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장연화 기자 LAUSD 급식소를 가다, 매일 65만명에 아침·점심 공급…예산 확보가 숙제

매주 무작위로 골라 학교 반응 청취
전국 2위 규모 자랑…메뉴당 77센트

LA통합교육구(LAUSD)는 올 초 영국의 학교 급식 환경을 개선시켰던 유명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가 진행하는 리얼리티 쇼 '식품 혁명(Food Revolution)'에 참여하려다 번복했다. 리얼리티쇼에서 요구하는 촬영이나 내용을 사전에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자 촬영 준비에 들어갔던 제이미 올리버와 제작사측은 반발하고 나왔다.

제작사측은 "LAUSD는 급식 메뉴가 엉망이기 때문"이라고 공격했다. 제이미 올리버 쇼를 즐겨봤던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과연 학교에서 주는 아침과 점심을 내 자녀가 먹어도 안전한 걸까"라며 의심의 눈길을 보내기 시작했다. 이에 LAUSD는 학교 급식을 만들어 산하 700개 학교에 보급하고 있는 '뉴먼 뉴트리션 센터(Newman Nutrition Center)'를 전격 공개했다. LAUSD의 메뉴 테스트 과정부터 학생들에게 보낼 아침과 점심 준비 현장을 찾아가봤다.

◇학생들이 선정한 메뉴 공급

"비프 토르티야가 너무 맛있어요. 더 먹고 싶어요."



"야채는 안 먹으면 안되나요?"

지난 13일 이스트 LA에 있는 뉴먼 뉴트리션 센터 2층에 교실처럼 꾸며놓은 한 방안. 카슨 초등학교 2학년 학생 50명이 각자 앞에 놓인 메뉴를 맛있게 먹고 있다. 이들은 교육구가 2012-13학년도에 공급될 메뉴를 선정하기 전 맛을 평가받기 위해 초대한 학생들이다. 이들이 이날 시식한 메뉴는 멕시칼리 옥수수와 보리로 만든 토르티야로 싸먹는 비프 소프트 타코에 살사, 초록색과 노란색 파프리카와 양파 등이 들어있는 야채볶음 1/2컵, 과일 1/2컵, 8온스 우유다.

메뉴 테스트 과정을 총괄하고 있는 마크 발다 주방장은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 내년 학기부터 초등학교 점심 시간에 보급될 메뉴로 선정됐다"고 알렸다.

LAUSD는 4년 전부터 매주 학교를 무작위로 선정해 메뉴를 테스트시키고 있다. 선정된 학교는 학년별로 매일 2개 반씩,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총 10개 반 학생 250여명을 이곳에 보내 메뉴를 테스트하게 한다. 그러다 보니 메뉴 시식회에 참여하는 학생 수만도 연평균 3만 명에 달한다.

발다 주방장은 "다양한 인종이 거주하는 만큼 학생들의 입맛도 달라지고 있다"며 "때문에 타코나 테리야키, 오렌지치킨 등 다문화 메뉴를 많이 개발하려고 하지만 예산부족으로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LAUSD가 각 메뉴에 사용하는 예산은 77센트. 이 돈으로 하루 한끼, 학생들이 섭취해야 할 영양분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식단 개발에 공을 들인다. 또 설탕이나 소금 함류량을 낮춰야 하고 트랜스지방도 사용이 금지돼 있어 튀김 음식 대신 굽는 메뉴로 바꾸는 등 요리 과정도 세심히 신경쓰고 있다.

연방정부의 규정에 따라 각 메뉴에는 반드시 '신선한' 야채와 과일, 우유가 포함돼야 한다. 우유의 경우 처음에는 흰 우유만 공급했지만 학생들의 기호를 맞추기 위해 지금은 초코우유와 딸기우유, 두유에 락토스우유 등 다양화시켰다. 빵 종류 역시 흰 빵 외에도 보리나 잡곡빵을 포함시켰으며, 쌀 메뉴도 현미밥으로 교체했다.

지난 해 학생들의 시식회를 통해 최종 선발된 내년 학기 식단을 보니 저지방 피자, 칠면조 고기로 만든 핫도그, 정곡 시리얼, 현미밥, 두부버거 등이 포함됐다. 특히 아시안 인종 학생들을 위해 치킨 탄도리, 아시안 팟 타이, 캘리포니아 스시 롤, 테리야키 비프와 브로클리가 있는 현미 덮밥도 등장할 예정이다.

◇매일 65만 명에게 아침과 점심 배달

LAUSD는 미 전국에서 2번째로 큰 아침과 점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뉴먼뉴트리션센터에서 만드는 아침과 점심은 자체적으로 급식을 만들 주방시설이 없는 학교에 배달된다. 교육구 산하 1200개 학교중 자체 주방시설이 없는 학교는 700곳. 때문에 뉴먼뉴트리션센터가 이들 학교들에 공급하는 급식 분량은 일일 평균 65만 명분, 연평균 122만 명 분에 달한다.

어마어마한 양의 급식을 생산하는 직원들은 100여명이다. 2년 전까지만 해도 300명까지 달했지만 예산 축소로 인한 감원과 자동 기계 설비 설치로 대폭 줄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생산 과정을 수동으로 처리했지만 기계가 처리하지 못하는 음식을 수동으로 용기에 담거나, 잘못된 포장을 고르는 업무로 단순화됐다.

가장 큰 문제는 배달이다. 담당하는 학교가 많다보니 따뜻한 음식을 제때 배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교육구는 전자오븐으로 급식을 데워 공급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점심 시간에 맞춰 배달하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 뉴먼뉴트리션센터의 데니스 바렛 디렉터는 "산하 백여 대의 트럭이 매일 오전 2차례씩 각 학교에 급식을 나르고 있다"며 "배달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매일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바렛 디렉터는 이어 "궁극적으로 각 학교가 주방시설을 설치해 자체적으로 급식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며 "학교의 시설을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급식비는 일인당 평균 1.75달러다. 학생들은 카페테리아에서 현금을 지불하고 사먹는 대신 일정 금액이 입금된 현금 카드를 학교에서 구입해 이를 통해 아침 또는 점심을 사먹고 있다. 저소득층 학생이 전체 재학생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학교는 연방 보조 프로그램을 통해 무료로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장연화 기자 yhchang@koreadaily.com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