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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 자주 할수록…피부에 나쁘다?

건조화로 습집 유발 가능성 높아져
"세균 침투 방지 위해 필수" 반론도

"왜 머리를 자주 감아야 하지?" "매일하는 샤워는 또 어떻고?" 뉴욕과 LA 등지에서 일부 시민들을 중심으로 '덜 씻고 덜 감기'가 유행하는 듯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뉴욕 타임스 신문은 자주 샤워하고 머리를 감는 문화에 의문을 표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LA 서쪽의 바닷가 도시 말리부에 사는 제니퍼 파머(55)는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샤워하는 법이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여성이다. 파머는 밖에서 남들과 만날 일이 드문 전업주부가 아니다.

천연 피부관리제품 회사의 CEO인 그녀는 사업상의 이유로 별 다섯 개짜리 호텔 등지에서 빈번하게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대하는 사람이다. 인공 냄새 탈취제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 파머는 "자주 씻고 머리를 감는 게 건강에 전혀 좋을 게 없다"고 당당히 주장한다.



위생에 관한 책을 저술한 바 있는 캐서린 아쉔버그도 파머와 비슷한 입장을 갖고 있다. 그녀는 "씻는 것은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다. 나는 여전히 디너 파티에 초대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아쉔버그는 "덜 씻고 덜 감으면서 자신만의 몸 냄새를 감추려 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들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자주 샤워하지 않고 빈번하게 머리를 감지 않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논리는 대체로 두 가지로 요약된다. 피부 건강에 좋다는 것과 수자원을 아끼자는 게 바로 그 것이다.

샤워가 잦으면 피부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주장에는 전문가들도 일정 부분 동의한다. UC 샌디에이고의 피부학과 교수인 리처드 갤로 박사는 "피부를 비누로 자주 씻어내면 피부에 붙어있는 이로운 박테리아가 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갤로 박사는 우리 몸의 장안에도 좋은 박테리아가 서식하듯 피부에도 좋은 박테리아가 있다고 말한다. 이들 박테리아는 피부 세포의 항균능력을 활성화시켜 피부를 건강하게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갤로 박사는 또 사람에 따라서는 잦은 샤워가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어 습진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갤로 박사와는 달리 그럼에도 자주 씻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전문가도 있다. 컬럼비아 대학 간호학과 교수로 피부학 전공인 일레인 라슨 박사는 "지하철 등에서 낯선 사람들을 접하거나 체육관 등을 다녀온 뒤에는 세균 침투를 막기 위해서라도 샤워를 자주 해주는 게 좋다"고 말한다. 라슨 박사는 특히 독감 등이 기승을 부리는 시기에는 더 자주 씻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하지만 피부 건강상의 이유와 무관하게 자주 씻지 않고 머리를 감지도 않는 사람들도 있다. 펜실베이니아 주 버즈보로에 사는 엔지니어인 매트 머켈(29)은 최근 들어 방취제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털어놨다. "내 몸에서 냄새가 난다면 (나의 냄새가) 나는 것이다"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샤워 습관 등과 관련해 뉴욕 타임스는 미국인들에게 몸 씻기와 머리 감기가 일상이 된 것은 사실 그리 오래 전의 일이 아니라고 전했다. 2차 대전이 끝난 1940년대 후반 들어 각 가정에 욕실이 갖춰진 화장실이 대거 보급되면서 생겨난 비교적 새로운 풍속도라는 것이다.

일부 조사에 따르면 오늘날 미국 성인들의 93%는 매일 머리를 감는 등 미국인들은 세계에서도 가장 청결에 신경을 쓰는 국민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성인과 10대 후반의 청소년 등은 하루에 적어도 한번쯤은 방취제나 향수를 뿌리는 등 몸 냄새에 유달리 민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일각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덜 씻고 덜 감기 추세는 일종의 복고 흐름으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농업과 공업이 주를 이루던 시대에 그랬던 것처럼 몸 냄새에 유난을 떨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자는 사고가 바탕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김창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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