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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캘리포니아 정가에 부는 '여풍'

김완신/논설 실장

캘리포니아주 정가에 정보기술(IT) 업계 두 여걸의 돌풍이 거세다. 내달 실시되는 가주 주지사 및 연방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두명의 공화당 여성 후보가 치열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주지사 선거에는 민주당의 제리 브라운 후보에 맞서 멕 휘트먼 전 이베이 최고경영자가 경합을 벌이고 가주 연방상원의원 선거에는 3선의 바버러 박서 민주당 후보의 아성에 칼리 피오리나 전 휼렛패커트(HP) 최고경영자가 도전한다.

 가주 주지사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여성이 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피오리나와 박서는 상원의원 선거에서 격돌해 여성들간의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멕 휘트먼과 칼리 피오리나는 공통점이 많다. 1998년 이베이에 들어간 휘트먼은 연매출 400만달러에 불과한 작은 회사를 10년만에 연매출 80억달러의 대형회사로 성장시켰다. 정치 입문은 2008년 존 매케인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캠프에 합류하면서 시작됐다.



 주지사 선거에서 맞붙게 될 제리 브라운 후보에 비해 정치 경력은 일천하지만 이베이 성공신화와 막대한 선거자금 지출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기준으로 1억1900만달러의 사재를 쏟아부었는데 이는 블룸버그 뉴욕 시장이 지난해 3선 도전에 사용했던 1억1000만달러를 넘는 역대 최대 선거 자금이다.

 상원의원에 도전하는 칼리 피오리나 역시 정보기술 업계에서는 신화적인 여성이다. 남성들의 아성처럼 여겨졌던 실리콘 밸리에 진출해 HP사의 최고경영자에 올랐다. 대형 컴퓨터 업계의 최초 여성 회장이면서 HP의 100여년 역사를 통해 외부에서 처음 발탁된 CEO다. '실리콘 밸리의 여제'라는 명성을 얻었던 그녀는 HP를 세계 굴지의 IT업계로 성장시키는데 주역을 맡았다. 정계진출은 휘트먼과 마찬가지로 2008년 매케인 캠프의 경제자문역으로 출발했다.

 현재 휘트먼과 피오리나는 각각 상대후보에 비해 열세다. 지난달 여론 조사에서 휘트먼은 지지율 44%로 제리 브라운의 49%에 뒤졌고 피오리나는 41%의 지지율로 박서의 49%에 못 미치고 있다. 그러나 정치전문가들은 공화당 후보 경선에서 두 여성의 돌풍이 거셌던 만큼 남은 기간동안 역전의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특히 장기간 불황이 계속되다 보니 경제분야에서 보여준 두 여성의 성과는 최대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휘트먼의 경우 전체 지지율에서는 제리 브라운에 5%포인트 뒤지지만 경제문제 해결 능력을 묻는 질문에서는 46%대 36%로 브라운을 크게 앞서고 있다.

또한 피오리나도 '당선되면 경기회복에 힘을 쏟겠다'며 경제분야의 전문성을 유권자들에게 부각시키고 있다.

 가주 정가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휘트먼과 피오리나는 강점과 단점을 동시에 갖고 있다. 경제계에서의 탁월한 능력은 불황기를 이끌 정치인으로서 최고 '무기'가 될 수 있지만 짧은 정치경력은 그들을 정계의 주변인으로 머물게 할 수도 있다.

 유권자들은 이들이 여성후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여전히 남성중심의 정치계에서 '여성'이라는 신분은 강점이 되기도 하고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여성으로서 정보기술업계에서 이룬 신화가 주청사와 연방의사당으로 가는 화려한 통로를 열어줄지 아니면 정치의 높은 벽을 실감하는 일회성 정치 이벤트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지금은 유권자의 표심에 달려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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