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Angeles

66.0°

2019.06.20(Thu)

[풍향계] 로열티 주고 마시는 막걸리

[LA중앙일보] 발행 2011/02/24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11/02/23 21:41

이종호/논설위원

개인이 기업인 시대 임박, 살아온 경험·경륜 다듬어…자신의 원천기술 확보해야
원천기술이란 전에는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기술 핵심기술을 말한다. 인터넷.휴대폰.반도체.신약 등 현대의 주요 산업은 모두 그런 원천기술 위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얼마전 서울에서 방문한 주류 전문가로부터 들은 막걸리 얘기로 시작하자. 여전히 인기여서 소비도 계속 늘고 있고 수출도 호조라고 한다. 그런데 막걸리에도 원천기술이라는 게 있단다. 맛을 좌우하는 '균'이 그것이다.

한국의 전통 막걸리는 밀로 만든 누룩과 야생 균을 이용한다. 풍미가 다양하고 묵직한 맛이 특징이다. 그러나 맛이 들쭉날쭉해 술을 빚을 때 실패할 확률이 높다.

일본이 이것을 보완했다. 그들은 쌀로 균을 배양한 뒤 효모를 첨가해 맛을 균일화했다. 대량생산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래서 요즘 한국의 막걸리는 일부 브랜드를 제외하면 거의가 일본 균을 사용한다고 한다. 막걸리를 마실 때마다 그만큼 일본으로 로열티가 흘러나간다는 말이다.

그러고 보니 막걸리만이 아니다. 수주액 일부를 한국이 지원하는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 원전같은 대형 해외플랜트도 비슷하다. 공사는 한국이 따냈지만 수백억달러 대금의 상당 부분은 핵심기술을 가진 일본이나 미국 기업에 내줘야 한다.

세계 1위 조선업도 마찬가지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하나 건조해도 핵심 부문인 화물창과 엔진 등에서는 원천기술을 가진 유럽 업체들에게 거액의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한국이 아무리 휴대폰을 잘 만들고 자동차.TV.컴퓨터를 멋지게 만들어도 팔 때마다 로열티를 갖다 바쳐야 한다니 얼마나 자존심 상하는 노릇인가.

이렇게 보면 국가나 기업의 미래는 원천기술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에 성패가 달린 것 같다.

스몰비즈니스나 개인도 마찬가지다. 자신만의 특별한 원천기술(경쟁력)이 없으면 항상 고달프고 힘이 든다는 것 우리는 수도 없이 봐 왔다.

요즘 주변 사람들로부터 늘 듣는 말이 있다.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고민이 그것이다. 20~30대만이 아니라 40~50대 심지어 60대도 똑같이 그런 질문을 한다. 질문은 간단하지만 대답은 각인각색 쉽지가 않다.

결국은 경쟁력의 문제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가 없다면 어떻게 그것을 확보할 것인가'라는 것으로 질문을 바꿔보자. 의외로 쉽게 답이 보인다.

10~20대 젊은이라면 처음부터 자신만의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쪽으로 진로를 정하고 매진하면 될 것이다. 의사.변호사같은 전통적인 라이선스일 수도 있겠다. 아니 세상이 바뀌고 있으니 새롭고도 재미있는 분야가 훨씬 더 많을지도 모른다.

30~40대는 지금 내가 가진 경쟁력이 무엇인지 우선 짚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중에서 10년 후에도 변함없이 유용하고 지속가능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이 핵심이다.

그리고 50~60대. 100세 시대를 생각한다면 여전히 늦지 않았다. 이들에겐 또한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이라는 값진 자산도 있다. 그 경험을 경륜으로 발전시키고 그것을 자신의 경쟁력으로 다듬어간다면 그것만으로도 멋진 원천기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은 개인이 곧 기업인 시대로 바뀌고 있다. 나만의 지식과 경험 기술 등으로 얼마든지 이윤도 창출할 수 있게 됐다. 어떤 학자는 이를 '1인창조기업'이라고 했다.

그길을 향해 오늘부터라도 첫 발을 내디뎌 보자. 나이 불문 경력 불문이다. 나만의 원천기술을 위해 부지런히 씨를 뿌려보자.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가장 확실한 대책은 바로 이것이다.

오늘의 핫이슈

PlusNews

포토 뉴스

전문가 칼럼전문가 전체보기

HelloKTown

핫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