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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 23년·이집트 30년 집권 마감…다음 차례는?

[LA중앙일보] 발행 2011/02/14 미주판 9면 기사입력 2011/02/13 16:28

리비아.요르단.예멘 등
독재·빈곤국 가능성 커

호스니 무바라크가 마침내 시민들의 민주화 시위에 굴복해 하야하자 시민들과 군인들이 함께 어울려 자축하고 있다.<AP>

호스니 무바라크가 마침내 시민들의 민주화 시위에 굴복해 하야하자 시민들과 군인들이 함께 어울려 자축하고 있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마침내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무릎을 꿇고 전격 퇴진함으로써 튀니지 '재스민 혁명'에서 시작된 아랍권의 시민혁명 물결이 다음은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23년 넘게 장기 집권하다 쫓겨난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전(前) 튀니지 대통령과 30년간 '경찰 통치'를 해오던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다음 차례가 누가 될지 가늠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관제 언론을 통해 정보를 차단 여론을 왜곡하고 공권력으로 공포를 조장해 반대 세력의 입을 막으면서 인권과 민주주의를 무시한 장기집권 권력자들이 시민혁명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 고질적인 빈곤과 관료들의 부정부패도 시민혁명을 촉발하는 도화선이 되는 게 현실이다.

분석가들은 이러한 관점에서 리비아와 요르단 예멘에서 튀니지 이집트와 비슷한 양상의 시민혁명이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

지난 1969년 이래 41년간 권좌를 지키는 리비아 국가원수 무아마르 카다피는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서 최장기 집권 권력자인 데다 가장 악명높은 독재자로 치부된다.

카다피는 벤 알리가 축출된 직후 "튀니지를 통치할 사람으로 지네(벤 알리)만한 사람은 없다. 튀니지 국민은 지금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아랍권 목소리에 귀를 닫고 있다.

어떠한 집회도 금지되는 리비아의 일부 도시에서 시위와 소요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있어 리비아에도 시민혁명의 물결이 미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는다.

내각 교체를 불러와 이미 시민혁명의 미풍이 불었던 요르단도 주목해야 하는 국가다.

지난달 말 튀니지와 이집트의 민주화 시위로부터 자극을 받은 시민이 거리로 몰려나와 개혁 추진이 더디다는 이유로 반정부 시위를 벌이자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이달 1일 사미르 리파이 총리 내각을 전격 해산했다.

이후 야권 인사를 포함한 새 내각이 짜졌고 9일 공식 출범함으로써 한 고비를 넘겼으나 '무슬림형제단'이 마루프 알-바키트 신임 총리에 대한 지지를 유보해 정국 불안정 요인으로 남아 있다.

다만 요르단이 왕국이라는 점과 무슬림형제단을 비롯한 정파들이 군주인 압둘라 2세 국왕의 축출까지는 목표로 삼지 않기 때문에 국왕의 정치력에 따라 향후 정국의 전개 방향이 좌우될 수 있다.

단 몇 푼의 돈에 젊은이들이 테러리스트로 전락할 정도로 정치와 경제가 붕괴한 아라비아반도 남단의 예멘에서도 1978년 이후 장기 집권하는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민주화 운동의 파고에 직면해 있다.

지난달 말부터 크고 작은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살레 대통령은 지난 2일 의회 연설을 통해 살레 대통령은 전날 의회 연설을 통해 오는 2013년 임기 종료와 동시에 물러날 것이며 대통령직을 세습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민주화 세력은 살레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시민혁명의 불길은 꺼지지 않은 채로 오히려 '들불'처럼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분석가들은 정치 개혁과 함께 국민에게 건전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경제 개혁이 급속히 진행되지 않는 한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아랍권에서 시민혁명의 물결이 계속 번져나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다른 아랍 정권들은? 알제리도 19년 계속된 국가비상사태 곧 해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11일 권좌에서 물러나면서 국민의 요구에 따라 하야한 또 한 명의 중동 지역 통치자가 됐다.

지난해 12월 중순 튀니지에서 시작된 중동 지역 국가들의 민주화 시위는 지금도 확산되는 추세로 이 지역에서 오랜 기간 권력을 휘둘러온 수장들이 줄줄이 국민들의 반정부 시위에 굴복하고 있다.

◇알제리

알제리 관영 언론은 압델아지즈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지난 19년 동안 지속돼온 국가비상사태를 곧 해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지난 10일 보도했다.

이는 반정부 시위대가 비상사태를 조속히 해제하라는 요구 이후 나온 것이다.

알제리에서는 지난달 식품가격 폭등으로 반정부 시위가 촉발돼 수도 알제를 포함해 여러 도시에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두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다쳤다.

알제리의 국가 비상사태는 지난 1992년 최대 20만 명이 목숨을 잃게 한 정부군과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세력간 충돌이 내전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발령됐다.

비상사태 선포 후 알제리에서 폭력과 테러 건수는 크게 줄었지만 부테플리카 대통령 반대세력은 정부가 비상사태를 수도 알제에서 가두시위를 금지하는 구실로 삼는다며 철회를 요구해왔다.

◇예멘

아라비아반도 남단에 자리 잡은 아랍 최빈국 예멘에서는 1978년 이후 장기 집권하는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정권퇴진 운동에 시달리고 있다.

살레 대통령은 오는 2013년 임기가 끝나면 30년 권좌에서 물러날 것이며 아들에게 권력을 세습하지도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국민들은 이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살레 대통령은 또 주지사의 직접선거와 오는 4월까지 선거인 등록도 재개하겠다고 밝혔으나 민주화 세력은 살레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요르단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반정부 시위가 거세지자 지난 8일 야권 인사가 포함된 새 내각을 출범시켰다.

보수파 총리를 역임한 마루프 알-바키트를 새 총리로 지명하고 좌파 노동조합주의자와 이슬람 조직인 무슬림형제단의 회원이었던 인사 여성운동가 등도 새 내각에 포함시켰지만 야당 측은 충분치 못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요르단 정부는 또 연료와 설탕 쌀 등을 포함한 주요 생필품 가격을 억제하는 조치를 내놓았다.

◇바레인

바레인 국왕은 다음주로 예정된 야권 시아파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앞두고 국민들을 달래기 위해 각 가정에 1천 디나르(약 2천650달러)씩을 주기로 11일 결정했다.

튀니지와 이집트의 혁명 이후 바레인에는 아직 아무런 긴급상황이 벌어지지 않았지만 바레인은 가장 취약한 나라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거리시위가 발생하지도 않았으나 바레인 정부는 사회복지 지출 증가와 지난해 8월 있었던 집회에서 체포된 몇몇 인물을 석방하는 등 몇가지 대국민 무마 조치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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