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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국 군대에 자원하는 영주권자들

박상우/사회부 기자

미 영주권자 한국 군대 입대가 올해 사상 최대라는 병무청 발표가 나왔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9월까지 총 173명의 영주권자가 한국 군에 자원 입대했다. 지난 2004년 한해 38명이 입대를 시작으로 매년 늘어 지금은 무려 5배 가까이 증가했다. 가파른 상승 곡선이다.

'미 영주권자 한국 군입대 급증' 현상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여기에는 반대 의견도 상당수다. 어차피 미국에 살 생각이라면 굳이 한국 군대에 자원까지 해서 갈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오히려 미군 입대가 앞으로 미국 생활에 혜택도 많고 더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또 미 시민권 취득 시 한국 군입대가 불리한 점으로 작용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물론 변호사와 정부 측에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니다.

하지만 시민권을 획득하고 미국에서 평생 살 생각이라면 한국 군대보단 차라리 미군 입대가 더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반대로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찾고 한국 문화와 역사를 배우며 한국에서 활을 하겠다는 계획을 가진 20대 초반의 영주권자들에게는 상황이 다르다. 이들에게는 한국 군입대 만큼 자신의 가치를 부각시킬 수 있는 기회도 흔치 않기 때문이다. 즉, 괜찮은 옵션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한국은 군 문제에 민감한 나라다. 특히, 굳이 군대에 안 가도 되는 영주권자나 시민권자가 군입대 할 경우 한국 특유의 정서상 긍정적인 평가가 내려진다. 언론에 보도까지 되고 사회 진출 시에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에 한국에선 시민권자 가수 유승찬의 자원 입대 소식이 큰 화젯거리가 되기도 했다.



병무청 역시 과감하게 한국 군입대를 결정한 영주권자들에게 여러 혜택을 제공하려 노력한다. 굳이 오지 않아도 될 것을 스스로 문을 두들겨 오는 만큼 확실하게 챙겨주겠다는 것이다. 병무청의 한 관계자는 이들의 군입대 만큼 군 사기 진작에 도움이 되는 것도 없다고 귀띔할 정도다.

병무청 측은 현재 영주권자 장병들의 영주권을 유지시키기 위해 1년 1회씩 비행기 티켓을 무료 제공한다. 또, 이들에게 군 복무 중 문화탐방의 기회도 준다. 국립대전현충원 방문, 완도 자연사 박물관과 국립해양유물전시관 견학 등의 혜택이 있다. 미국 문화에 익숙한 이들에게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알리기 위함이다.

샌디에이고 주립대 재학중 지난 2009년 한국 군에 입대한 이효진 일병의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현재 인사계원으로 복무하고 있는 이 일병은 "미국에서 10년이란 시간, 특히 청소년 시절을 개방적이고 자율적인 곳에서 보냈기에 누군가의 통제를 받고 정해진 규정에 따라서 행동해야 한다는 점이 다소 어색했지만 이는 차후 사회생활을 할 때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항상 노력하고 배우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영주권자 이주영 상병 역시 "강한 체력을 얻었고, 그 어떤 것도 해낼 수 있는 자신감과 끈기를 얻었으며 이등병부터 분대장까지 경험하면서 지위에 따른 행동양식도 배웠다"고 설명했다.

이들에게는 한국 군대가 단지 시간 때우기가 아닌 미래를 위한 가치 있는 투자라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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