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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도저히 이해 못할 사람은 없다

[LA중앙일보] 발행 2010/12/16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10/12/15 18:22

이종호/논설위원

남을 이해한다는 것은 내가 변해 그에 맞추는 것…먼저 내 손부터 내밀어보자
이혼율 급등은 세계적인 고민이다. 이미 한국도 이혼율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9년에만 12만4000쌍이 갈라섰다. 나이로 보면 남자는 40대 초반 여자는 30대 후반이 가장 많았다. 이혼 사유로는 성격 차이(47.7%)가 거의 절반에 이르고 경제적 문제(14.2%) 배우자의 부정(8.1%)과 가족간 불화(7.7%) 폭행(5.0%) 등이 뒤를 이었다.

역시 성격 차이다. 너와 내가 서로 다르다는 것 모르진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자꾸 망각한다. 서로를 세워주기는 고사하고 만나지 아니함만 못한 관계가 되고 만다. 그러다 결국 돌아선다. 부부사이만 그런 게 아니다. 동업자 거래처 심지어 친구까지도 이해 못해 등 돌리고 척을 진다.

최근 성격 유형을 알아보는 테스트를 받아본 적이 있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이렇다. 대부분의 사람은 주도형.사교형.안정형.신중형 4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기준은 일(목표) 중심이냐 사람(관계) 중심이냐 하는 것과 속도와 여유 어느 쪽을 더 중시하느냐 하는 두 가지다.

목표 지향적이면서 속도까지 빠른 사람은 주도형이다. 이런 사람은 매사에 자신감이 있고 추진력이 강하다. 하지만 너무 조급하고 통제받는 것을 참지 못한다. 독단적이라 남에게 상처를 잘 주기도 한다. 세상이 진보하고 조직이 발전하는 것은 이들 때문이다.

사교형은 일처리는 빠르지만 목표보다는 인간관계가 더 중요하다. 낙관적이고 열정적이며 인기가 많다.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샘솟지만 끝마무리가 부족하고 즉흥적 충동적이라는 게 단점이다. 어떤 모임이든지 이런 사람이 있어야 재미가 난다.

일보다는 사람 속도보다는 여유를 중시하는 사람은 안정형이다. 끈기가 있고 협조적이며 남을 잘 배려한다. 정이 많아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에 꼼짝을 못한다. 나서기를 싫어하며 변화에 소극적이고 우유부단하다는 게 약점. 그래도 세상의 평화는 이런 사람들이 있어 유지가 된다.

마지막으로 목표 지향적이지만 속도는 떨어지는 신중형. 이들은 꼼꼼하고 분석적이며 자기 통제력이 강하다. 지나치게 조심스럽고 융통성이 부족하며 자발성이 약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비판하기를 좋아하고 자신도 비판에 상처를 잘 입는다는 것도 특징이다. 학자나 전문인 그룹에 많다.

사람을 이렇게 유형별로 나눠보는 이유는 우리가 얼마나 서로 다른가를 알자는 데 있다. '저 사람은 원래 저래.' ' 저 친구는 천성이 그런 거야.' 이렇게 생각하면 내 맘에 안 든다고 비난할 일도 없고 어지간한 행동에도 오해하거나 상처받을 일이 없어진다.

그러나 진짜 효용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다는데 있다. 세상이 나 위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세상 돌아가는 것에 나를 맞추는 것이 훨씬 쉽고 편한 일임을 깨닫는 것이다.

남을 바꾸기는 어렵다. 하지만 나를 바꾸는 것은 나 하기에 달렸다.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눈으로 사람을 보는 것은 손쉽게 나를 바꾸는 방법 중의 하나다.

꽃 한 다발을 선물해도 더 예쁘게 보이는 쪽으로 내밀려 한다. 화분 하나를 들여놔도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방향으로 놓으려고 애를 쓴다. 식물도 그런데 하물며 사람임에랴.

먼저 부부끼리 가족끼리부터라도 좋겠다. 아니 직장 동료 거래처 사람들 학교 선후배 누구라도 상관이 없다. 한 해동안 까닭없이 미웠거나 싫었던 사람이 있었는가. 그렇다면 한 번 쯤 각도를 달리해서 바라보자. 안보이던 장점도 불현듯 보일 것이다. 내가 먼저 손 내밀고 일부러라도 칭찬거리를 찾자. 관계가 훈훈해지고 세상이 달라 보일 것이다.

또 한 해가 저문다. 해 넘기기 전 이것 하나만 잘 실천해도 2010년은 분명 성공적인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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