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자폐증, 조기 치료하면 완치할 수 있습니다"

IT전문 변호사길 버리고 아들 자폐증 치료
'소명은 자폐아 완치' 세실리아 장 희망재단 대표

2살때 사람 눈 마주치고 않고 언어 습득도 친구에 비해 느려
특정한것 집착, 반복적인것 열망…손가락질 하지 않으면 자폐증상
자폐아에 대한 가주 법 존재…학교는 적절한 무상교육 의무


로스쿨을 졸업한뒤 IT업계의 인정받는 여성 변호사로 살았다. 공부 잘하고 잘 생기고 좋은 직장(UN)에 근무하는 소위 '엄친아' 남편도 만났다.

뉴욕 맨해튼의 고급 아파트에서 풍성하게 살며 상큼한 하루를 시작했고 열정적인 매일을 살았다.

IT업계의 본산 샌프란시스코에서 요청이 왔다. 인근으로 이사를 했고 동시에 첫 아이를 가졌다. 샌프란시스코의 행복도 그녀에게 너무도 당연한 하루하루 였다.



그러나 그 첫 아이가 이상했다. 엄마를 보고도 눈을 맞추질 않았다. 모빌을 걸어놔도 쳐다보는 법이 없었다. 백방으로 뛰었다.

의사에게선 "자폐증"이란 진단이 날아왔다. 혹독한 시련이었다.

치료 3년반이 지났다. 그제서야 아이가 쳐다보며 방긋 웃는다. 이제 모든 아이들의 자폐증 치료는 그녀에게 소명이 되었다고 한다.

시련을 '소명'(Calling)으로 바꾼 '세실리아 장'(희망재단 대표)을 만나봤다.

#1 자폐를 만나다

"2003년이었어요. '자폐증'이라는 병에 대해 알게된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첫 아들이었다. 나름대로 열정과 소신을 가지고 일하던 변호사라는 직업도 뒤로 살짝 제쳐둘 만큼 많은 아이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아이는 천사였다. 그렇게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던 어느날….

그녀의 잔잔한 인생의 항로에 쓰나미급 시련이 몰려들었다. 그녀를 산산히 부서뜨리고도 남을 만큼의 강한 그런 시련이었다.

"아이가 2살이 됐지만 이름을 불러도 쳐다보질 않고 여전히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았어요.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참다못한 그녀는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찾았다. "아이가 포인팅(손가락질)을 하나요?" "아니오"

"이 아이는 자폐증입니다"

#2 자폐와 싸우다

"사람이 바닥을 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저는 그 때 느꼈어요. 수십일을 집에서 실신할 때까지 울었습니다. "도대체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이"라는 말을 수없이 되뇌이면서도 그녀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모자랄것 하나 없이 완벽했던 그녀의 삶에선 더더욱 받아들일 수 없는 견디기 힘든 고난이었다.

"그렇게 지칠때까지 쓰러져서 울던 어느날 갑자기 몇 달전 LA타임스에서 무심코 봤던 기사가 번뜩 떠올랐어요. 자폐치료 중 ABA프로그램에 관한 기사였는데 바로 LA타임스 홈페이지에 들어가 그 기사를 샀죠. 저와 자폐와의 싸움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신들린 사람처럼 자폐에 관한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인터넷 사이트 속을 헤엄치며 넘어지고 일어서고를 반복하며 뒤졌다. 그녀는 "몇 달전만해도 무관심하게 지나쳤던 자폐치료 ABA프로그램이 기억났던 건 천행"이라고 표현했다.

ABA프로그램은 돈이 많이 드는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0~3세 사이에 시작할 경우 49%의 완치율을 보인다는 말에 그녀는 '장기라도 팔 각오'로 달려들었다.

주 30시간씩 3년 반을 ABA프로그램을 받았다. 한번도 아빠 엄마를 쳐다보며 눈을 마주치지 않던 아들이 눈을 마주치기 시작했고 사회화 되가기 시작했다.

쉽진 않았지만 펀딩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이 많이 있었다. 학교 교육구와 리저널센터 건강보험이 있었다.

가주법상 학교는 법적으로 아이에게 개인에 맞는 적절한 교육을 무상으로 제공하게 돼있다. 리저날센터는 발달장애인들의 복지를 위한 기관으로 ABA프로그램을 줄 필요가 있는 기관이다.

#3 자폐 싸움의 병법이 되다

"이제 '자폐'라는 단어조차 기억에서 지우고 싶지 않으세요?" 라고 물었다. 아이가 5살이 되던 해 자폐진단을 뗄 수 있었고 그녀는 새 생명을 얻은 것 같았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떴는데 그냥 말 그대로 허무했어요. 내가 가진 걸 죽을 때 다 가져갈 수도 없는데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하지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가슴을 친거죠."

캄캄한 터널을 손전등 하나 없이 걸어야 했던 지난 날이 떠올랐다. 아직도 자폐아를 두고도 방법을 몰라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한인들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변호사'에서 '전도사'로 나서기로 했다. 자폐 치료 전도사가 된 것이다. 그녀는 그것을 '소명'이라고 표현했다.
아름다운 '소명'을 하루하루 이어가고 있는 그녀가 만든 재단 이름은 '희망재단(SPETRUM OF HOPE FOUNDATION)'이다. 따로 오피스가 있는 것도 아니고 직원이 있는 것도 아니다. 물론 수입도 거의 없다.
"한인타운 내에도 치료비가 많이 든다고 해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너무 많아요. 학교 교육구 리저널센터 건강보험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라며 그녀는 "어떤이들은 이렇게 비싸고 힘든 ABA 치료를 왜 이렇게 프로모션하고 다니냐고 한다"고 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자녀의 치료에 대한 선택은 당사자의 몫이다. "목마른 사람에게 제가 물을 먹여주지는 못해요. 하지만 우물을 찾아가는 지름길을 알려주는게 제 역할입니다"
☞ ABA(Applied Behavior Analysis)프로그램이란?
1987년 UCLA심리학과 로바스 교수가 개발한 자폐치료법. 치료 후 47%가 정상수준에 도달했다. 다음은 정상수준에 도달한 아이들의 공통점이다.
(1) 치료시작이 아이가 3세(30-40 개월 사이)
(2) 주 30-40 시간의 강도높은 치료
(3) 훈련받은 치료팀과 에이전시
(4) 3-4년의 꾸준한 치료기간
☞자폐아 확인하는 몇가지 방법
1.손가락질을 하지 않는다.
2.다른 사람과 눈 마주침 없다(Eeye contact)
3.언어 습득이 지연된다.
4.특정한 것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5.반복적인 것에 대한 열망이 있다.
▶LA FEAT(LA자폐가족모임) 문의 : www.lafeat.org
▶희망재단 문의 : cecilia@spectrmofhope.org
황주영 기자 sonojune@koreadaily.com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