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기상이변…적대감 품기보다 대자연 이해 해야

기상 캐스터 날씨 예보 '호전적'…전투용어로 시청자에 대비 촉구
지구 온난화·폭염·한파 등 극단적 기상 현상 인간이 초래

잦은 기상이변으로 사람들의 신경이 날카로워진 것일까. 미국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홍수 가뭄 더위 한파 등이 잦아진 가운데 사람들이 날씨를 호전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전국공영방송(NPR)이 최근 보도했다.

'살인적인 서리' '치명적인 바람' '불길한 구름' '공세적인 토네이도' 등 마치 적군을 대하듯 기상 현상을 묘사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또 그런가 하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폭풍우로 인한 위협을 테러 위협처럼 취급하고 무더위를 '나쁜 짓'처럼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폭우나 폭설 혹은 열파로 인해 고통을 당한 사람 입장에서는 이런 극단적인 기상 현상들이 저주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기상 재해를 입지 않은 보통 사람들에게 바람과 태양은 그 자체로 사악한 존재일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디어의 기상 캐스터들은 전쟁 중계하듯 기상 현상을 설명하고 일반인들도 점차 거부감 없이 이를 받아들인다.



기상 캐스터들이 날씨를 적처럼 묘사하는 예는 셀 수도 없이 많다. TV 날씨 채널의 한 기상 전문가는 최근 예보에서 "소용돌이 바람이 오하이오 밸리를 관통하고 있으며… 피츠버그로까지 침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매사추세츠 주 환경당국은 최근 내놓은 보도자료에서 "2010년 봄의 파괴적인 봄철 홍수와 같은 극단적인 날씨가 시민들의 안전에 심각한 문제를 불러오고 있다"고 묘사했다.

기상예보 전문회사인 애큐웨더의 한 기상 캐스터는 "동해안 지역에 지난해와 같은 괴물 눈 폭풍은 없을 것 같지만 전국적으로 많은 지역이 2010~11년 시즌 '겨울철 전투 지역'에 포함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기상 캐스터들이 이처럼 과장되게 날씨를 전달하는 것은 사람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의도에서 대개는 비롯된다. 하지만 하이디 컬렌 같은 기상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최근 급격하게 변한 날씨 자체에서 문제를 찾는다. "사람들이 나쁜 날씨를 적대적으로 대할 만큼 극단적인 기상 현상들이 최근 들어 자주 나타나고 있다"는 게 컬렌의 설명이다. 많은 기상 전문가들은 십 수년 전부터 지구온난화가 진행될 경우 날씨가 미친 것처럼 극단적으로 널을 뛰는 현상 또한 뚜렷해질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한쪽에서 예년보다 훨씬 강한 한파가 몰려오면 다른 쪽에서 더 위력이 커진 열파가 몰려오는 식으로 날씨 패턴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마찬가지로 최악의 가뭄이 발생하는가 하면 최악의 홍수가 생기는 것도 이 같은 지구 온난화의 결과라는 설명이다. 컬렌은 날씨를 적대적으로 대하기에 앞서 인간들이 오늘날과 같은 기상 이변을 초래한 장본인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람들이 지구 온난화를 초래했기 때문에 재앙과 같은 기상 현상들이 빈발하고 있다는 점을 깨닫고 이에 대비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모든 기상 전문가가 컬렌의 생각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플로리다 탬파 베이의 한 뉴스채널에서 기상 캐스터로 일하는 마이크 클레이는 지구온난화에 의구심을 품고 있는 전문가 중 한 사람이다.

하지만 클레이 또한 최근 빈발하는 극단적인 기상 현상들을 설명하면서 전투용어를 써가며 시청자들에게 대비를 촉구한다는 점에서는 다른 기상 전문가들과 큰 차이가 없다.

그는 최근 자사의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사악한 날씨가 예상될 때 시민들은 D.U.C.K을 꼭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D.U.C.K은 지난 50년대 핵전쟁의 위험에 대비하면서 나온 말로 아래 층(Downstairs) 은폐물 밑(Under covers) 머리 보호(Cover your head) 창문에 멀리 떨어지기(Keep away from windows) 등 비상시 행동 요령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많은 과학자들은 최근의 악기상 현상에 대해 막연히 적대감을 품기보다는 대자연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한다.

날씨는 자연 현상의 일부분이며 바람이나 비 햇빛 등은 인간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창엽 객원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