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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때 숨진 앤드루 김 아버지 김평겸씨 "하늘나라에서 아들도 기뻐할 것"

"주범 사살 소식에 만감 교차…폭력 악순환 끊는 계기 되길"

1일 밤 11시께. 김평겸(사진)씨는 다른 가족으로부터 “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됐다는 뉴스가 나왔는데 TV를 보라”는 얘기를 듣고 숨이 막히는 걸 느꼈다. 10년을 기다린 순간이었다.

30여분 후 “빈 라덴을 사살했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공식 발표를 보면서 그는 “만감이 교차했다”고 2일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말했다.

9·11 참사로 세계무역센터(WTC)에서 근무하던 막내 아들 앤드루(당시 26세)씨를 잃은 지 10년. 테러 주범으로 지목된 빈 라덴의 사살 소식을 접하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빈 라덴이 있을 것이라고 했던 아프가니스탄이 아니라 파키스탄에서 사살됐다니 허무했어요. 10년이나 지나서야 빈 라덴을 제거했다는 데는 답답하다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는 하지만 “아들을 비롯해 희생자들의 영이 하늘에서 기뻐할 것”이라며 “안도감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 유족이 전화를 해 와 “속이 후련하다”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씨는 폭력이 폭력을 낳는 악순환의 고리는 끊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빈 라덴이 이슬람을 모두 대표하지 못한다. 극단적인 행동주의자들은 이제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아들이 숨진 후 9·11 한인희생자 유족회 대표를 맡았으며, 2003년 앤드루 김 재단을 만들어 장학금을 기부해 오고 있다. 기금은 아들이 남긴 재산과 보상금 등으로 마련했다.

이날 김씨와 함께 TV를 시청하던 아내 이화옥씨는 끝내 오바마 대통령의 발표 장면을 보지 못하고 흐느끼며 방으로 들어갔다. 김씨는 “문화와 종교 충돌로 생긴 일 때문에 무고한 희생자들이 나왔다. 상처는 완전히 치유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서로 화해하고 공존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9.11 참사로 희생된 한인은 모두 18명. 앤드루 김씨와 같은 1.5와 2세들이 대부분이었다.

강이종행 기자 kyjh69@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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