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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무더위 ‘싹~’

브루클린 라거의 본고장 브루클린 양조장을 가다

한여름 무더위는 꽁보리밥에 열무된장, 흰 거품이 흘러내리는 맥주를 떠올리게 한다. 보리밥은 주저해도 보리를 만든 맥주를 마다하는 이가 있을까?

폭염을 씻어갈 월드컵의 열기는 식어버렸지만, 옹기종기 모여 맥주 한잔 마시며 더위와 스트레스를 날려보내는 것도 생각해봄직 하다.

나른한 주말 오후 예술가들이 몰려 살고 있는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의 맥주 양조장 ‘브루클린 브류어리(Brooklyn Brewery)’는 맥주로 파티하는 젊은이들로 웅성거린다.

주니어즈 치즈케이크, 네이탄즈 핫도그와 함께 브르클린의 먹거리 3총사로 등극한 ‘맥주 천국’ 브루클린 브류어리를 간다.



맥주 동네 역사=1세기 전 브루클린의 수많은 이민자들 중 다수는 독일인들이었다. ‘세기의 명다리’ 브루클린 브리지를 건축한 존 오거스터스 로블링도 독일 이민자였다.

독일하면 맥주를 빼놓을 수 없다. 세인트루이스, 밀워키와 함께 독일 이민자들이 몰려있던 브루클린은 1800년대 맥주의 본산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0년 전 브루클린엔 100여개의 양조장이 있었다고 한다. 브루클린의 술집은 정치인에서 브루클린 브리지의 인부들까지 모여드는 시민들의 집합소였다.

그러나 고속도로가 깔리며 중서부에 대규모 맥주 양조장이 들어서고 TV 광고로 대대적인 홍보를 하면서 브루클린의 인디 양조장은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한다. 1976년 섀퍼와 리브만의 양조장을 끝으로 브루클린의 맥주 역사는 종말을 고하는 것처럼 보였다.

1980년대 브루클린 브류어리(이상 BB)를 시작한 이들은 브루클린의 기자와 은행원이었다.

1984년 AP통신의 중동 특파원이었던 스티브 힌디와 체이스와 합병된 케미컬뱅크의 대출 담당이었던 톰 포터가 직장을 때려 치우고 플랜 B로 시작한 것이 바로 맥주 양조장이었다.

힌디는 80년대 ‘세계의 화약고’ 중동에서 6년 간 특파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1981년 이집트의 사다트 대통령이 암살됐을 때 사다트 뒤에 앉았던 인물.

힌디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알콜이 금지된 나라에서 정치인들과 교류하며 가정집에서 몰래 맥주를 빚는 법을 배웠던 것.

1984년 브루클린 파크슬로프의 집에 돌아온 힌디는 아래층에 사는 이웃 톰 포터와 집에서 빚은 맥주를 마시며 야구 경기를 보곤 했다. 2년 후 이들이 결탁해서 시작한 것이 BB다. 당시 이들의 투자액은 각각 1만달러씩이었으며, 친구와 동료를 구슬려서 50만달러의 사업자금을 조성했다.

그들의 첫 맥주는 BB의 효자가 된 브루클린 라거(Brooklyn Lager)다. 독일계 4대 이민자 윌리엄 모엘러가 빚어낸 BL의 레서피는 브루클린에서 맥주를 제조했던 할아버지가 유서로 남겼던 것이다.

로고 디자인=BB에도 로고가 필요했다. 힌디와 포터는 ‘I ♥ NY’으로 유명한 거물 그래픽디자이너 밀턴 글레이저를 찾아갔다. 당시 이들의 로고 디자인 예산은 2만달러에 불과했다.

글레이저는 디자인료를 거절하는 대신 BB의 주(share)와 평생 맥주를 무료로 공급받는 조건으로 수락했다. 그것이 녹색 바탕에 흰색으로 B자가 요염하게 앉아있는 로고다. 아흔한살인 글레이저는 아직도 BB 맥주를 공짜로 즐기고 있다.

브류 마스터=식당에 대표와 요리사가, 와이너리에 소유주와 와인메이커가 따로 있듯이 양조장에도 대표와 브류마스터가 따로 있다. BB의 브류바스터는 가렛 올리버라는 이름의 명인이다.

1994년부터 BB의 브류마스터를 맡아온 올리버는 요식업계의 오스카상인 ‘제임스비어드재단상’ 와인앤스피릿 프로페셔널 부문 후보에 올랐던 인물이다.

2003년엔 ‘브류마스터의 식탁: 진짜 음식과 진짜 맥주를 발견하는 즐거움(The Brewmaster‘s Table: Discovering the Pleasures of Real Beer with Real Food)’을 출간했으며, ‘그레이트 아메리칸 비어 페스티벌’의 심사위원도 맡아왔다.

올리버가 BB에서 빚은 명품 맥주는 브루클리너 바이스, 브루클린 블랙 초컬릿 스타우트, 브루클린 이스트 인디아 페일 에일, 브루클린 페넌트 에일 ‘55 등등이다. 올리버는 자신의 맥주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한다. “우리는 대담하지만, 부드럽다”.

투어와 시음=양조장 구경도 하고, 시원한 맥주도 마시고. 가이드가 이끄는 무료 투어는 20분 미만이다. BB의 역사와 에피소드를 소개한 후 모두들 피크닉 테이블이 있는 생맥주홀(biergarten)으로 향한다.

애완견도, 가져가는 음식도 허용되며, 인근 피자집에서 배달까지 해준다. 윌리엄스버그 멋쟁이 젊은이들의 에너지가 엔돌핀을 돌게하는 그런 비어가르텐이다.

생맥주(브루클린 라거/브루클린 브라운 에일/이스트 인디아 페일 에일/페넌트 에일/브루클린 바이스 비어/브루클린 필스너/브루클린 다크 매터/브루클린 블래스트) 8종이 4달러, 신종 맥주(大)는 12달러. 20달러에 6개의 칩을 미리 사면 경제적이다.

브류어리는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만 오픈한다. 금(오후 6-11시, 해피아워) 토·일(정오-오후 6시). 투어는 오후 1·2·3·4시. Brewers Row, 79 North 11th St. Brooklyn, (718-486-7422). brooklynbrewery.com.

박숙희 기자 suki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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