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Angeles

66.0°

2019.06.20(Thu)

[풍향계] '불경기 내성' 키워야 하는 이유

[LA중앙일보] 발행 2010/06/09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10/06/08 18:51

김동필/통합뉴스룸 에디터

구조적 문제 등으로 한인업체 타격 심해…기초체력 보강 필요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08년 하반기 이후 가주에 본점을 둔 한인은행 12곳중 2곳이 문을 닫았다. 전체의 16%나 되는 숫자다. 같은 기간 미국 은행권 전체의 현황은 어떨까.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8100여개 은행중 240여개가 폐쇄 조치됐다. 3% 가량 된다. '16%대 3%'라는 수치에서 볼 수 있듯이 한인은행의 폐쇄 비율이 훨씬 높다. 많은 무리가 있음에도 이렇게 비교해 보는 것은 간접적으로나마 한인 경제의 현주소를 들여다 보자는 의미다.

은행이 문을 닫는 것은 부실대출 증가가 가장 큰 원인이다. 누적된 부실은 자본금 잠식을 초래하고 자본금 비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감독국은 예금주 보호를 위해 제재에 나서게 된다.

한인 은행의 부실 증가는 은행의 경영 잘못도 있겠지만 한인 업계의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반영한다. 한인경제권의 '불경기 내성'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인 경제는 이민자 경제권이라는 특성상 유통과 서비스 업종의 비율이 높다. 가장 최근 자료인 2002년 경제센서스 결과를 보면 가주 내 한인 소유 사업체는 총 5만2300여개로 집계됐다. 이중 소매업종이 1만3000여개로 28% 도매업이 1만2300여개로 26%를 차지했다. 결국 유통업이 과반수가 넘는 54%로 주력 업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유통업은 경기 변화에 가장 민감한 업종 가운데 하나다. 한인 경제가 유난히 불경기의 타격을 크게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여기에다 한인들의 주요 투자분야인 부동산 가격 급락도 한 몫을 하고 있다.

하지만 '내성 부족'에는 구조적 요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잘못된 관행에 사로잡혀 스스로 기회를 잃어버린 측면도 있다. 한인 경제권은 이민이 크게 늘기 시작한 1980년대 부터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제 막 성년기를 맞고 있다. 그동안 잘 나가다 어느 순간 사라진 한인업체들도 상당수다. 이들 업체의 실패 이유는 다양하지만 비슷한 점들도 찾아 볼 수 있다. 높은 차입금 의존도에 무리한 투자 편법 경영 여기에 경영자의 독단과 비전 부족 등도 문제였다. 사업체가 일정 규모 이상 성장하면 '경영'이 필요하다. 뚝심과 열정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자주 지적되는 사항들이지만 반복되는 것이 안타깝다.

요즘 진짜 어렵다는 목소리가 많다. 사업을 하면서 이처럼 힘들기는 처음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경제전문가는 '더블딥'이니 '제 2의 금융위기'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어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는 불황과 호황의 사이클이 반복된다. 이를 감안하면 지금은 기초 체력을 다지며 버텨야 하는 시련의 기간이다. 일단 살아남아야 호황의 혜택도 볼 수 있다.

닛산 자동차의 부활을 이끈 것으로 유명한 카를로스 곤 회장은 지난해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경영대학원(MBA) 특강에서 "처음 닛산으로 발령 받았을 때 정신을 잃을 정도로 충격을 받았었다"고 고백했다. 그만큼 당시 닛산의 상황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큰 성공을 위해서는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가 말한 '포기해야 할 것'이란 쉽고 편한 길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수강생들에게 강조했다. "당신이 믿는 것을 연구하고 준비하면서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말아야 한다."

경쟁력은 위기일수록 빛을 발한다. 패배 위기의 팀을 구하는 것은 걸출한 스타 플레이어이고 파산 직전의 기업을 살리는 것도 뛰어난 경영인이다. 어려움을 견디며 내공을 쌓아뒀기에 가능한 일이다.

오늘의 핫이슈

PlusNews

포토 뉴스

전문가 칼럼전문가 전체보기

HelloKTown

핫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