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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통일은 가까이 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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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0/09/20 미주판 19면 기사입력 2010/09/20 10:59

최근 한국에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통일세를 검토할 때가 되었다고 말한다. 통일에 대비해서 세금을 거둘 때가 되었다는 말이다.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면 그 동안 요원하게만 여겨지던 통일이 어느새 아주 가까이에 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민족이라면 누구나 염원해 온 통일은 문자 그대로 분단되어있던 남과 북이 합쳐 하나의 국가를 이루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7세기 후반 신라가 당나라의 힘을 빌어 삼국을 통일한 이래 1200년 가까이 통일국가를 형성하며 살아왔다. 돌이켜 보면 언어, 풍습, 문화가 같은 우리 민족이 외부의 물리적인 힘에 의해 남북으로 갈라진 채 60년 넘게 자유왕래가 불가능한 상태로 살아왔다는 것은 지극히 부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남북 분단으로 발생한1000만 이산가족의 고통은 세계에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민족적 비극임에 틀림 없다.

조선 왕조 말 쇄국으로 나라의 문을 굳게 걸어 잠근 채 근대화와 국력신장에 소홀했던 조선은 국력이 쇠잔해져 우리보다 불과 30여년 먼저 서양의 신문물을 받아들여 근대화한 일본에게 국권을 침탈 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나라를 잃고 36년간 일본의 지배하에 살아온 한민족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군이 승리함으로써 1945년에 해방을 맞이하였다. 그러나 해방의 기쁨도 잠시, 북위 38도선을 경계로 남과 북에 미군과 소련군이 각각 진주함으로써 한반도에는 조국분단의 먹구름이 드리워지기 시작하였다.

자본주의 종주국인 미국과 공산주의 종주국인 소련이 한반도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한반도는 미소 냉전의 각축장이 되었으며 결국 남과 북에는 이념과 사상이 다른 두 개의 정부가 들어서게 되었다.

1950년 북한의 남침으로 한국전쟁이 발발함으로써 냉전은 열전으로 변하였다. 만일 개전 초에 압도적으로 우세하던 북한군이 남한을 완전 점령하였다면 한반도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에 의해 통일되었을 것이다. 또한 유엔군의 참전과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가 역전되어 국군과 유엔군이 압록강까지 진격했을 때 중공군의 참전이 없었더라면 한반도는 지금쯤 온전히 대한민국 땅이 되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팽팽하게 맞선 강대국간의 힘의 균형에 의해 전쟁은 3년여를 끌었으며 수백만의 사상자를 내고 1953년 휴전이 되었으나, 남과 북은 전쟁 전의 38도선과 비슷한 휴전선을 중심으로 다시 갈라서게 되었다. 그 후 60여년 간 분단상태는 더욱 고착화되었으며 그사이 수 없이 많은 이산가족들이 가족재회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한을 품고 세상을 떠나야 했다.

그 동안 평화통일에 대한 논의가 많이 있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이상에 지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신라의 삼국통일은 무력에 의한 것이었으며 베트남 통일 역시 무력통일이었다. 독일통일은 무력에 의한 것은 아니었으나 국력이 월등하게 우세한 서독이 동독을 흡수통일 한 것이었다.

현실적으로 분단된 국가가 힘의 균형을 이루고 있는 한 통일은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서로가 자국의 체제를 고수하려고 들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어느 한쪽의 힘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지든가 약해져야만 통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남과 북의 국력차가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벌어진 지금이야말로 어쩌면 남북통일을 이룩할 수 있는 기회인지도 모른다. 남과 북의 우리 민족이 슬기롭게 대처해서 이 절호의 기회를 살림으로써 한반도에 통일된 민주국가가 세워지기만을 바랄 뿐이다.

채수호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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