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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 뉴스] '불로초 특공대' 필요한 한국

김석하/사회부문 부국장

중국의 진시황이 평생 집착했던 것은 불로초였다. 모든 것을 다 갖춘 황제로서 무병장수 불로장생 만큼 간절한 것은 없었다.

서복이라는 자가 왜국에 불로초가 있다고 고하였다. 황제는 금은보화와 소년소녀 3000명을 내주며 불로초 채취를 독촉했다. 서복은 준엄한 황제의 명을 받들었다. 수많은 신하들이 모여 황제의 특명을 받고 떠나는 '불로초 특공대'를 배웅했다.

그 장소가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다. 중국에서 유일하게 황제의 명호로 이름이 붙여진 도시. 한국에서 보면 서해를 가로질러 산둥반도 위쪽이다.

친황다오 시에는 '베이다이허' 구가 있다. 바다를 낀 휴양도시 베이다이허는 중국 여름 정치의 수도로 불린다. 1953년부터 중국의 지도자들은 매년 여름 이 곳에 모여 국가의 중대사를 결정해 왔다.



중국 현대사를 바꾼 마오쩌둥의 '대약진운동' '인민공사 설립' '대만령 진먼다오 포격' 등이 이곳에서 결정됐다. 1991년 옛 소련 해체 서막을 알린 쿠데타 발발 때는 베이다이허 회의가 비상지도부 회의 역할을 대신했다. 후진타오를 4세대 지도자로 확정한 것 또한 2002년 베이다이허 회의에서였다.

베이다이허 회의 참석자는 정치국원 등 당 중앙 간부 국무원 고위 간부와 각 성.시 지도자 중앙군사위원회 간부 전국인민대표대회 위원 등이다. 사실상 중국의 미래가 이 곳에서 논의된다고 볼 수 있다.

특이한 것은 베이다이허에 해외 우수 인력들이 초청된다는 것이다. 2001년부터 605명이 이 곳에서 화려한 피서를 즐겼다. 올해는 순수 외국 국적자 43명 등 70명이 초청됐다. 자부심을 높여주기 위해 가족 43명도 함께 초대됐다. 이들에게는 국가 지도자급이 묵는 둥얼루빈관이 숙소로 제공되고 전용 해변도 배정됐다. 감격한 우수 두뇌들은 "배운 지식과 기술을 국가 발전을 위해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중국을 늙지 않게 할 '불로초 특공대'가 2200년만에 출발지였던 베이다이허로 귀환하는 것이다. 지난 해에만 10만여 명의 해외 인재가 귀국했다. 이들에게는 일시보조금 100만 위안(약 1억7000만원)과 주택.의료.교육 등 12가지 혜택이 보장된다.

한국도 인재에 목이 타들어 가는 상황이다. 우수 인력은 갈수록 유출되고 해외 전문기술 인력은 들어오려고 해도 장막이 쳐져 있다. 복수국적을 허용한 것도 표면적으로는 재외동포 권익 향상이지만 사실은 해외 우수 인력 유치가 핵심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괜찮은 고급 인력은 국적을 불문하고 데려와 써야 한다"고까지 말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병역 문제가 걸려 있고 다른 나라의 국적을 갖고 있으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히 지배적이다. 시행 초기지만 복수국적 허용 효과는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해외 우수 인력이 '한국행'을 택할 조짐이 없다.

한국정부는 해외 우수 인력을 위한 중국의 '베이다이허 대접'에 주목해야 한다. 향후 10년간 전략적으로 필요로 하는 분야의 해외 우수 두뇌를 한국의 휴양도시에 초대해 정부 고위관료는 물론 각 기관 고위급 인사들과 허심탄회하고 실질적인 대화를 나눠야 한다. 더이상 국적 문제에서 맴돌지 말고 특단의 조치로 이들의 자발적 귀국 여건을 조성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늙지 않도록 이들을 '불로초 특공대'로 끌어안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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