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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라운지] 샴페인 좌파

"프랑스 사회당의 강력한 대통령 후보로 꼽혀온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뉴욕에서 성폭행 혐의로 체포됐다."

샴페인 좌파라는 말은 19세기 러시아 철학자 알렉산드르 게르첸이 "우리가 따뜻한 응접실에서 샴페인 잔을 부딪치며 사회주의에 관한 잡담을 할 때 바깥에 선 추위와 배고픔에 죽어가고 있다"고 한 데서 유래됐다.

프랑스에선 호화 생활을 즐기는 진보주의자들을 비꼬는 말로 철갑상어 알을 먹는다는 '캐비어 좌파' 또는 '구찌좌파' '살롱좌파'라는 말도 쓰인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리무진 리버럴'이라는 말이 같은 의미다.

부르주아와 보헤미안을 합친 '보보스(bobos)라는 말도 비슷하다. 최고급 일류 식당을 드나들면서도 체 게바라 같은 사회주의 혁명가를 좋아하는 것에 모순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이다. 생각 따로 행동 따로인 일종의 변종 좌파들이라고나 할까.



생각은 좌파이면서 강남부자 못지않은 생활을 하는 요즘 한국의 '강남좌파' 역시 이와 비슷하겠다.

현실정치에서 좌파의 가장 큰 장점으로 청렴과 도덕성을 흔히 든다. 하지만 이는 남보다 더 잘 먹고 더 잘 살아보겠다는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는 것이어서 끝까지 지켜가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는 않다.

이번에 민망하게 체포된 스트로스 칸 총재 역시 공직자로서 도를 넘은 호화생활과 부적절한 품행으로 여러차례 구설에 올라 '샴페인 좌파'라는 비아냥이 늘 따랐던 인물이다.

이념 따로 처신 따로의 이중성이 아무리 인간 본성이라지만 이런 모순이 전혀 불편하지 않은 사람도 얼마든지 지도자 행세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비극이자 비애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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