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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카다피'의 영어식 표기법

김완신/논설실장

리비아 사태의 혼란 상황 못지 않게 복잡한 것이 카다피의 영어식 철자다. CNN방송과 AP는 Gadhafi로 뉴욕타임스는 Qaddafi로 LA타임스는 Kadafi로 다르게 쓴다.

또한 국무부는 공식적인 표기로 Qadhafi를 영국 BBC 방송은 Gaddafi를 채택하고 있다.

심지어 ABC방송은 카다피의 영어표기를 100가지 넘게 소개하기도 했다. 한국어 신문의 경우는 예전에 가다피와 카다피를 혼용했으나 지금은 카다피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카다피의 영어식 표기는 공식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 영어표기가 중구난방인 것은 카다피의 공식홈페이지에서 비롯됐다.



홈페이지에서 사용하는 영어식 표기 앞글자로 'G'와 'Q'가 혼용되고 이름인 무하마르도 다양하게 표기되고 있다.

카다피가 여러가지로 표기되면서 구글과 언론사 등은 '검색어'를 결정하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미국내 신문편집자들이 모여 카다피 철자법을 통일하자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다른 언어권 국가의 고유명사를 자국의 언어로 정확하게 표현하기는 어렵다.

한인 언론의 경우 추수감사절 시즌이 되면 독자들로부터 항의 전화를 많이 받는다. 중앙일보는 'Thanksgivig'을 '생스기빙'으로 통일하고 있는데 독자들은 '생스'가 원음과 다르다며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쌩스기빙'과 '땡스기빙'이 대안으로 자주 거론 되는데 엄밀히 따지면 이 표기도 영어원음과 같다고 할 수 없다.

영어식 발음을 한글로 완벽하게 재현하기가 불가능해 차선책으로 삼는 것이 한글식 표기의 '통일'이다.

즉 'Thanks'를 생스 쌩스 땡스 등으로 다르게 표기하지 않고 '생스'로 정해 사용하는 것이다. 물론 생스로 통일하면서 '된소리(ㅆ)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국립국어연구원의 로마자 표기 원칙은 지키고 있다.

이제까지는 영어를 원음에 가장 가까운 한글로 표기하는 것이 문제였다. 그런데 최근 들어 한국의 위상이 높이지고 국제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특정 한글 단어의 영어표기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세계적 권위의 옥스포드 사전에는 태권도(taekwondo) 김치(kimchi) 등 한글 단어가 10개 넘게 등재돼 있다. 지난 2008년에는 한국의 술 '소주'가 웹스터 사전에 한국식 발음 그대로 'soju'로 기재됐다.

한류 문화가 확산되면서 한글의 영어식 표기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한글의 영어식 표기 통일이 시급하다. 이미 일본은 스시(sushi) 사무라이(samurai) 기모노(kimono) 등 수백개 단어의 영어표기를 확정해 사전에 등재해 놓았다.

한글의 영어표기를 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의 고유성 유지와 표기의 통일성이다. 예를 들어 '막거리'를 영어로 쓸 경우 뜻을 강조해 '쌀와인(rice wine)'으로 표기하면 한국 전통술이라는 의미가 사라지고 발음나는대로 표기할 때 철자가 제각각이면 통일성이 상실된다.

최근 제주도를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하자는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다. 현재 28곳의 최종후보를 놓고 전세계인들의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제주의 영어표기가 'Jeju'로 정해졌음에도 검색엔진과 영어매체를 보면 'cheju'를 비롯한 여러 방식으로 영어 표기가 혼용되고 있다.

한국문화의 확산을 위해 영어표기의 통일은 필수적이다. 독재의 오명을 쓴 카다피의 이름을 어떻게 적든 상관 없지만 한글의 영어식 표기는 신중하게 결정해 표준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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