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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1인칭 시대와 사생활의 종말

[LA중앙일보] 발행 2011/05/16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11/05/15 18:19

안유희/ 특집부장

시대의 대세로 자리잡은 1인층 즐거움 포기 못하면 사생활 노출 받아들여야
1인칭의 시대다. '나는~'으로 시작되는 1인칭 글은 블로그에서 시작해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거치며 세력을 키우고 있다.

개인의 생각과 느낌을 거침없이 토로할 수 있는 1인칭 글이 활짝 핀 것은 물론 온라인 세계다. 온라인은 모두가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매체를 가질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1인칭이 득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오프라인 세계를 대표하는 매체인 신문과 방송에서 '나는~'은 금기어에 해당한다. 이 곳은 3인칭의 세계다. 그 중에서 유일한 1인칭의 세계인 칼럼도 '나는~' 대신 '기자는~' '필자는~'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정통파에 속한다. 주관보다 객관 느낌보다 사실이 중요한 공공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런 공공의 영역에도 1인칭은 몰려들고 있다. 특히 칼럼에서 그렇다. '나는~'으로 시작하는 기자 칼럼은 이젠 드문 일이 아니다. 온라인 1인 매체의 영향이다. 1인칭의 힘인 고백과 솔직함 감성 친근감은 뿌리치기 어려운 매력일 것이다. 내용으로 들어가면 1인칭 물결은 더욱 거세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과 느낌 생각도 거침없이 털어놓는다. 예전 같으면 상상할 수 없던 은밀하고 도발적인 것이 오히려 더 인기를 끌기도 한다.

글만 1인칭이 아니다. 스마트폰도 1인칭이다.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알려주는 앱은 현재 내가 있는 위치를 파악해야 가능하다. 음식점 정보를 알려주는 것도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어디 있는지 알기 때문이다.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수집해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 출신 컴퓨터 프로그래머 알래스데어 앨런과 피트 워든이 애플 제품에서 비밀 파일을 발견했다고 밝혔고 이를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하면서 전세계적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두 사람의 주장에 따르면 이 파일엔 사용자의 최근 10개월간 이동장소의 경도와 위도를 초 단위로 저장했다. 더구나 이를 암호화하지 않았다. 곧 이어 구글도 안드로이드폰과 PC를 통해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수집했음이 밝혀졌다.

애플 아이폰 설명서에는 위치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주기적으로 애플에 전송하고 저장한다는 내용이 고지돼 있다. 문제는 위치정보 전송보다는 저장에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축적된 정보는 서버에 익명으로 남아 유출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더구나 단말기 내 위치정보 저장은 현재로선 위법도 아니다. 연방의회는 이와 관련해 청문회를 열고 새로운 사생활 정보 보호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생활에 대한 기준은 이미 그 어느 때보다 낮아진 것 같다.

대학이나 기업이 응시자들의 페이스북을 확인하는 것은 이젠 고전에 속한다. 페이스북에 올린 개인의 글이나 사진을 입학이나 입사 결정에 반영하는 것은 사생활 침해일까 아닐까? 사생활 침해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조심하지 않은 개인의 잘못으로 돌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누구도 강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스스로 노출한 사생활은 보호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1인칭의 즐거움과 사생활 노출은 동전의 양면처럼 굴러간다. 1인칭으로 관심을 끌기 위해 사생활을 노출하는 것은 이미 적극적인 마케팅 단계까지 왔다. 연예인들의 사생활 노출은 TV프로그램의 단골 메뉴가 됐다. 신정아의 자서전은 이런 흐름이 출판까지 밀려왔음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사생활 보호를 위해 1인칭의 즐거움을 포기할 수 있을까? 1인칭의 쾌락은 이미 시대의 대세가 된 듯하다. 그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다면 사생활을 내놓아야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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