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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유학생 문제 긴급점검-상] '터질 것이 터졌다': 실상과 원인

"한국식 선.후배 문화는 언제든 발생 가능 시한폭탄"
나이보다 낮은 학년 다닐 경우
자괴감 들거나 열등감 느껴
타 학생 대접 받아 상쇄 욕구

나이차로 인한 호칭 문제를 놓고 한인 조기 유학생 간에 다툼이 벌어져 한 명이 뇌사 상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하며 <본지 12월 17일 a-1면> 조기 유학생 문제가 다시금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선진국에서 영어로 실시하는 교육’이라는 대명제 아래 숨겨지거나 무시돼왔던 어두운 면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해가 갈수록 줄기는 커녕 그 숫자가 늘고 있는 조기 유학생 문제의 실태와 원인, 그리고 해결책을 3번에 걸쳐 연재한다.

이번 사건에 대한 전문가들의 첫 마디는 바로 "터질 것이 터졌다"는 것이다. 피해학생인 이진수(19)군과 가해학생인 이모(17)군 사이에서 벌어진 조기 유학생들 간의 다툼은 그만큼 평소 자주 그리고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케이스라는 것이다. 학교 관계자들은 '한국 유학생' 관련 다툼의 정확한 수치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번 케이스에 대해 모든 한인 교사가 "언젠간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하던 사건"이라는 점에선 공감을 표하고 있다.

LA고교에서 상담사를 맡고 있는 지경희 선생은 "조기 유학생들 간에 혹은 한인 2세와 조기 유학생들 간의 다툼은 흔한 케이스"라며 "이번 사건의 경우는 한 학생의 사망이라는 심각한 결과로 이어져서 그렇지 사건 자체는 적지 않게 발생한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의 주요 원인은 한국에서 갓 건너 온 조기 유학생들이 미국 문화와는 상관없이 익숙한 한국의 형.동생 혹은 선.후배 문화를 그대로 미국에서 적용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언어 장벽으로 인해 자신의 나이보다 낮은 학년부터 공부를 시작하게 될 경우 본인에 대한 자괴감을 나이가 어린 다른 학생들로부터 형이나 언니 등의 대접을 받는 것으로 상쇄시키려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같은 조기 유학생의 시도는 한국식 문화를 이해 못하는 한인 2세들과의 마찰로 이어지게 된다. 또 비록 한국식 문화에 익숙한 조기 유학생의 경우도 상대방에게 '형' 대접을 해주며 '미국에 와서까지 이래야 하나'라는 반감을 갖기 쉬워 이번 사건과 같은 조기 유학생 간의 마찰로 이어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청소년기의 특성상 감정적인 부분을 완벽히 통제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은 것도 문제 가운데 하나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경우 옳은 행동이나 성숙한 사고를 하게 도와주는 전두엽의 개발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어서 성인에 비해 감정의 통제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수잔 정 아동 및 청소년 정신과 전문의는 "자기 나이보다 낮은 학년을 다니게 될 경우 자존감이 떨어지거나 열등감을 느껴 나이가 어린 친구들로부터 더욱 대접을 받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최근 한류 바람이 한인 2세 사이에서 불며 이들과 조기 유학생들 간의 벽이 과거보다 얇아진 것도 마찰을 부추기데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토런스 소재 고교에 다니는 황모(17)군은 "같은 학년의 유학생이 '내가 한 살이 많으니 형이라 부르라'고 말해 말싸움이 벌어진 적이 있다"며 "교회에선 나이가 많으면 형이라고 부르지만 같은 학년이 형이라 부르는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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