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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바시장 업소 아직도 '키머니(렌트비 외 가욋돈)' 기승

[LA중앙일보] 발행 2011/03/31 미주판 1면 기사입력 2011/03/30 19:50

리스 재계약때 5만달러~20여만달러
불법인데 '울며 겨자먹기' 은밀 거래

LA 다운타운에서 의류상을 하는 이 모 사장은 요즘 큰 고민에 싸여 있다. 다음 달에 리스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데 렌트비 외에 ‘키머니’를 따로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키머니는 ‘권리금’과 다르게 한 번에 끝나는 게 아니라 계약을 할 때마다 건물주에게 줘야 하는 '가욋돈'이라 부담도 크다. 이 사장은 “계약서에도 없는 돈이라 회계 처리도 곤란하다. 무엇보다 한 번에 몫 돈을 마련해야 하는 게 너무 힘들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키머니’가 불법으로 규정된 지 10년이 다 되가지만 타운타운 의류업계의 키머니 관행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핵심 상권의 경우 3년 리스 계약을 하려면 최고 20만달러의 키머니가 필요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머니는 지난 2002년 1월1일부터 가주법 ‘AB 533’에 의해 불법으로 정해졌지만 ‘이상과 현실의 괴리’로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키머니’ 얼마나 하길래

세입자가 내야하는 키머니는 보통 리스 기간 3년에 적게는 5만 달러에 목 좋은 곳은 22만 달러까지 다양하다. 중심 상권을 조금 벗어난 지역도 5만 달러 정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류 도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곳은 대부분 아직도 키머니가 있는 셈이다. 다운타운의 한 부동산 에이전트는 “장사가 잘 되는 곳은 키머니가 있다고 보면 맞다. 몫 돈 부담이 있지만 목 좋은 곳은 물건이 나오기 무섭게 나간다”고 말했다.

자바상인들은 키머니 관행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자조하고 있다. 장사가 잘 되는 장소를 찾다 보면 꼭 키머니가 있다는 것이다. 상인들은 “장사를 하려면 되는 곳으로 찾아 들어가야 한다. 키머니 부담은 생기지만 그렇다고 장사가 안되는 외곽에 판을 벌일 수는 없는 일 아닌가”라고 말한다. 좋은 가게에 들어가 장사만 잘하면 키머니쯤은 얼마든 지 커버할 수 있기 때문에 기꺼이 부담을 감수한다는 것이다.

부동산 관계자들도 “수요가 있기 때문에 키머니 관행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좋은 상가가 나왔는데, 키머니 때문에 망설이다가 다른 사람에 빼앗기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키머니로 지불한 돈이 업주들에게 고스란히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일부 세입자들이 키머니 문제 해결을 위해 집단 움직임을 보인다는 소식도 있지만 그들도 ‘키머니를 없애자는 것 보다는 갂아 보자’는 게 주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과 탈세

불법이기 때문에 현금으로 주고 받는 게 대부분이다. 한인의류협회 이상일 고문 변호사는 키머니 문제를 ‘불법’보다는 ‘탈세’라고 말했다.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는 웃돈을 요구하는 것이라면 분명 IRS에 신고되지 않는 불법 자금일 것”이라며 “건물주나 세입자 모두가 불법 임을 알면서 탈세한 돈을 거래하는 것이라면 문제는 심각해 질 수 있다”고 해석했다. 건물주의 경우 키머니를 요구하다 적발되면 해당 금액의 3배까지 배상해야 한다.

30년 전 다운타운 산티 스트리트에서 의류상 운영 경험이 있는 빅터 김 사장은 “그 당시에도 건물주가 키머니를 요구한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불거진 것은 한인 의류상들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20년 전이란 해석이 많다.

경기 부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완전히 사라진 적도 없다는 게 자바상인들의 말이다. 심지어 키머니에 고통받던 한인 의류상들이 뜻을 모아 샌피드로마트를 세운 후, 다시 그들이 키머니를 요구하는 상황은 아이러니컬 하다.

키머니는 부동산 관리회사나 고용된 매니저를 통해 은밀히 거래된다. 최악의 경우 법적으로 문제가 됐을 때 건물주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다. 상인들은 “건물주가 요구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매니지먼트사들도 수익을 나누기 때문에 더욱 기승을 부리는 게 아니냐”고 입을 모은다. 어떻게 해서든 돈이 건물주에게 흘러 가겠지만 대부분이 현금이라 세입자 쪽에서도 입을 닫으면 흔적을 찾을 방법은 없다.

#대책은 있나

한 두명의 대응으론 뿌리뽑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세입자들이 먼저 공론화하고 한인 경제단체들도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세입자들이 키머니를 현금보다는 체크를 활용해 비용 처리하는 방법 등으로 양성화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탈세’ 불안도 털어내고 세입자들의 세력화하고 여론화 한다면 키머니 근절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키머니’는?- 키머니는 사라지는 돈이란 점에서 ‘권리금’과 다르다. 세입자가 리스 계약을 하면서 건물주에게 건네는 돈으로 계약할 때마다 요구 받는다. 가주 정부는 이를 건물주들의 악덕 관행으로 보고 2002년 1월1일부터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웃돈을 요구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했지만 개인간 은밀한 거래라 실질적인 단속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문호 기자 moonkim@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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