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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 60cm 트레일 낭떠러지…눈발에 '악마의 루트'로

여성 산악인 미셸 유씨 마운틴 볼디서 실종
남미 최고봉 등반 훈련차 올라
방명록 등반계획 따라 구조작업

올 해 첫 한인 조난 사고인 미셸 유 씨 실종 사고는 훈련을 겸한 난코스 선택과 갑자기 내린 눈이 겹친 불운이었다.

유씨는 등산로 입구 방명록에 자신의 자세한 등반 일정을 남겼다. 이 메모에 따르면 유씨는 '스키 헛'(Ski Hut)으로 이어지는 남쪽 코스를 통해 정상에 올랐다가 동쪽 코스인 '데블스 백본 트레일'(Devils Backbone Trail)을 통해 스키장으로 하산할 계획이었다.

유씨가 택한 코스는 남쪽과 동쪽 루트를 하루에 주파하는 길고 험한 길이다. '악마의 등뼈' 트레일이 포함된 이 악마의 루트는 양쪽으로 급경사의 낭떠러지가 이어지고 트레일의 폭도 60cm로 아주 좁다.

이런 길을 포함해서 전체 루트는 7.5마일. 이 때문에 눈이 내리거나 바람이 불면 최악의 코스로 돌변하는 악명높은 곳이다. 유씨가 이 곳을 택한 이유는 오랜 꿈인 남미 최고봉 아콩카구아 원정 등반을 앞두고 훈련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주변 산악인들도 유씨가 남미 원정 등반을 앞두고 매주 볼디를 올랐다고 밝히고 있다. 불행히도 지난 주말 남가주에는 비가 내렸다. 1만 피트 고산인 볼디에는 눈이 내렸다. 마침 유씨는 바람과 눈이 결합하면 '악마의 루트'로 변하는 코스를 오르고 있었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유씨가 방명록에 자신의 등반 계획을 자세하게 남겼다는 점이다. 셰리프와 한인 산악인의 구조 작업도 유씨가 남긴 루트에 집중되고 있다.

유씨의 실종은 한인들에게 다시 한 번 '산의 무서움'에 대한 경각심을 주고 있다. 특히 볼디는 산악인과 동호인들에게 사랑받는 남가주 명산이다. 산악인들에 따르면 주말이면 이곳을 오르는 한인만도 30여 명에 이른다. 하지만 볼디는 한인들에게 'LA의 북한산'으로 불릴 정도로 친근한 산이지만 그만큼 크고 작은 산악사고가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2004년엔 찰스 고씨가 눈길 등반에 나섰다가 실종 17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고 지난 해 1월에도 악천후로 인해 한인 10여 명이 조난당했다가 헬리콥터에 구조돼 위기를 모면하기도 했다.

볼디는 1만64피트의 높이도 높이지만 정상은 나무가 살 수 없는 민둥산(볼디)이 될 정도의 강풍이 분다. 특히 겨울철에는 11월부터 이듬해 4월 말까지 눈이 쌓여 있어 준비없이 나선 등반자들에게 혹독한 경험을 안겨주기도 한다.

재미대한산악연맹 조용식 회장은 "아무리 익숙한 산이라도 고산의 날씨는 순식간에 변하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하고 계획하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말한다. 전문 산악인들은 겨울철 산행시 ▶항상 필수장비를 챙기고 ▶일기예보에 따라 산행 일정을 조정하며 ▶단독 산행이나 그룹 이탈을 하지 말고 ▶가족이나 지인에게 산행 일정을 알리라고 충고한다. 특히 등산로 입구 방명록에는 산행 코스나 비상시 연락번호 등을 적어둬야 한다.

백종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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