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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웃음치료사 무작정 따라하기

[LA중앙일보] 발행 2011/03/03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11/03/02 21:47

이종호/논설위원

웃음은 신이 준 인간의 특권
웃을 일 드문 세상이라지만
웃다보면 즐거움도 생길 것


언젠가 웃음치료 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강사로 나온 웃음치료사는 온갖 유머와 익살로 청중들을 들었다 놨다 했다. 그중 기억에 남았던 한 대목이다.

"푸하하하핫! 가~소롭다." 두발로 딱 버티고 서서 아랫배에 힘을 주고 목청껏 5번만 이 말을 외쳐보라고 했다. 옛날 전쟁터에서 적장을 마주하고 선 장수처럼.

"푸하하하핫! 가~소롭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이렇게 몇 번 하다 보니 정말로 몸에 힘이 생기고 세상에 대한 자신감도 생기는 것 같았다.

이게 웃음의 위력이다. 일부러 웃는 웃음이 이럴진대 진짜 웃음은 얼마나 몸에 좋을까. 실제로 한번 크게 웃는 것은 5분 정도 에어로빅을 한 운동량과 같다고 한다.

웃음은 또 엔돌핀 생성을 촉진시켜 기분을 좋게 하고 면역체계를 강화시켜 세균의 침입도 막아준다. 그 뿐인가. 여성들에게 웃음은 아름다운 얼굴을 만드는 최고의 화장품이다.

옛 사람도 웃음 좋은 줄은 다 알았다. '웃으면 복이 와요(笑門萬福來)' '웃으면 젊어져요(一笑一少)' '웃으면 부자돼요(一笑千金)' 등은 그래서 남긴 지혜의 말들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웃음과는 담을 쌓고 산다. 사람들이 얼마나 웃음에 인색한지를 말해주는 우스개 통계까지 있다.

'사람이 철 들고 70년을 산다고 치면 그 중 23년은 잠을 자고 26년은 일하는 것으로 보낸다. 씻고 양치질하는데 2년 화장실에서 1년 거울 보는데 1년 반 기다리는데 또 3년이다. 차 타는데도 6년 TV 보는데 4년 아침저녁 뉴스 챙기는데 2년 반 그리고 화내는 데도 2년을 쓴다. 그런데 웃는 시간은 고작 88일 뿐이다.' 너무하지 않은가.

조물주는 인간을 유일하게 웃을 줄 아는 생명체로 창조했다. 이는 웃음이 인간의 특권이자 가장 중요한 인간의 조건임을 의미한다. 그러니 웃음을 버리고 산다는 것은 병이다. 당연히 고쳐야 한다. 웃음치료사라는 직업은 그래서 생겼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불경기 탓일까. 요즘은 도대체 웃을 일이 없다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들려오는 소리도 힘들고 어렵다는 얘기 뿐이다. 뉴스를 봐도 죽고 다치고 무너지고 싸우고 속이는 일로 도배가 되어 있다. 웃음은 정녕 이럴 때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고 태생이 조용하거나 엄숙한 사람이 갑자기 낄낄댈 수는 없다. 웃음도 연습이라 했다. 유머와 위트는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찾아가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지만 웃는다고 다 웃음은 아니다. 웃음에도 격이 있다. 최고의 웃음은 소리 내지않고 빙긋 웃는 미소(微笑)다. 외부 자극에 의해서가 아니라 내 마음 속에서 우러나는 진정한 웃음이다. 좋은 사람들과의 교제 속에 피어나는 담소(談笑)도 좋다. 그 가운데 파안대소(破顔大笑).박장대소(拍掌大笑)가 있고 폭소(爆笑)도 터져 나온다.

웃지 않느니만 못한 웃음도 있다. 차갑고 쌀쌀한 냉소(冷笑) 남을 비방하고 조롱하는 조소(嘲笑)는 단연코 버려야 한다. 어처구니없어 웃는 실소(失笑) 허탈한 마음에서 생기는 쓴웃음 고소(苦笑)도 가능하면 짓지 말아야 한다. '상대를 비웃는 썩은 웃음'이라는 뜻의 인터넷 유행어 '썩소'도 사라져야 할 말이다.

내 책상엔 웃음치료사로부터 받은 명함이 아직도 붙어있다. '웃음 10계명'이 함께 인쇄되어 있어서다.

"①크게 웃어라. 최고의 운동법은 웃는 것이다. ②억지로라도 웃어라. 병도 무서워서 도망간다. ③일어나자마자 웃어라. 아침에 웃는 웃음은 보약중의 보약이다. ④꿈을 이뤘을 때를 상상하며 웃어라. 꿈과 웃음은 한집에 산다…"

매일 아침 이런 구절들을 되뇌이며 나는 하루를 시작한다. 즐거워서도 웃지만 웃어야 즐거운 일도 생긴다는 믿음을 갖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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