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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의료계에 부는 변화의 바람

모니카 류/방사선과 암전문의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방사선 암전문 분야의 학회에 참석했었다.

컨벤션 센터를 마주 바라보는 길에는 크고 작은 식당들과 상점들이 들어서 있었다. 도시는 편안하고 활기차 보였다. 이곳도 예외는 아니어서 곳곳에 노숙자들과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길거리 악사도 보였다.

어제는 나를 가르치신 선생님 부부와 오랜만에 만나 노천 카페에 앉아 점심을 했다. 가끔씩 안면이 있는 의사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우리는 변해가는 세상 변해가는 의료계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미국에서 열린 학회였지만 전세계에서 방사선 암전문의 물리학 박사 방사선 치료 테크니션 간호사 등이 모여 관심있는 부분의 암에 대한 강의를 듣거나 새로운 논문을 발표했다. 한국 의사들의 논문도 발표됐다. 기계 제작회사들은 새로운 기계를 만들어 홍보했다.



올해처럼 변화가 크게 느껴지는 학회는 없었던 것같다. 테크놀로지의 발전은 치료분야의 개혁과 변화를 강요하고 있었다. 미디어는 새로운 기계 신기술의 치료를 광고한다. 이러한 광고를 보고 환자들은 새로운 방식의 치료를 선택하고 의사와 병원 쇼핑에 나선다. 일부 의사들은 이에 동승하고 증명되지 않은 치료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던 의사들 조차도 서서히 거액의 기계를 들여 놓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메디케어도 결국은 증명되기도 전에 치료를 허용하고 고액의 치료비를 전액 또는 일부 지불한다.새 치료방식에 많이 지불하다 보니 증명된 방식의 수술이나 치료에 대해서는 단가를 대폭 내릴 수밖에 없다.

보험회사는 보험료를 올려야 하고 정부는 모자라는 의료기금에 대한 대책으로 골머리를 앓고 더 많은 규제 조항을 내놓는다. 이에따라 점점 줄어들고 있는 중산층에게는 더 많은 세금을 요구하게 된다.

수입이 줄게 된 일부 의사들은 무리수를 쓰기도 한다. 이런 의사들은 변호사와 결탁해 합법적인 그러나 비윤리적일 수도 있는 방법으로 단체를 만들고 거액을 챙기려 한다.

그중 하나가 전립선암 치료를 두고 싸우고 있는 두 전문 분야의 이야기이다. 전립선암의 외과적 수술비 보다는 새로운 방식의 방사선 치료비가 현재 훨씬 비싸다. 법적으로 비뇨기과 의사들이 합동으로 재단을 만들고 방사선 암전문의를 고용한 후 기계를 사서 전립선암 치료를 전문으로하는 센터를 운영한다는 방식이다.

다(多)전문분야라는 형태는 '개인 이익추구'라는 영역 밖에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 불법이 아니라고 한다. 이는 하나의 예에 불과하다. 다른 의료 분야에도 있고 상업계에도 있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런 모순을 정정하기 위해 시간은 걸려도 싸울 수 있는 곳이 미국이기 때문에 감사하다. 싸움이 힘들지만 포기하지 않고 나가는 것은 개개인이 모인 단체의 몫이다.

화창한 햇빛을 고마워 하며 걸어 호텔에 도달하니 20대로 보이는 예의 밝고 말쑥한 호텔 직원이 문을 열어 주었다. 변하는 세상에 이 청년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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