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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프리즘] 시장논리로만 한인사회 보지 말라

[LA중앙일보] 발행 2011/06/06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11/06/05 20:15

김동필/경제부장

한국기업에 애정 보내지만 돌아오는 것 적어 때론 실망 좀 더 많은 관심 가져주기를
미국 시장에 '메이드 인 코리아'의 이미지를 가장 강렬하게 심어준 것 중의 하나가 현대자동차의 엑셀이다. 80년대 중반 미국 수출을 시작한 엑셀은 첫 해에만 판매량 16만대라는 돌풍을 일으켰다. 비록 4400달러대라는 저렴한 가격이 가장 큰 경쟁력이 됐지만 '엑셀 신화'라는 말을 만들어 낼 정도였다.

엑셀의 성공은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몇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부수적인 효과도 가져왔다. 당연히 한인들에게도 큰 자랑거리였다. '한국에서 만든 차를 미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찼다. 애국하는 심정으로 엑셀을 구입했다'며 당시를 떠올리는 올드 타이머들도 많다.

이렇게 시작된 한국차의 미국시장 진출은 이제 '시장 점유율 10%시대'를 열었다. 혼다와 닛산을 제치고 세계 자동차 시장을 호령하던 도요타와도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일 정도로 성장했다. 마이너에서 메이저 플레이어가 된 것이다.

'메이드 인 코리아' 위력은 자동차 뿐만이 아니다. 이미 휴대폰 시장에서는 삼성과 LG가 압도적인 격차로 시장 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고 TV 등 가전제품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베스트바이 타겟 코스트코 등 유명 대형 체인점의 가전제품 코너 맨 앞자리는 한국 제품들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이런 품목은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 시행되면 한국 상품의 미국 시장 진출은 더욱 활발해 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한국 기업들의 비약적 성장은 1세들에게는 반가움을 1.5세와 2세들에게는 자긍심을 심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 낯익은 한국 기업들의 로고가 보이고 TV 프라임 타임에 방송되는 한국 제품 광고를 보고 있노라면 괜히 뭉클해진다는 한인들도 많다. 요즘은 자녀가 한국 기업 취업에 관심을 가지면 "잘 생각했다"고 격려하는 부모들까지 있다.

그런데 미주 한인들의 이같은 애정이 일방통행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쏟는 애정에 비해 돌아오는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돌아오는 것'이란 다름 아닌 한인 사회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관심과 지원이다.

한인사회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시선은 여전히 무덤덤하다. 아직은 어느 기업도 한인사회를 위해 그럴듯한 프로젝트를 내놓은 곳이 없다. 가끔 한국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이런 뜻을 전하면 흔히 돌아오는 대답이 '한인시장 규모'다. 한마디로 기업 입장에서는 시장 규모에 맞는 대우를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제논리로만 따지자면 틀리지는 않는 얘기다. 센서스에 나타난 한인 인구는 미국 전체의 0.5% 정도. 최대한 늘려 잡아도 1% 미만이다. 따라서 전체 구매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들의 판단이다. 1% 규모의 시장에 10%의 투자를 하는 것은 투자 대비 수익을 우선 생각해야 하는 기업의 생리상 용납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전체 시장규모와 비교하면 규모는 작지만 한인사회는 결코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쉽게 배신하지 않을 핵심 시장이다. 또 신상품의 본격적인 미국시장 진출에 앞서 성공 가능성 여부를 타진할 수 있는 테스트 마켓으로도 충분한 활용가치가 있다.

'한국의 OO기업이 한인사회의 커뮤니티센터 지원에 앞장서기로 했다'는 즐거운 뉴스를 접할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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