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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조국을 위해 성금 모으자

남문기/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

이상기후로 수많은 불가사리가 모래사장에 나온 채 바다로 되돌아가지 못하고 햇빛에 말라죽고 있었다. 그런데 한 소년이 그 해변에서 불가사리를 집어 열심히 바다로 던져주고 있었다. 그것을 본 한 어른이 소년에게 말했다. "소용없는 일이야! 모든 불가사리를 구하는 것은 불가능해." 그러자 소년이 말했다. "맞아요. 제가 불가사리들을 다 구해주는 것은 불가능하겠죠. 그러나 제가 구해준 불가사리에게는 제 행동이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입니다."

북한의 도발로 연평도 해병대원과 무고한 민간인들이 목숨을 잃고 많은 사람들이 다쳤으며 엄청난 재산 피해를 입었다. 더 이상 한국정부는 말로만 엄포를 놓을 것이 아니라 이번 기회에 분명히 강경한 조치를 내려야 한다.

그러나 더 급한 일이 있다. 연평도 주민들은 전쟁 아닌 전쟁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하루하루를 어렵게 연명하고 있다. 그들이 잡아놓은 꽃게는 썩어 들어가고 바다의 그물도 장기간의 방치로 다시 못 쓸지도 모른다.

이것이 그들만의 불행이요 그들만의 문제인가? 아니다. 바로 우리 조국의 일이요 우리 동포 우리 가족의 일이며 바로 우리 이웃 우리 자식들의 일이다. 바로 지금이 재외동포들이 조국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할 때다. 전 세계에 흩어져 살아도 조국의 위기 소식에 조국으로 달려갔던 유대인 조종사들처럼 우리도 이제 조국을 위해 나서야 한다.



조국의 어려움에 불경기만을 탓하며 모르는 척 해서는 안 된다.

우리 미주 동포들은 조국이 어려운 일을 당할 때 마다 서로가 힘을 모아 조국을 돕던 아름다운 전통을 갖고 있다. IMF 때에는 금보내기 운동을 했고 수재민이 생길 때도 힘을 모아 도움의 손길을 보냈다.

나 하나의 힘은 미약할 수 있다. 그러나 바닷가의 불가사리처럼 우리가 그나마 나서지 않으면 연평도의 피해 주민들은 어려움을 쉽게 극복할 수 없다. 우리가 힘을 합쳐야만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인정으로 메마른 조국 사회에 재외동포들의 온정이 사랑의 불꽃을 회복시키는 도화선이 돼야 한다.

미주한인회총연합회는 지난 2일 166개 미주 한인회 그리고 여러 단체와 함께 연평도 주민돕기 성금운동을 시작하기로 결의했다. 소속 단체는 달라도 분명 한국인이요 조국을 사랑하는 한겨레라면 우리는 사랑의 이름으로 함께 손을 잡을 수 있다. 언론사 주관이라도 좋고 각 종교단체 주관으로 개별적 모금운동이라도 상관없다. 연말 송년회를 하는 동문회 단체들이 행사 당일 십시일반으로 성금으로 모아도 좋을 것이다. 자라나는 한인 학생들 간에 성금 운동을 전개해 조국 사랑을 가르칠 수도 있을 것이다. 미주한인회 총연합회는 모은 성금을 LA영사관에 전달할 계획이다. 물론 단체들이 공인된 기관에 직접 기부해도 좋을 것이다.

어느 마을에 잔치가 열렸다. 이장이 마을 사람에게 각자의 집에 있는 막걸리를 조금씩 가져 오라고 했다. 그런데 한 가정의 부부는 '다들 막걸리를 가져올텐데 우리가 안 가져가면 어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부부는 술병에 막걸리가 아닌 맹물을 담아 슬쩍 막걸리 통에 쏟아 부었다. 그날 밤 마을 사람들은 모두 같은 생각으로 맹물만 가져왔고 결국은 맹물로 마을 잔치를 할 수밖에 없었다. 간단한 예지만 우리가 힘을 합칠 때는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가 사회를 바꿀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가 힘을 모을 때 이 사회는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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