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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 뉴스] IT시대에 위력 발하는 CT

김석하/사회부장

사람은 보통 27살 무렵까지 들었던 노래를 평생 흥얼거린다. 35살 즈음에 대히트를 한 노래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아는 노래지 '내 노래'가 되지는 못한다.

노래에는 뚜렷한 세대차가 존재한다. 노래는 단순히 멜로디와 가사가 아닌 그 시대와 개인의 처지.생각.감성이 실려있다.

다시 말해 개인의 총체적 문화가 좋아하는 노래에 담겨 있다. 세대별로 애창곡이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마이크를 잡고 27살 이전에 자주 접했던 노래를 부르면 듣는 사람은 (그가) 노래를 잘한다고 생각한다. 제 감정이 살아 있고 그 진정성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한류로 대표되는 'K-팝(한국 대중가요)'이 대륙을 넘나들고 있다. 일본과 아시아 국가의 경계에서 이젠 미주대륙(북미.중남미)과 유럽으로까지 흘러 넘치고 있다. 지난주 프랑스 파리에서는 K-팝에 젊은이들이 열광했다. 공연장 사진을 보면 마치 2002년 월드컵 응원 때의 재연이다.

문화적 자존심이 센 파리가 한국 문화에 휩쓸릴 줄은 누구도 생각못했다. 파리 기자회견장에서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SM) 회장은 한류의 성공을 '문화기술(Culture Technology.CT)' 이론으로 설명했다.

"IT가 지배하던 90년대 이후엔 CT 시대가 올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을 꺼낸 이 회장은 "CT는 IT보다 더 정교하고 복잡한 기술로 IT 기술은 3개월 정도면 습득할 수 있지만 CT는 배우기가 쉽잖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연습생을 뽑아 수년을 훈련시켜 '보석'으로 만드는 과정이 CT며 음악.댄스.뮤직비디오.메이크업 등의 노하우가 여기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노래하는 흉내를 내는 인형'을 만든다는 비난도 많지만 어쨌든 그의 신념은 빛을 발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90년대 한국 최고의 히트상품을 '서태지와 아이들'을 꼽은 적이 있다.(2위는 한글과 컴퓨터 3위는 박카스였다.) 이유는 상품 개발 생산 마케팅 영업 등이 어우러져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종합예술이라는 것이다. 사실 서태지는 노래뿐만 아니라 의상.액세서리 등 패션과 스타일 신비함 심지어 말투까지 '팔았다'.

K-팝에 열광한 파리의 젊은이들이 한국가요를 평생 흥얼거릴 것은 자명하다. 게다가 좋아하는 가수의 스타일을 따라하고 그들이 잘 먹는 음식을 먹어보려 할 것이다. 가사를 번역해서 뜻을 알아야 하고 한국 발음을 열심히 흉내내야 한다. 우리가 팝송에 심취했던 시절같이.

답답하다 보면 한국어 학원에 수강할 수 있고 내친 김에 한국 대학에 지원할 수도 있다. 한국 문화 자체에 대해서 호기심을 갖는 세계의 청소년이 느는 것이다.

노래의 어원은 '놀다'라는 동사의 어간 '놀'에 명사화된 접미사 '애'가 붙어서 '놀애' 즉 노래가 된 것이다. 노래는 논다는 가정하에 존재하는 셈이다. '노는 것이 좋고 놀아야만 하는'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한국이 만든 '노는 판'은 일단 성공했다. 마이클 잭슨의 프로듀서 출신인 테디 라일리는 K-팝 대해 "단순한 음악장르가 아닌 일종의 현상이자 '무브먼트'다"고 말한다. LA에서도 그 움직임은 이미 출렁거리고 있다.

음식이든 상품이든 그 속에 깃든 문화를 팔면 파급효과는 광범위하고 지속적이다. 비즈니스 업자나 해외 한인사회 나아가 한국정부가 깊게 생각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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