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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꿈꾸던 조기유학생 "GED(미국 검정고시)로 희망 찾았죠"

고교 자퇴생 김 양 스토리

한국서 우등생 미국 온뒤 성적 추락
말 안통하고 학교 적응 어려워 중퇴
검정고시 알게돼 미래 교사 꿈 준비


김서정(20.가명)양이 웃음을 되찾은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중학교 2학년 때 패서디나 지역으로 유학온 김양은 최근까지 악몽의 연속이었다.

김양은 갑작스런 부모님의 결정으로 인해 미국에 오게 됐다. 영어를 배우려면 더 늦기 전에 조금이라도 일찍 미국에 가는 게 낫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한국에서는 학급에서 1등 2등을 다툴 정도로 공부도 곧 잘했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갑자기 바뀐 환경은 사춘기를 보내던 김양에게 압박으로 다가왔다.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고 과학 수업에 들어갔는데 영어를 도저히 알아들을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자꾸 눈치만 보게 되고 점점 의기소침해지는 거에요. 수업에 들어가기 싫어서 화장실에서 혼자 앉아 있던 적도 많았어요."

김양은 유학생활에 대한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다. 성적도 갈수록 내려갔다. 영어가 많이 필요없는 수학시간이 그나마 위안이 됐다. 그러면서 영어보충수업(ESL)에서 만난 한인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수업을 빼먹는 경우도 늘어만 갔다.

"한인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은 장단점이 있죠. 어떤 것이 유학생활에 적응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중요한 것은 그때 이런 고민을 털어놓고 얘기할 기회나 멘토가 없었다는 거에요"

물론 학교에는 상담전문 교사가 있었다. 하지만 영어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학업 상담이나 그 외 고민을 털어놓는 게 쉽지 않았다. 미국으로 함께 온 엄마도 선생님과의 대화가 원활하지 못하다 보니 김양은 점점 고립되어 갔다. 학기 때마다 조기 유학생 친구들이 한국으로 돌아가거나 학교를 그만두는 심정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저도 상담 선생님을 찾아간 적이 있었죠. 그런데 깊은 얘기를 못하니까 선생님이 다른 한인 학생을 불러서 통역을 시켜요. 그러면 학생들 사이에서 문제가 있는 것처럼 소문이 나니까 저로서는 답답한 상황이었어요. 부모님은 한국 교육 시스템으로 생각하고 공부에만 집중하라고 하니 대화도 단절되기 시작했죠"

우등생이던 김양에게 기대 이하의 성적은 견디기 힘든 현실이었다. 유학에 대한 목적이나 학업에 대한 열정도 잃어갔다. 심지어 아스피린 과다 복용을 통해 수차례 자살도 시도했다. 결국 12학년 때 학교를 그만두게 됐다.

그 과정에서 LA지역 비영리 단체인 햇빛재단(대표 김영일)을 통해 미국에도 검정고시(General Education Development.GED) 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요즘 김양은 햇빛재단에서 GED 준비도 하고 틈틈이 파트타임 일도 하면서 희망을 찾아가고 있다. 김양은 이미 영어 쓰기와 읽기 수학 시험은 통과했다. 이제는 남은 과목(과학.사회)만을 준비중이다.

"내년까지 GED를 끝내고 대학에 진학하면 아동 교육학을 전공할 계획이에요. 그래서 아이들을 다방면으로 도울 수 있는 따뜻한 선생님이 되고 싶은 게 제 꿈이에요. 이제는 저도 진짜 웃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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