로서는 가톨릭이 새로운 테크놀러지를 가장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선교에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이 선교의 양상이나 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 불교계는 2000년에 동아시아 최고의 불경 텍스트인 팔만대장경을 디지털화했다. 이것을 디지털 포교에 활용하면 어떤 파급력을 보일지 누구도 예단할 수 없다.

디지털 선교의 가장 큰 힘은 거리와 공간을 초월한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디지털 선교는 먼 길을 걸어가 말로 말씀을 전하는 구전의 선교 활자 선교 라디오나 TV의 전파 선교와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교황이 기존의 방식으로 14억 명을 만난다고 가정하자. 엄청난 비용과 인원이 투입될 것이다. 그걸 유튜브 사이트 하나가 해낸다.

한인 종교계에서 디지털 선교가 가장 활발한 곳은 개신교로 보인다. 스마트폰이나 드로이드폰을 통해 선교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해 보급에 나서고 있다. 이런 노력은 교인의 수평이동이라는 교계의 오랜 고민을 풀어내는 해법이 될 수도 있다.

이레 전 한국에서 온 신부는 논산훈련소가 선교의 격전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말을 했다. 훈련소 만큼 젊은이들이 북적거리는 곳이 또 어디 있겠는가.

종교와 지역에 관계없이 디지털 세계는 21세기의 선교 격전장이다. 그 세계에는 수 백 수 천 개의 논산훈련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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