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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주의산만증 아이와 부모의 역할

수잔 정/소아정신과 전문의

지난 10여년 간 교회 사무실을 이용하여 '라이프 케어 센터'라는 염가의 정신과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나를 비롯한 전문인들은 여기서 모두 무보수로 봉사한다.

 과거 나는 미 육군 군의관으로 용산에 있는 121 후송 병원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다. 지금 라이프 케어 센터에서 하고 있는 일은 그 당시 환자를 본 후에 전방으로 되돌려 보낼지 미 본토로 후송시킬지 아니면 약물 치료와 상담을 하며 잠시 입원을 시킬 것인지 판정하던 것과 비슷하다.

 라이프 케어 센터를 찾는 아이들 중에는 주의산만증 및 행동항진증 (ADHD)이 많다.

만약 그들이 초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고 성인이 될 경우 우울증이나 음주 및 마약 중독 반사회적 인격 장애 불안 및 공황 증세 가정 폭력 등의 합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많다.



 ADHD는 대개 우울이나 불안 증상만 치료하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주의산만증이 계속되면 직장 문제 학력 낙오 친구 관계 특히 자신에 대한 열등감으로 심한 고통을 받는다.

  지금은 이 질환이 7세 이전 시기에 아니면 태어나서부터 시작하여 일생을 통해 나타나는 만성질병으로 대뇌 전두엽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이나 노어 에피네프린에 이상이 있는 두뇌의 병으로 확인이 되었다.

 좋아하는 컴퓨터 게임이나 TV시청 때에는 도파민 분비가 왕성해지기 때문에 몇 시간이고 문제없이 앉아있지만 지루한 공부 시간이나 1대1이 아닌 경우에는 집중을 못하고 엉뚱한 실수를 하거나 공상에 빠져버리는 경우가 대표적인 증세다.

 또 시험지 답안은 다 맞았는데 깜박하고 이름을 쓰지 않는다거나 문제를 대충 읽어 아는 것도 틀리는 경우도 여기에 해당한다.

대화 도중 집중을 못해 상대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똑같은 설명을 반복해서 들어야 한다거나 상대방이 이야기 하는 도중 불쑥 자기 말을 꺼내 대화의 맥을 끊어 놓는 것도 마찬가지다.

 ADHD 환자들의 IQ는 일반 학생들과 비슷하지만 아주 머리가 비상하거나 중간 아니면 70~80 이하의 낮은 지능도 있다. 그러니 " 우리 아이는 우등생이니 ADHD일리가 없다"는 말은 틀린 말이다.

 정신과의 다른 질병들 처럼 ADHD 치료도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그리고 가능하면 영적인 면까지도 고려해 다뤄져야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연구되어 왔고 결과가 증명된 분야가 약물 치료이다.

 만일 진단이 확실하고 집안에 가족력이 있는 경우라면 우수한 약품들을 사용해 보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고 내버려 두기에는 아이들에게 닥칠 합병증이 너무 무섭다.

 '나도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느끼며 아이가 자긍심을 가지게 하려면 우선 두뇌의 화학물질이 균형을 이루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덮어놓고 겁만 내는 그래서 치료의 시기를 놓치는 전근대적 부모는 마치 당뇨병을 갖고 태어난 아이에게 인슐린 치료를 거부하여 합병증으로 눈을 멀게하는 부모와 다를 것이 없다.

아이를 위한 부모의 공부와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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