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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현실의 타블로·가상의 타블로

[LA중앙일보] 발행 2010/10/11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10/10/10 15:49

가십에서 시작된 사건, 이제는 쑥덕공론 접고 그의 노래로 판단하자

'타블로'를 검색해 봤다. 검색어를 넣고 클릭을 한 번 하자 사진과 생년월일 키 가족의 이름과 직업 학력이 모두 나왔다. 간단한 서핑으로도 아이가 생후 3개월이라는 댓글이 보였다.

'타블로' 사건이 끝이 없다. 사건은 인터넷 카페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가 '타블로가 정말 스탠포드 대학을 졸업했는지 본인이 진실을 밝혀라'라고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스탠포드 측이 졸업 사실을 확인해도 '타진요'에는 이에 반박하는 의혹이 끝없이 올라왔다. 이런 의혹은 하나 둘 모여 타블로를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의혹에 따르면 타블로 인생의 한 부분인 스탠포드 재학 기간은 하나의 거대한 사기다. 여기에는 타블로가 교통사고로 죽은 사람의 인생을 자신의 것으로 둔갑시켰다는 것도 있다.

가족의 경력과 학력도 거짓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리하여 세상에는 두 명의 타블로가 있게 됐다. 타블로의 타블로가 있고 '타진요'의 타블로가 있다. 하나는 현실의 타블로이고 하나는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의 타블로다.

경찰이 타블로의 스탠포드 졸업 사실을 공식 확인한 뒤 이번엔 '타진요' 운영자가 벗겨지기 시작했다. 운영자는 가상공간에서 닉네임 '왓비컴즈'였으나 이제 실명과 미국 시민권자인 한인이라는 신원 거주지 가족관계 등의 정보가 공개되고 있다. 주민등록번호가 없어 다른 사람의 아이디를 사용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영화 '매트릭스'에는 가상공간에서 격투를 벌이는 등장인물이 실제로 피를 흘리는 장면이 나온다. 사건이 터지고 타블로의 가족에게 협박 전화가 오고 직접 찾아와 한국을 떠나라고 말하는 이들까지 있었다고 한다. 타블로가 실질적인 위협을 느낀 것처럼 '타진요' 운영자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돼 체포될 상황에 몰렸다.

타블로 사건은 마녀사냥과는 성격이 달라 보인다. 마녀사냥은 기성 권력이 자신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공포를 심는 폭압이었다. 타블로 사건은 이미 권력을 가진 집단의 행동은 아니다.

타블로 사건은 가십으로 시작됐다. 연예인은 가장 좋은 가십의 대상이다. 가십을 좋아하는 이들은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다. 타블로에 대해 인터넷에 글을 올리거나 그 글을 읽는 사람들도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일 것이다. 일상 속에서 삼삼오오 모여 잠시 누군가의 뒷얘기를 하며 숙덕거리다 다시 자신의 생활로 돌아가는 우리들일 것이다.

인터넷은 그 특성상 가십의 강도를 높이는 듯하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으니 원하는 시간에 모일 수 있고 모이는 사람들의 숫자도 제한이 없으니 더 오래 더 많이 더 재미있게 쑥덕거릴 수 있다고 할까.

또 하나 인터넷속엔 현실 속의 정부도 검찰도 경찰도 없으니 제약을 덜 느끼고 남 의식도 덜하고 그러다 보니 좀 더 세게 얘기하고.

더구나 사람들은 연예인에 대해 어느 정도 아는 게 있어서 저마다 할 말이 있는 편이다. 그게 모두 합해져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튀거나 상승효과를 만들 수 있다.

요즘 연예인은 흔히 공인으로 통한다. 만약 타블로를 한 마디로 소개한다면 '가수'가 아닐까. '스탠포드를 졸업한'은 그 다음일 것이다. 가수가 공인이라면 공인 타블로는 가수다. 노래를 표절한 것과는 다른 이야기다.

그의 사생활을 쑥덕거렸다면 이 정도에서 타블로가 노래를 하게 했으면 좋겠다. 그 노래가 좋은 사람은 듣고 싫은 사람은 안 듣는 이전의 상태로. 그렇게 끝나야 '재미있는 가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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