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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고 라운드] 말 엉덩이의 위력

김성혜/작가·맥클린

사람이 가축으로 만들어 쓰는 동물 중 가장 인류역사에 가장 영향을 준 동물은 소와 말이 아닐까? 소는 농경 생활을 시작한 인류에게 특히 동양인에게 더 가까운 듯 싶고 말은 역시 좀 더 서구인에게 가깝지 않았나 싶다.

우리나라를 보더라도 6ㆍ25 때만 해도 농가에서는 소가 식구나 다름없이 함께 살았다. 반면에 서구는 아무래도 소보다는 말이 사람과 가깝지 않았을까? 우리가 사는 도시도 오래 전에 지은 집은 차고가 아니고 말과 마차를 넣었던 마고(?)가 있었다. 조지 워싱턴이 살았던 마운트 버논을 가 보면 가라지가 주루루 있는 것이 아니고 마고가 주루룩 하니 늘어서 있다.

미국 사람들은 우리보다 말과 확실히 더 가까운 것 같다. 이들이 쓰는 언어부터 그렇다. “말의 입에서 나온 소리다” 하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무슨 소린가 했는데 알고 보니까 ‘장본인이 한 분명한 소리’라는 의미였다. 또 걸핏하면 ‘말 엉덩이’(horse’s ass) 소리를 잘 한다. 그 말의 깊고 희한한 뜻은 나도 며칠 전에야 깨달았다. 친구가 퍼 보낸 메일을 통해서다.

기차가 달리는 두 철길의 간격은 4피트 8.5인치라고 한다. 그것을 미터법으로 찾아보니까 1미터 43.5센티다. 왜 하필이면 그 숫자를 전 인류가 쓰는 기차 선로의 간격으로 정했을까 하는 것을 생각해 보니까 나도 고개가 갸웃 해 진다. 4.5피트도 아니고 5피트도 아니고 4피트 8.5인치다. 미터법으로 해도 145센티도 아니고 140센티도 아닌 143.5센티라는 것이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다. 어찌 봐도 난해한 숫자다.



내가 전 세계를 다니며 선로의 넓이를 알아 본 바는 아니나 우리나라의 선로 역시 같은 너비일 것 같다. 얼마 전 프랑스의 떼제베를 들여와 우리나라에 이미 있던 선로와 연결을 시키는 것만 봐도 짐작이 간다.

그 선로의 너비가 바로 말 엉덩이에서 시작했다는 소리다.

산업혁명을 시작한 영국서 처음 만든 선로가 143.5센티 (4’ 8.5“)란다. 그 이유는 당시 선로를 만들 때 쓰였던 도구, 기구가 마차를 만들던 장인들의 것을 고대로 전수받아 시작한 때문이다. 마차 바퀴간의 넓이가 같아야지 서로 다르면 바퀴가 부러지거나 부서져 나간다고 한다. 특히 먼 길을 갈 때는 필수였던 모양이다. 이 넓이로 마차를 만들어 타고 다니기 시작한 것이 제정 로마였다. 로마가 마차로 당시 세계를 정복하면서 길을 만들어 냈고 거기에 맞춰 세계는 마차를 만들었고 거기서 철마의 넓이도 따라 생겨난 셈이다.

미국의 남북전쟁 당시 북군은 143.5센티의 선로를 썼는데 남군은 독자적으로 다른 넓이의 선로들을 세 가지나 만들어 쓰고 있었다고 한다. 역사학자 중에는 남군이 패한 이유를 거기서 찾는 이도 있다. 분초를 다투는 전시에 세 가지 다른 선로를 쓰면 선로가 바뀔 때마다 물자를 바꿔 실어야 할 것 아닌가! 결국은 북군이 이긴 후에 모든 선로는 143.5센티로 통일했다고 한다.

로마는 어쩌다 그 숫자를 쓰게 되었을까? 마차는 주로 말 두 마리가 끌었는데 두 말의 엉덩이가 들어가게 만든 것이 마차였다.

미국이 우주로 쏘아 올리는 셔틀의 부스터 역시 143.5란다. 부스터를 만드는 회사가 유타에 있는데 유타에서 우주선 발사하는 곳까지 기차로 운반하기 위함이다. 우주선을 올리는 데까지 말 엉덩이의 힘이 미치고 있다면 과연 위대한 힘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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