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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부자들의 아름다운 '특권'

[LA중앙일보] 발행 2010/08/11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10/08/10 18:42

김완신/논설실장

사유재산의 사회 환원은 부유층의 책임이 아니라 그들만이 행사하는 권리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불경기를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지만 쉽게 말하면 '돈이 없거나 부족한 상태'를 뜻한다.

불황이 장기화되다 보니 곳곳에서 돈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돈이 화제로 떠오르기는 해도 '있다'보다는 '없다'가 '많다'보다는 '적다'가 대부분을 차지해 불황의 골을 실감하게 한다.

살아가면서 얼만큼 돈이 있어야 부자라고 할 수 있을까. CNN 머니가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부자로 인정받는 재산의 기준은 200만달러에서 1200만달러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다.

부자의 정의에 대한 개인들의 기준은 지극히 주관적이다. 적게 갖고도 부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많아도 부자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결국 생각하기에 따라 부자가 될 수도 있고 빈자가 될 수도 있는 것이 돈의 속성이다.

최근 미국의 억만장자 40명이 생전 또는 사후에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주축이 되어 출범한 '기빙 플레지(Giving Pledge)'는 이번 기부 약속에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오라클 공동 창업자 래리 엘리슨 CNN 창업자 테드 터너 영화 제작자 조지 루카스 등이 참여한다고 밝혔다.

일부 억만장자들이 시작한 기부 운동은 이제 전국으로 확산돼 부유층 재산의 사회환원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 운동의 참여자들은 재산을 사회에 기부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행복은 돈을 갖고 있는 것보다 더욱 크다며 앞으로 부자들을 대상으로 기부운동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불경에 '삼륜청정(三輪淸淨)'이라는 말이 나온다. 삼륜은 보시를 하는 자 보시를 받는 자 보시하는 물건을 뜻하며 이 3가지가 청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시를 하는 사람은 깨끗한 마음으로 베풀어야 하고 받는 사람도 정결한 마음으로 베풂에 고마워해야 하며 마지막으로 주고 받는 물건이 정당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주는 자에게는 어려운 사람들을 구제한다는 교만함이 있어서는 안되고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비굴함이 없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청정하게 보시를 하듯 부자들이 열심히 노력해 이룩한 부로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 모두가 함께 살아갈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세상은 없을 것이다.

흔히 부자가 천국에 가기는 어렵다고 하지만 빈자들은 지옥에서의 시간을 지금 겪고 있다. 주위의 가난과 어려움을 외면하고는 존경받는 부자가 될 수 없다. 가난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자들은 많이 가졌지만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이다.

부동산 재벌 엘리 브로드는 "재물의 축복을 받은 사람들은 이를 사회.국가.세계에 돌려주어야 한다. 이를 부자들의 '책임'이라고 말하지만 남을 돕는 것은 부자들의 '특권'이다"라고 말했다.

책임은 강제적인 의무의 영역이지만 특권은 자발적인 행사의 범주다. 책임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사회적으로 부여된 의무지만 특권은 능력있는 계층만이 행사할 수 있는 권리이다.

재산의 반을 흔쾌히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발표한 억만장자들은 이러한 특권을 가진 사람들이다.

특권이라는 단어는 부유한 소수만이 향유하는 권리여서 부정적인 인상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아름다운' 특권도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실천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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