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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사역…아름다운 세상 만드는 그들의 섬김-1] 최재민 목사

'나의 영화(榮華)' 를 버리고 영화(映畵)로
멕시코 재소자들 일깨운다

영사기 들고 도미니카 등 14년째
진한 감동에 범죄자들 눈물바다


눈 한번 질끈 감고 못본척 하면 될 일이다. 버려지고 소외된 이들이 어디 한두명이던가. 하지만 생각의 유전자가 다른 모양이다. 굳이 어려운 이들을 찾아가 도와야 행복하다는 선교사들이 있다. 재소자, 암환자, 장애인 등 상처받은 이들을 찾아다니는 선교사들을 특수사역자라고 부른다. 본래 선교는 베풀고 가르친다는 뜻이다. 베풀만큼 넉넉하거나, 가르칠 만큼 한가하지 않음에도 영혼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낮아져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그들을 만났다.

감동은 무기다. 찔러도 피 한방울 안나올 것 같은 사람도 짠한 감동에 가슴이 찔리면 한순간 무너지고 만다.

최재민(53.사진) 목사는 그 감동의 힘을 선교에 활용하고 있다.



그의 별명은 '시네마 천국 선교사'다. 영사기를 들고 다니면서 멕시코 각지에서 기독교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교도소 병동부터 시골 동네까지 그가 가는 곳은 간이 극장이 됐다. 지난 2005년부터 350여회 영화를 틀어왔다. 도미니카에서 7년 사역을 포함하면 총 14년을 영사기를 들고 다녔다.

굳이 영화를 택한 이유는 '어렸을 적 학교서 틀어준 반공 영화의 효과'라고 했다.

"백마디 설교보다 영화의 감동이 더 효과적인 전도 수단인 것 같아요. 제 말솜씨가 없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최 목사가 주로 찾는 사역지는 교도소다. 티후아나 엔세나다 옹고 멕시칼리 4개 교도소를 매주 한곳씩 돌아가며 방문하고 있다. 갱단 살인범 마약사범 절도범 등 각종 범죄자들이 그가 상대하는 관객이다.

"영화를 보려면 불을 끄잖아요. 감정을 들키기 싫어하는 흉악범들도 남몰래 울 수 있으니 눈물바다가 되요."

그간 목격한 가슴 아픈 사연은 책으로 써도 부족할 정도다. 10년형을 받은 재소자가 형기 1년을 남기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1년이 100년만큼이나 길게 느껴지는 곳이 감옥이란다.

죽음을 앞둔 에이즈환자 병동을 찾았을 때에는 예수 영화를 보면서 함께 울기도 했다.

영화의 효과를 체험한 적도 많았다. “30년형을 선고받은 갱단원이 영화를 본 뒤 회개한 경우가 있었는데, ‘앞으로 어떻게 버티냐’고 위로했더니 ‘밖에 있었다면 난 총 맞아 죽었다. 여기서 예수를 만났으니 기쁘다’고 웃더라구요. 얼마나 위안이 되던지요.”

교도소를 찾을 때 최 목사는 영화 말고도 선물도 꼭 챙겨간다. 멕시코 교도소는 담요, 치약, 칫솔, 비누, 화장지, 생리대 등 생필품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한다. 특히 담요는 매년 2000~3000장씩 사서 4개 교도소에 나눠 넣어준다.

최 목사는 현재 고정적인 재정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때 그때 주변사람들의 도움으로 선교를 해온 것이 6년째다. 이불 한장당 10달러니 매년 최소 2~3만달러를 혼자 모금해온 셈이다.

“도와주시면 좋겠습니다. 선교도 사람이 하는 일인지라, 나눠줄 것이 없을 때 절망감이 제일 커요. 차가운 감옥 바닥에 웅크린 이들에게는 한웅큼의 온기도 절박합니다.”

그는 멕시코를 갈 때마다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다고 했다. 항상 빚진 심정으로 살기 때문이란다.

최 목사의 선교일지는 중앙일보 블로그(blog.koreadaily.com/4mexico )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도움 주실 분: (213)675-7575 최재민 목사

정구현 기자 k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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