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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미국 드라마 속의 한국 왜곡

[LA중앙일보] 발행 2010/10/25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10/10/24 17:34

안유회/문화부 에디터

엉터리 묘사 여전한 이유는
한국 정보 잘 모르기 때문
홍보 사이트 만들면 어떨지


"미국 드라마에서 그려진 한국의 모습이 너무 왜곡돼 있다."

홍정욱 의원이 지난 21일 한국 국회의 외교통상부 국정감사에서 한 말이다. 예로 든 것이 '로스트'(Lost)와 '24' 'CSI' 등이다. '로스트'는 한강을 개천 수준으로 묘사하고 '24'에선 가혹한 고문 장면이 등장하며 'CSI'는 한인타운 장면에서 배경음악으로 노동당에 충성을 바친다는 북한 가요를 사용했다 이런 주장이다.

미국에서만 1000만 명 이상 전세계에서 1억 명 넘게 시청하는 드라마에서 한국이 이런 식으로 묘사되면 국가 이미지가 어떻게 되겠느냐는 주장일 것이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많은 돈과 사람을 투입해 공들여 국가를 홍보해도 한 번에 전세계 1억 명이 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미국 드라마 에피소드 하나면 '공든 홍보'가 한 번에 무너질 수 있다.

국감에서 한국의 국가 이미지가 다루어지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한국 이미지는 한인들의 이미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아예 정부에서 '한국 왜곡'을 사전에 막을 수 있도록 인터넷에 한국 관련 데이터 베이스를 만드는 것이 어떨까. 영어로 최신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어디에 가면 한국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 몰라서 정보가 없어서 사실과 다른 묘사를 하는 일은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할리우드가 어떤 의도를 갖고 한국을 사실과 다르게 묘사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드라마나 영화를 만드는 현실 때문일 것이다. 국감에서 거론된 개천 같은 한강 부분은 '로스트' 촬영지가 하와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될 것이다. 한강 장면을 찍으려고 한국까지 간다는 건 비현실적이다.

또 미국의 대중문화에서 한국이 존재감을 갖기 시작한 것이 최근이라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 한국은 중국이나 일본처럼 아시아 전체에서 분리된 독자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국가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독자적으로 알려지지 않으면 정교하게 묘사되지 않는다. 한국을 한국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로 뭉뚱거려 보는 것이다. 007 시리즈에서 배경은 한국인데 동남아 사찰이 등장하고 '로스트'에서 한국 어부가 베트남 전통모자를 쓴 것도 이 때문이다.

무신경한 부분도 분명 있다. 하지만 정보가 부족해 몰라서 못 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제작 과정에서 혹은 촬영장에서 한국 어부가 60년대에 어떤 모자를 썼는지 모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아시아적' 모자를 씌울 것이다. 가장 일반적인 인상을 반영하는 것이 대중문화의 관습이니까. 또 어떤 모자를 쓰는 지 알았더라도 구할 수 있는 게 베트남 모자면 그걸 택할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 제작진은 누구나 완성도를 높이고 싶어한다. 한국 관련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면 최소한 몰라서 못하는 것은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사이트에 문의 코너를 두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미국 대중문화에서 한국은 최근 존재감을 얻기 시작했다. '로스트'에서 '한강대교' 글씨는 우리가 쓰는 글꼴 그대로였다. 예전엔 유치원생보다 못 쓴 한글도 등장했다. 또 '로스트'에 이어 '언더커버스'(Undercovers)에서도 한국어 대사가 등장했다. 이들 드라마를 통해 한국이 독자적인 언어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미국인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한국 묘사는 분명 나아지고 있다. 정확한 정보를 줄 수 있다면 더 나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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