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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휴가로 나흘간 문을 닫습니다'

모니카 류/방사선과 암전문의

지난주 수요일은 잠깐 LA 집에 다니러 온 조카들과 우리 아이들이 만나기로 한 날이었다. 우리 늙은 세대(?)도 합세하려고 보니 아이들이 사는 아파트가 비좁아 우리 집을 모임 장소로 제공하기로 하고 저녁식사까지 준비해 주기로 했다.

그러나 달포 전 약속했던 시간이 다가오자 영 기분이 나지 않았다.'바람'이라는 이름을 가진 17살 된 고양이 녀석이 숨을 다했기 때문이다.

결국 음식은 집에서 만들지 말고 대신 음식점에서 시켜 오기로 하고 급하게 주문해도 짜증을 내지 않는 단골집에 부탁을 했다.

주방장이자 주인인 중동계 아저씨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내가 가져갈 음식 마무리를 하면서 자기 생일이 지난 주였다고 말해줬다. 그는 주방에서 함께 일하는 아내가 생일 선물로 멕시코행 여행권을 사 주었다며 얼굴 가득 행복한 모습이었다. 나흘간 아내와 같이 여행하는 동안엔 가게 문에 '여행 중입니다'라고 써 붙일 것이라고 한다.



집으로 돌아오며 휴가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얼마나 많은 자영업자들이 가게를 닫고 휴가를 갈 수 있을까? 한국에서 이민 온 한인들에게도 가능한 이야기인가?

미국의 몬다이얼 조사에 의하면 미국인 39%가 지난 2년 동안 또 17%가 지난 1년간 휴가를 가지 못했다고 한다. 통틀어 58%가 최근 1~2년 사이에 휴가를 못간 셈이다. 여기서 휴가의 정의는 적어도 일주일 이상 집에서 100마일 이상 떨어진 곳으로 다녀 온 경우를 말한다.

1950년 조사에 따르면 성인 2명 아이 2명의 한 가족이 휴가를 보낼 때 음식값과 숙박비로 하루에 13달러를 썼는데 2007년 통계는 260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1950년대 한 가구의 1년 평균 수입이 3000달러였고 2005년에는 4만6000달러로 늘었다. 수입이 15배 오른 것에 비해 여행비는 20배나 상승한 것이다.

선진국 중에 유럽의 몇몇 국가를 제외하면 고용주가 고용인들에게 유급 휴가를 제공해야 하는 법적인 의무는 없다고 한다. 큰 기업들은 회사법을 만들어 유급 휴가를 제공하지만 그것도 지위와 학력에 따라 차별적인 방식으로 주어진다. 프랑스는 1년에 평균 유급 휴가가 38일이고 독일은 27일 미국은 17일이다.

플로리다주의 민주당 그레이손 상원의원을 중심으로 종업원 100명 이상인 회사는 고용주가 1년에 일주일의 유급휴가를 줄 것을 의무화하는 안건을 제안했지만 반대가 심해서 성공하지 못했다.

유급이든 무급이든 우리는 쉬어야 한다. 매일 7시간을 자야 하는 것처럼 틈틈히 쉬어 주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다.

일하는 시간을 쪼개어 몸과 마음과 정신을 쉬게 해 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정신의 재충전 마음의 정화 에너지의 보충 등을 통해 앞으로 살아가야 할 시간을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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