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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양과 함께하는 대입전략 어드바이스] 사립학교 토론식 수업 적응 어려워

 ▶ 케이스

 준영이의 부모는 원하는 한국의 상위계열 대학들에 진학하기에 어려울 것을 감지한다. 한국의 다변화된 대학입시의 그 어느 전형에서도 유리한 구석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특별이 시험에 강하지도 않았고 입시지옥에서 준영이를 힘들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사업을 하는 아버지는 준영이의 교육을 위해 사업체의 지사를 새 법인으로 미국에 설립하고 준영이를 미국에 데려와 사립학교에 넣었다. 자연히 어머니도 함께 이주하여 기러기가족이 되었다. 대학진학에 대한 스트레스로 전혀 행복하지 않았던 준영은 새로운 돌파구에 희망을 걸게 되었다. 작은 사립학교지만 매년 여러명이 아이비리그에 진학하고 대부분의 학생이 미국의 명문대학으로 진학하고 있는 학교의 일원이 된다는 것이 바로 그 것이었다.

 ▶ 평가



 9학년때 준영이는 이 학교에서 열심히 그리고 행복하게 공부를 하면서 그런대로 좋은 성적을 받았다. 하루 종일 학교생활 후 방과후에는 학원들을 순례하며 살던 준영이에게 미국의 9학년은 누워 떡먹기처럼 쉽게 느껴졌다. 단지 6교시 뿐이고 수학 과학 등은 영어가 문제였지 내용은 다 아는 것이었다.

시험도 자주 있는 것이 아니었고 숙제도 영어의 도움만 있으면 금방 끝내버릴 수 있었다. 조금 어렵다 싶으면 가정교사를 붙여 도움을 받았다. 자연히 숙제는 좋은 성적을 받게 되었다. 시험준비가 문제였으나 한국에서의 시험때와는 비교되지 않았다. 학교에서 필수로 시키는 체육과 성경공부도 그런대로 성적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10학년이 되면서 성적받기가 수월치 않아졌다. 점차로 과목들이 어려워지면서 영어의 중요도가 높아져만 갔다. 선생님에 따라서는 영어의 부족을 들어 성적을 한단계 낮추어 주기도 하였고 특히 영어 사회과목에서는 노력에 비해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기 시작했다. 문제는 준영이에게 익숙한 한국에서 공부하던 방식이 잘 말을 듣지 않는 것이었다.

 작문숙제와 역사과목의 에세이식 답안작성에 애를 먹었다. 외워서 답하는 것은 잘 하는데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부분은 도저히 잘 되지를 않았다. 게다가 좀처럼 준영이가 해내기 어려웠던 부분은 이 학교에서 중요시 하는 수업방식이었다.

교사가 주로 강의(lecture)하고 주입식으로 정보전달에 중점을 두는 한국식 수업방식에 익숙했던 준영이는 교과서의 내용 뿐만 아니라 관련 참고자료(reference)도 스스로 읽어가야만 이해할 수 있는 강의 내용과 이에 대해 학생들이 토론하는 수업방식이 피를 말리는 것 같았다.

 어렵게 듣고 말하기가 익숙해 지면서 영어를 좀 하는 줄 알았지만 많이 읽어 내용을 파악한(critical reading) 후 자기 의견을 만들어 말하거나 조리있게 써내려가는 쪽은 많이 부족하였다. 10학년들어 성적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힘이 들었다.
 
적극적 수업태도 서서히 익숙
소규모 인문대서 법조인 꿈키워


■이렇게 조언했습니다 

 준영이와 대화를 해보고 Writing sample들을 살펴보고 부모와 상담을 나누면서 준영이가 상당히 부모의존적이며 자기의견을 내어놓지 않는 모습을 보았다. 전반적인 사고패턴이 수동적이었고 자신의 진로에 대한 의견에도 부모의 의견을 복사한 듯한 말을 할 뿐이었다.

학교성적관리에 있어서도 어머니의 철저한 주도에 이끌려 가고 있었는 데 정작 학교에 다니는 사람은 준영이었지만 시험이 언제인지 어떻게 준비할 것 인지 숙제는 Due Date가 언제인지 오늘은 어떤 tutor가 뭘 도와줄 지 등도 모두 어머니가 결정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준영이는 자기 생각없이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책임있게 노력하는 어머니의 노고가 잘 작동하고 있었다. 영문과 출신의 어머니의 조직적인 사고와 영어실력이 준영이를 지탱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어머니의 영어실력이 10학년 11학년 12학년까지 준영이를 도와줄 수는 없을 것이고 더더우기 이런 의존적인 학습태도로는 준영이가 고교생활을 제대로 이행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성공적인 대학진학이 어려울 것이 자명해 보였다.

 어머니나 준영이가 목표로 하는 일류대학진학은 더더욱 불가능할 것이다. 준영이와 어머니와 깊은 대화를 통해 학습습관을 대대적으로 변경할 것을 처방하였다. 가능한 모든 학업중의 결정을 준영이가 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어머니의 역할을 준영이에게 넘기고 도움이 필요한 경우 무슨 도움이 필요한 지를 준영이가 찾아내고 직접 요구할 수 있도록 전권을 주었다. 그 동안 숙제도움이나 시험준비를 가정교사 주도로 하던 것을 준영이 주도로 바꾸도록 하였다.

 특히 많은 읽기도 가정교사가 주로 읽어 정리(summary)해 주던 것을 어렵더라도 준영이가 읽어내고 스스로 summary하는 훈련을 시킬 수 있도록 가정교사를 지도하였다. 9학년부터 방향없이 이것 저것 하던 스포츠와 봉사활동들도 일단 중단하도록 하였다.

▶결과

초반에 준영이와 어머니가 이런 과정에 매우 어려워하였으나 차차 준영이가 스스로 공부하는 것에 익숙해져 가면서 놀라운 변화가 생겼다. 가장 큰 변화는 의존적이던 준영이가 자신감을 획득하게 되었고 10학년 둘째 학기에는 비록 과목별 성적에 있어서는 첫학기와 비슷한 성적을 받았지만 스스로 공부하고 얻은 자신의 올바른 성적이라는 것에 크게 고무되게 된 것이다. 수업참여도 많이 발전하였고 교우관계도 매우 좋아졌다.

 10학년을 마치고 비로소 법학을 전공하여 변호사가 되겠다는 준영이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진지하고 현실적인 2개년 계획을 세울 수 있게되었다. 원하는 대학들은 크고 유명한 일류대학들이었으나 현실적으로 합격할 수 있고 준영이의 성향에 맞추어 법대(law school)합격을 도와줄 수 있는 작은 리버럴 아츠 대학들을 목표로 학과목과 성적목표들을 세웠다.

 학교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클럽활동들과 스포츠를 결정하였다. 11학년에는 성적도 우수하게 받을 수 있었고 12학년 여름에는 명문대학교의 여름학기에도 참여하여 좋은 성적을 받는 등 대학에서의 성공에도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대학지원시에는 2년전의 모습과는 전혀 달라진 안정된 대학준비생의 모습으로 훌륭한 지원서패캐지를 준비하게 되었고 40위 안에 드는 인문대학들에 지원하여 무난히 여러대학으로 합격하였다. 만들어지기 보다는 스스로 능력을 쌓아 막연한 목표가 아닌 현실적인 목표를 추구하여 성공한 케이스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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