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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한반도 정세와 '신냉전 시대'

[LA중앙일보] 발행 2010/11/29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10/11/28 20:09

안유회/문화부 에디터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진
바다 건너 모국을 바라보는
한인들의 걱정도 깊어간다


북한이 지난 23일 서해의 연평도를 향해 포격을 퍼부었다. 해병대 포병부대를 겨냥한 122mm 방사포 공격은 지금까지 북한의 도발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 지금까지 북한의 도발은 게릴라 침투나 해상의 함 대 함 충돌이었지만 연평도 공격은 본토가 아닌 섬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휴전 이후 처음으로 발생한 정규군의 육상 포격이었다.

이전과는 질적으로 다른 도발이다. 남북한 대결 상황의 군사적 금기중 하나가 깨진 것이다. 또 포격의 특성상 인근 민간인 거주지역이 타격점이 될 상황이었지만 이에 개의치 않았다. 정규군의 민간 거주지역 공격이라는 또 다른 금기도 깨졌다.

연평도 포격 사태는 그 충격에도 불구하고 26일 현재까지 도발-비난-무력시위-제재의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이전의 북한 도발과 비슷한 전개 양상이다. 미국이 9만7000톤급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를 서해로 파견하겠다고 발표하고 중국이 이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긴장은 높아지고 있지만 보복 타격이나 확전 가능성보다는 사태를 일정한 범위 안에서 통제하는 쪽으로 전개되는 듯하다.

이런 흐름은 사태 당일 미국의 성명에서도 읽힌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개론적인 수준의 성명을 발표했다. 하루 뒤인 24일 미국은 상황 통제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ABC 방송과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군사적 조치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차관보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성격을 "일회성 도발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확전을 원하는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지만 부자 몸조심해야 하는 한국도 상황은 비슷해 보인다. 전시작전권이 없는 상황에서 한국의 대응은 개성공단 방북 불허와 대북수해지원물자 회수 등 경제적 카드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군사적 대응은 대북 심리전을 재개와 사단급 서해5도사령부 창설안 등 간접적인 대책에 그치고 있다.

오히려 K-9 자주포 3문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한국군이 뜻밖에 약하다는 점이 드러났다"는 소리까지 듣는 수모를 더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를 가장 빠르게 반영하는 것은 주가와 환율이다. 이틀이 채 안 돼 한국의 주가와 환율이 연평도 포격 이전 수준까지 회복된 것도 시장이 상황을 확전으로 해석하지 않는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의 급부상과 함께 미국 대 중국의 신냉전이 시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힘이 지배하던 태평양에서 중국이 지분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평도 포격보다 두려운 것은 이번 상황이 신냉전의 틀 속에서 해석되는 것이다.

중국은 특히 서해를 내해로 보는 경향을 보이며 이곳의 미국 해군 존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그런데 바로 이곳에서 1999년 1차 연평해전과 2002년 2차 연평해전 올해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까지 남북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상황은 북한의 핵과 3대 세습과 맞물려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옛 냉전은 군사적 이익과 경제적 이익이 함께 했다. 신냉전은 그렇지 않다. 올해 1/4분기 중국은 한국 수출의 26%를 차지했다. 미국은 10%였다.

세계 경제는 살얼음판을 걷는데 국지전은 가능성이 아닌 현실이 됐고 한반도 정세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진 바다 건너 모국을 바라보는 한인들의 걱정도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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