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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人] "한의학 국제화 3년 안에 이룰 자신 있습니다"

시더 사이나이 병원 의사 상대로 교육…자생 한방병원 신준식 이사장

간경화 걸린 아버지 지극 치료하다
비상한 효험 본 '청파전'이 밑거름
"각국에 한의학 우수성 전파할 터"


자생한방병원 신준식(58) 이사장이 LA를 찾았다. 침술의 대가로 꼽히는 그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허리병 박사'로 통한다. 강남 압구정동 본원을 포함해 전국에 10여 개의 분원을 세워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성공한 그가 2년 전 느닷없이 미국에 분원을 세웠다. 한의학이 아직 정식적인 의학으로 인정받지 못해 한의사가 침구사로 불리는 미국에서 당당하게 한국의 전통의술을 인정받겠다는 것이 목적이었다. 마침내 베벌리 힐스 소재 대형병원인 '시더 사이나이'가 그를 초청했다. 9일 그는 한의학 역사상 최초로 30여 명의 수술전문의들을 대상으로 보수교육을 실시했다. 최경주 박지성 김연아 등 유명 스포츠 스타의 주치의로 유명한 그를 지난 8일 LA한인타운 옥스포드 호텔에서 만났다.

"아버지를 치료하기 위해 지극정성을 다했던 것이 30년 만에 결실을 맺었습니다."

인터뷰를 위해 신준식 이사장을 만난 기자는 대뜸 한의사가 된 계기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질문에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 이야기를 꺼냈다.



"아버지께서는 충청도 지역의 유명한 한의사셨습니다. 양의사 면허도 있으셨으니 정확히 말하면 '침 놓는 양의사'였던 셈이죠. 제가 6살 때 아버지와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우연히 양잿물을 마시고 자살시도한 여자를 만나게 됐습니다. 그 사람을 살려내는 것을 보고 저도 사람 살리는 일을 하겠다고 다짐하게 됐죠."

간단한 진료도구 조차 없던 신 이사장의 부친이 자전거 타이어를 이용해 장세척을 했고 그 결과 그 사람은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 어린 나이의 신 이사장 눈에는 중국 한말의 전설적인 명의 화타보다 눈 앞에서 죽어가는 사람을 살려낸 그의 아버지가 더 뛰어나게 보였을 것이다.

아버지 이야기를 이어가던 그의 눈이 순간 붉은 빛을 띄더니 이내 눈물이 고였다.

"그러던 어느날 아버지께서 간경화에 걸리셨습니다. 병을 고치던 의사였는데 되레 병에 걸리셨다는 게 자식인 제 눈에는 너무나 아이러니하게 느껴졌습니다. 복수가 차서 하루에 두 서너 대야씩 물을 빼내야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었죠."

강한 약을 써서 겨우 간경화는 치료했지만 합병증 등으로 인해 아버지의 척추가 심하게 손상됐다.

"척추결핵이었습니다. 척추가 감염돼서 다 녹아 내렸어요. 혼자 거동할 수가 없을 정도로 증세가 심했고 치료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죠. 그때 아버지를 살려야 한다는 마음 하나로 기존에 아버지께서 만드신 약을 기초로 새로운 약을 개발했습니다."

신 이사장은 병상에 누워있는 아버지의 대소변을 받아내며 혼신의 힘을 다해 자신이 직접 만든 약을 아버지의 코에 호스를 꼽아 투여했다. 다행히 그의 부친은 기적적으로 건강을 회복했고 그 후로 6년 간을 더 사셨다. 그는 아버지 이야기를 하면 항상 눈물을 흘리게 되다며 인터뷰 도중 잠시 감정을 가다듬었다.

"결국 아버지를 대상으로 새로운 약에 대한 임상실험을 한 셈이 됐죠. 그 약은 아버지의 호를 따서 '청파전'이라고 이름지었고 결국 오늘날 척추전문 자생한방병원을 있게 만든 밑거름이 된 것입니다."

신 이사장은 이 청파전을 이용해 새로운 약을 개발하자는 녹십자측의 제안을 받아 들여 8년 전 연구에 착수했다. 녹십자는 청파전에 신물질이 들어있는 것을 발견했고 신 이사장의 성을 따 '신바로메틴'이라 명명했다. 이 신물질을 이용해 2년 간 삼성의료원 등 8개 병원에서 2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했고 결국 골관절염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입증돼 한국 식약청은 지난 8일 '신바로메틴'을 이용한 약 '신바로캡슐'의 시판을 허가했다.

"아버지를 지극정성으로 치료했던 것이 결국 오늘날 이렇게 좋은 결실로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미국특허까지 받은 이 약을 이용해서 한의학의 우수성을 더욱 널리 알릴 계획입니다."

그는 한의학이 세계의 중심인 미국에서 더욱 인정을 받기 위해선 치료능력을 직접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직 미국에선 한의학이 대체의학이나 태국 마사지 정도로 취급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양방은 유전공학적으로 환자들을 치료하는데 '증세가 호전됐다'는 정도로는 한의학이 존중받을 수 없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시더 사이나이 병원에서의 보수교육은 자생한방병원뿐 아니라 한의학 전체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그는 말했다.

"아까 말했듯이 한의학이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 시켜줘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보수교육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날 모였던 30여 명의 양방 전문의들이 한의학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됐고 한의사들이 주류로 진출할 수 있는 문을 열게 된 것입니다."

'한의학의 주류사회 진출'과 '한의학의 세계화'는 요즘 신 이사장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이집트 아랍 에미레이트 등 중동 지역은 이미 수차례 방문을 통해 한의학의 우수성을 전파해 놓은 상태입니다. 중동의 CNN인 알 자지라 방송의 특별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하고 전교생 45만명 규모인 이집트 국립대학에서는 중동 전역에서 통할 수 있는 의사면허를 주겠다고 검토 중이기도 합니다."

미국에서도 이렇게 한의학 바람이 불게 하겠다는 것이 신 이사장의 각오다.

"서양의학의 본토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도 앞으로 3년 안에 한의학이 뿌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 때가 되면 백인 의사들이 한국 자생 본원을 방문해 한의학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한의학의 세계화는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신준식 이사장은

-경희대 한의대 및 대학원 졸업
-현 재단법인 자생의료재단 이사장 및 자생한방병원 이사장
-현 한국 한방병원협회 회장
-경희대 한의과 대학 외래교수
-포천 중문의과대학 외래교수
-UC어바인 의과대학 대체의학 연구소 연구이사
-척추신경추나의학회 회장

신승우 기자 gowest@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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