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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흔들리는 신용사회 2] 한인사회 신용불량자 넘친다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0/09/21 미주판 3면 기사입력 2010/09/21 10:51

'가짜 신용"을 만드는 사람들
처음부터 범행 의도 20명 중 15명
서부서 암약하다 동부로 무대 옮겨

‘소셜번호 필요하신 분’ ‘타주 운전면허 발급도 도와드립니다’ ‘다 쓴 카드나 리밋 남은 카드 추가로 현금 마련해 드립니다’

불과 몇 주 전까지 각종 언론사 생활안내 광고를 통해 쉽게 볼 수 있던 문구다. 재정난에 빠진 한인들에게는 솔깃할 수밖에 없는 내용들이다.

뉴저지 신용사기단 일당 40여 명이 체포돼 파문이 일파만파 번지자 하루에 10여 개까지 찾아볼 수 있던 관련 업체들의 광고가 일제히 종적을 감췄다.

이런 가운데 이같은 사기성 컨설팅 업체들이 중국계와 히스패닉계 사이에서도 퍼져 있지만 왜 하필 한인 업체만 집단 구속을 당했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사건 책임자인 폴 피시먼 연방검사가 “수 십 년 검사 생활 중 이처럼 거대한 사기집단은 처음 봤다”고 혀를 내둘렀을 정도로 조직적인 사기집단이 어떻게 한인사회에서 나왔느냐는 것이다.

한인사회에 그만큼 신용불량자가 많다고 보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풀이다.
연방검찰의 구속영장과 형사 전문 변호사들에 따르면 이들 업체를 찾은 고객들은 크게 ▶의도적 사기범 ▶합법신분자 중 운전면허 정지자 ▶신분증명이 필요한 불법체류자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처음부터 범행 의도=체포자 40여 명 중 이 회사의 의뢰인으로 수갑을 찬 한인은 20여 명. 가짜 크레딧카드를 만드는 등 의도적으로 접근한 의뢰인은 15명이나 된다. 이들은 대부분 영주권·시민권자로 운전면허 정지 등을 이유로 이들을 찾았다.
뉴저지 테너플라이에서 일가족을 살해, 수감 중인 최강혁이 전형적인 경우다. 수사 자료에 따르면 최강혁은 중국인 이름의 소셜시큐리티번호를 3개나 가지고 있었다. 이를 이용해 무려 수 십 개에 달하는 크레딧카드를 만들고, 10만 달러 이상을 빼돌렸다. 그는 체포 당시 27개의 크레딧카드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 가운데 일부는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의뢰인으로 시작해 이들의 사기 행각을 도왔던 피의자도 있다. 서모씨는 불법 소셜번호를 발급받아 카드 사기 행각을 벌였을 뿐 아니라, 자신이 운영하는 룸살롱을 통해 박상현 일당의 카드깡 등을 도왔다.

◇신분이 필요했을 뿐인데…=이번에 체포된 피의자들의 체류 신분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맡은 변호사들에 따르면 불체자들이 5~6명 정도. 이들은 사기단으로부터 중국인 소셜번호를 구한 뒤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았다. 하지만 다른 피의자와는 다르게 가짜 소셜번호로 운전면허증만 만들었다.

특히 박모씨는 불체자로 추방명령을 받은 상태였지만 아들이 몰래 자신의 사진 등을 이용해 크레딧카드를 만들었던 경우. 일을 저지른 박씨의 아들 권모씨는 도주했다. 이들 불체자들은 재판 과정을 거친 뒤 추방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LA에서 왔습니다=박상현 일당의 사기 행각은 이전부터 캘리포니아 등에서는 만연돼 왔다는 게 업계와 변호사들의 일관된 진술이다. 실제 이번에 체포된 박씨 일당이 차렸던 ‘탑 컨설팅’의 경우, 등록 주소가 아예 캘리포니아로 돼 있었다. 광고를 내기 위해 모 언론사를 찾았던 이들은 노골적으로 “LA에서 며칠 전에 왔다. 우린 사기꾼이 아니다”라고 강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민 변호사는 “이미 4~5년 전에는 LA 등 한인밀집지역에서 비슷한 업체들이 활개쳤었다”며 “사법당국에 쫓기는 사기꾼들이 동부로 넘어왔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이종행 기자 kyjh69@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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