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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인터넷 시대의 스트레스

이종호/논설위원

페이스북은 2004년 하버드대 기숙사에서 친구들 간의 대화와 정보교환으로부터 출발했다. 그 후 6년 만에 5억명의 회원을 확보한 유례없는 인맥 구축 사이트로 성장했다.

현재 페이스북의 시장가치는 200억 달러가 넘는다. 그 덕에 불과 26살인 창업주 마크 주커버그는 가장 젊은 나이에 유산이 아닌 자수성가로 억만장자가 되었다.

이제 페이스북은 트위터와 함께 소셜 미디어의 대표 주자로 떠올랐다. 소셜 미디어란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나누고 경험을 공유하는 온라인 툴을 말한다. 그것의 파급력은 이미 선거판이나 마케팅 시장에서 누차 입증이 됐다.

12살 아들 녀석도 요즘 저녁이면 어김없이 페이스북에 시간을 쏟아 붓고 있다. 사진을 올린다 메시지를 나눈다 열을 올리더니 얼마 전에는 4년 전 뉴욕 살 때의 친구와도 연결이 되었다며 자랑이다. 그렇게 사귄 친구가 교회.학교를 넘어 유명 연예인에 친구의 친구들까지 합쳐 400명에 이른다. 그래도 1000명이 넘는 친구를 가진 아이도 있다며 부러워한다.



페이스북의 위세가 거세다 보니 나같은 사람도 가끔씩 가입 권유 메일을 받는다. 아무 아무개가 당신을 친구로 초대했으니 응하겠느냐는 거다. 그 때마다 고민을 한다. "이걸 또 해? 말야?"

그러나 줄기찬 가입 권유에도 꿋꿋이 NO라고 대답하고 있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이미 알고 있는 친구도 다 못 챙기는데 그렇게까지 또 친구를 만들어야 하나 하는 것이 첫째다. 요즘은 시들해졌지만 페이스북과 비슷한 '싸이월드'에서 이미 몇 년을 놀아 본(?)탓에 그게 그거일 것이라는 선입견은 두번 째 이유다.

거기다 아날로그적 낭만과 여유와 평안을 더는 빼앗기고 싶지 않다는 반발심도 조금은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 해도 사실 찜찜은 하다. 이런 것을 외면하면 시대에 뒤처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일말의 불안감 때문이다. 트위터도 그렇고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 같은 새로운 IT제품 앞에서도 마찬가지다. 자고 나면 달라지고 자고 나면 또 새로 나오는 신기술 앞에서 대책없이 무력해지는 자신을 보며 때론 스트레스도 받는다.

그럴 때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 본다. '지금 온라인 세상이 죽어라 따라가지 않으면 안될 만큼 그렇게 중요하고 의미있는 변화일까? 소셜미디어라는 것도 실은 우리가 너무 과장되게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유명 작가이자 경영사상가인 말콤 글래드웰은 "페이스북에서 수천 명의 친구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관계가 사적 친구간 신뢰나 연대로 발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맞는 말이다. 구속과 자유가 동시에 존재하는 온라인에서 맺어진 관계는 끈끈하지만 느슨하고 진지하면서도 가볍다. 나 역시 블로그나 미니홈피를 통해 여러 사람을 만나지만 오프라인에서의 관계 만큼 의무감을 느끼지는 않는다.

온라인의 속성상 라이프 사이클이 유독 짧다는 것도 위안이 된다. 한 때 대한한국 국민의 절반이 가입했다는 싸이월드의 퇴락을 보면 안다. 밤잠을 설쳐가며 매달리던 블로그도 1~2년 하고나면 대부분 시들해 하지 않는가.

페이스북이든 트위터든 그것이 트렌드라면 좇아가고 즐기면 될 것이다. 그렇지만 유행이라고 누구나 따라 하는 것이 아니듯 이것도 싫으면 안 하면 된다. 온라인 세상이 행복을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것은 아니라고 믿는다면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이유는 더욱 없다 라고 마음을 추스른다.

아무리 컴퓨터 세상이 되었다지만 컴퓨터 없이도 얼마든지 잘 사는 사람은 의외로 많다.

미국엔 컴퓨터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기술무용(Tech No)'인 사람이 전체 국민의 30% 가까운 7000만명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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