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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탈북자 도우려 식당 차렸죠"

타운에 문 연 탈북자 부부

"눈물로 만들어진 식당입니다."

지난 15일 올림픽과 노턴에 '유향순대'라는 음식점을 열은 김철.정희씨 부부는 말을 잇지못했다.

타운에 음식점이 하나 더 들어선 것같지만 그 뒤에는 주인 김씨 부부를 향한 많은 사람들의 눈물과 기도와 지원이 있었다.

김씨 부부는 탈북자 출신이다.



1964년 함경북도 낙원에서 태어난 김철씨는 전문대학에서 기계학을 공부한 뒤 91년 러시아 하바로프스키 북한 대표부에서 러시아 현지 물건을 북한으로 보내는 일을 담당했다.

이곳에서 목사를 만나 크리스천이 됐고 자본주의 사회에 대해서도 알아갔다. 김씨는 목사의 도움을 받아 93년 한국으로 들어왔다. 6개월동안 조사를 받은 후 사회에 나온 김씨에게 한국은 낯설었다. 전공을 살려 통신회사 이랜드 그룹 물류 담당 식품 비즈니스 등을 전전했다.

김씨는 그곳에서 2000년 탈북해 한국으로 망명한 김정희씨를 만나 결혼했다. 피살 위협을 느낀 김씨 부부는 2002년 미국으로 다시 망명의 길에 올랐다. 또다른 자본주의 사회에서 김씨 부부는 다시 한 번 삶의 절망을 느꼈다. 김씨는 "탈북자들이 미국에서 정착하려면 한 세대는 지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식품 포장일부터 스시 등 10여가지의 일을 했고 식당을 열기 전까지 JJ그랜드 호텔에서 발레파킹을 담당했다. 김정희씨는 식당종업원 및 요리사로 일했다.

김씨 부부는 수없이 직종을 바꾸면서 자본주의 사회를 배워갔다. 없는 살림이었지만 같은 탈북자 후배들이 미국에 오면 물질적으로 마음으로 도왔다.

지난 4월 종자돈을 마련해 지금 식당을 인수했지만 문제가 많았다. 헬스 디파트먼트 허가를 받기 위해서 갖은 공사를 해야만 했지만 수중에 돈 한 푼 없었다.

이런 김씨 부부를 10년 가까이 알고 지낸 각계각층 사람들이 십시일반 도와 지난 8일 허가증을 받고 꿈에 그리던 식당을 열었다.

문을 연지 2주일됐지만 함경도식 순대국과 가마솥에서 막지은 따끈한 밥을 물김치 및 맛깔나는 5가지 반찬과 함께 먹어본 고객들의 입소문으로 김씨 부부는 하루가 바쁘다.

김씨 부부는 "자본주의 체제를 알아가고 적응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지만 이겨낼 것"이라며 "북한을 나와 살아온 10년동안 서로 사랑과 마음을 주고 받는 것이 이념과 체제를 넘는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김씨 부부는 식당을 운영하며 미국에 있는 탈북자들을 돕는 것이 소망이자 삶의 목적이다.

글.사진=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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